서 론
최근 신규간호사의 높은 조기 이직률에 의한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저하가 사회적인 관심사로 부상하면서[1], 간호교육현장 내외적으로 간호대학생의 취업 전 체계적인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career planning and development program, CPDP) 개발에 대한 요구가 높다[2-4]. 간호대학생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임상현장에서의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전문직 간호사로서의 역할 기대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진로탄력성(career resilience)으로 정의할 수 있다[5]. 이러한 진로탄력성은 입학시점부터 교육과정의 한 요소로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습득되어져야 한다[2]. 간호대학생의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은 향후 전문직 임상간호사의 자질 중 하나인 진로탄력성을 강화시키는데 필수적인 요소로서 자신의 목표 설정뿐만 아니라 강점, 흥미, 가치를 평가하는 지속적인 자기주도 학습활동 과정이다[2]. 그러나 최근 학습 성과기반 교육과정의 운영을 의무화하고 있는 간호교육 현실 속에서 진로탄력성 향상을 위한 정규 교육 과목으로서의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은 매우 부족한 상태이다[4,5]. 게다가 현행 대학에서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은 자율 선택적 활동으로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아 자기 주도성이 부족한 학생들의 경우 참여율이 낮고 대부분 일회성 행사로 그치거나[3], 졸업 직전에 치중되어 첫 직장 선택을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주로 취업지원센터나 학생생활연구소 등에서 주로 담당하고 있어 간호대학생을 위한 맞춤형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으로서는 한계가 있다[3,6]. 이에 간호학생들이 졸업하기 훨씬 이전부터 그들 경력 전 단계에 대한 총괄적인 설계를 하는데 필요한 기술, 확신 및 가치관을 발달시키기 위한 정규 교육과정내의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4,5]. 지금까지 보고된 간호대학생의 진로 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에는 진로탐색 프로그램[7], 진로능력강화프로그램[8], 진로교육 프로그램[6], 진로코칭프로그램[9] 및 진로개발프로그램[3] 등이 있다. 특히, 간호대학생 및 간호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진로교육 요구도 연구결과 진로로드맵 설정, 간호현장에서의 스트레스관리, 진로와 관련된 멘토와 네트워크 확립, 진로목표와 관련된 정보 찾기 및 간호의 이해 순으로 우선순위가 높게 나타났다[4].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흔히 사용되는 용어인 탄력성은 개인의 삶속에서 직면하는 역경에 적응해 나가는 정신적인 능력을 의미하며 학습 또는 개발 가능하다고 여겨진다[10]. 특히 진로탄력성은 간호사가 급변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직무 환경 속에서 높은 직무 만족도와 전문직에 대한 헌신으로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한 심리적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2]. 진로탄력성이 높은 간호대학생은 강의실과 임상실습환경에서의 스트레스와 역경을 성공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자신의 방어기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거나[11], 진로성취 경험에 필요한 기술과 태도를 효율적으로 습득할 가능성이 높다[2]. 더 나아가 재학기간 중 진로탄력성을 향상시킨 간호대학생은 졸업 후 신규 간호사로서 새로운 임상환경에서 직면하는 부정적이고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사건이나 역경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할 뿐만 아니라 다른 상황들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유추된다[12].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간호대학생들의 정규교육과정 내에 진로탄력성 향상을 학습목표로 하는 진로설계 교과목을 편성해야 할 것이다[13]. Waddell et al. [2]은 간호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2학년부터 4학년까지 매학기별 3시간의 워크숍(workshop)을 통해 진로설계 연습, 자가-사정, 진로 목표, 진로 계획, 마케팅 전략 및 자원 활용 등을 포함하는 진로설계개발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진로탄력성과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이 유의하게 향상되었음을 보고하였다.
진로탄력성의 주요 관련 요인 중 하나인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은 개인이 진로결정과 관련된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 혹은 진로 선택과정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확신감 정도를 의미한다[5,14]. 따라서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이 높은 간호대학생 일수록 진로 탐색의 의도가 높고 그 결과 올바른 진로를 결정을 내린 후 그것을 잘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15]. Seo and Jeong [9]은 4학년 간호학생을 대상으로 2주간 5일, 총 10회기의 진로코칭프로그램으로 1단계 자기이해와 탐색, 2단계 취업환경 탐색(목표 기관탐색, 목표설정 및 점검), 3단계 준비행동(입사서류 작성, 1분 공개 스피치, 이미지 메이킹 등), 4단계 실전훈련(인사담당자 모의면접, 간호부서, 질의응답 및 종결)을 진행한 결과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이 유의하게 향상된 것으로 보고하였다. 또한 Kim [8]도 3학년 졸업반 간호학생에게 총 2일 간의 진로능력강화프로그램으로 1단계 취업전문교육기관이 주관하는 1일 총 8시간의 특강 및 실습, 2단계 취업기관 실무자 실전 면접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대상자들의 사후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이 유의하게 향상되었다고 유사한 결과를 보고하였다.
진로탄력성의 또 다른 주요 관련 요인인 진로결정 수준이란 대학졸업 후 일과 관련된 자신의 진로에 대한 결정과 그에 대한 확신 정도를 의미한다[5,16]. 선행연구에 의하면 대학생이 자신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진로를 탐색하는 시기는 1-2학년이며, 다른 학년에 비해 특히 2학년 때에 진로를 탐색하고 결정하는 데 있어 어려움과 장벽을 높은 수준으로 지각하게 되고 그 결과 진로결정수준이 가장 낮다고 보고된다[17]. 따라서 재학기간 저학년부터 체계적인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진로설계를 준비한 대학생은 향후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합리적인 진로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18]. 그러나 간호대학생은 졸업 후 진로가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진학과 동시에 간호사라는 진로가 이미 결정되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이해와 진로탐색 활동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고, 진로결정 수준에 대한 평가가 미흡한 상태에서 진로를 선택하는 경우가 흔하다[19]. 더 나아가 간호대학생들은 흔히 전문직 경력의 긴 여정을 성공적으로 순항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확신이 부족한 상태에서 직업인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게 된다. 간호대학생의 진로결정 수준 관련 요인에 대한 선행연구[20-22]에 의하면 셀프리더십, 자기효능감, 진로결정 자기효능감, 전공만족도, 임상수행능력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적성에 맞춰 전공을 선택하고 전공 재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현재의 전공을 선택하며, 졸업 후 희망진로가 병원취업일수록 높은 반면, 성적에 맞춰 전공을 선택한 경우일수록 낮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Moon and Kim [7]은 3년제 대학 간호학과 1학년을 대상으로 총 6주간(6회/90분씩)의 자기탐색 및 자기이해, 진로이해 및 탐색, 진로의사결정 및 진로준비행동 등의 주제를 포함하는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진로결정 수준에서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지 못했으며 학년별로 차별화된 진로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상에서 간호대학생의 진로결정 수준과 진로결정 자기효능감 수준이 높을수록 재학 중은 물론 취업을 앞둔 졸업시점이나 대학 졸업 후 신규 간호사로서 낯선 임상 근무 환경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스트레스 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적응해 나갈 수 있는 능력, 즉 진로탄력성 수준이 높을 것으로 유추된다[5]. 그러나 국내에서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정규 간호학 교육과정(학점 부여 교과목)의 일환으로 개발된 학생의 자기주도적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은 매우 제한적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간호대학생의 자기주도적 진로설계 및 개발을 위한 학생진로개발프로그램(individual career plan program, ICPP)을 재학기간 4년 동안 적용하여, ICPP가 간호대학생의 진로결정 수준, 진로결정 자기효능감 및 진로탄력성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함으로써 주요 간호전문직 역량 중 진로탄력성 함양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연구의 목적은 4년간의 ICPP 적용이 간호대학생의 진로결정 자기효능감, 진로결정 수준 및 진로탄력성에 미치는 효과를 규명하기 위함이며, 구체적인 목적은 다음과 같다.
• ICPP가 간호대학생의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에 미치는 효과를 파악한다.
• ICPP가 간호대학생의 진로결정 수준에 미치는 효과를 파악한다.
• ICPP가 간호대학생의 진로탄력성에 미치는 효과를 파악한다.
연구방법
연구설계
본 연구는 간호학과 교육과정 4년 동안 ICPP를 간호학생에게 적용한 후 졸업시점 대상자의 진로결정 자기효능감, 진로결정 수준 및 진로탄력성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비동등성 대조군 사후설계 유사 실험 연구이다.
실험/대조 비교 연구에서 실험적 요소를 제외하고 연구에 영향을 미칠 요소의 통제가 중요하며 두 군 간 처치 전 이러한 외적 요소에 대하여 동질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조사용이성으로 인해 사전에 실험/대조군 간의 교육효과 외적인 요소에 대하여 조사하지 못 하였고, 대신 교육이 끝나는 시점에서 외적인 요소로 평가할 수 있는 항목들을 조사하여 사전 동질성검정을 대신하였다.
연구 대상자
연구대상은 2013학년도 3월 신입생을 대상으로 2017년 2월에 간호학사 학위과정 졸업생을 배출한 대구광역시 영남이공대학교와 부산광역시 동명대학교 간호학과를 임의 표출하였다. 연구자가 직접 연구의 목적과 취지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한 다음, 영남이공대학교 졸업생은 실험군, 동명대학교 졸업생은 대조군으로 배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4학년 대상자들의 졸업학기 교양필수 교과목의 학점이수를 위한 ICPP 운영 특성상 무작위 임의표출에 어려움이 있어 전수조사(실험군 총 202명, 대조군 총77명) 하였다. 이 중 대상자 특성에 따른 외생변수의 영향을 배제하고자 휴복학생 실험군 16명과 대조군 7명을 제외하였으며(실험군 186명, 대조군 70명), 설문지 문항 중 2개 이상 누락이 되었거나 불성실하게 작성한 응답자 실험군 17명과 대조군 2명을 제외하고 최종 분석 대상자는 실험군 169명(83.7%)과 대조군 68명(88%)인 총 237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는 통계적 검정력 분석을 위한 프로그램인 G*Power 3.1.9.4를 이용하여 양측 독립 t-검정에 필요한 중간효과크기 0.5, 유의수준 5% 이하에서 검정력 80%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군당 64명이 필요하여 최소 표본크기인 총 128명을 충족하였다.
연구 도구
진로탄력성
진로탄력성은 Kim [26]이 개발한 전문대학생 진로탄력성 도구로 측정예정이다. 총 30문항의 Likert 5점 척도(1점: 전혀 그렇지 않다-5점: 매우 그렇다)로서 5개의 하위영역으로 자기신뢰, 성취열망, 진로자립, 변화대처, 관계 활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6개의 문항(5, 8, 17, 20, 23, 29문항)을 역산하여 나온 총 점수가 높을수록 진로탄력성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도구개발 당시의 신뢰도는 0.93이었으며, 본 연구에도 0.93이었다.
학생진로설계프로그램
실험군의 ICPP는 연구자가 소속된 대학의 학사운영팀과 취업지원팀에서 공동 개발한 학생이력관리시스템으로 학생 개인이 재학기간 4년 동안의 ICPP 수행성과를 전산시스템 환경 하에서 증빙자료와 함께 신청하면 지도교수가 경력으로 인증 및 승인하는 통합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이다. 매년 학과단위로 신입생의 ICPP 탬플릿을 구성하여 입학 시점부터 개별 학생의 기본적인 자질과 역량을 분석하고, 학생진로관리 책임교수의 밀착지도하에 구체적인 진로목표를 설정한 후, 졸업시점까지 목표달성을 위한 다양한 역량개발 과정들을 체계적으로 수립해 학생이 자기주도적으로 자신의 진로와 직업능력을 개발 및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통합역량개발 프로그램이다. 학년별 지도교수 총 2인은 간호학박사 학위자로 진로지도 및 코칭 전문가 과정을 이수하였으며, 매학기별 2회 이상의 멘토링을 통해 개별 학생이 졸업을 위한 ICPP 경력인증점수 60점 이상(졸업학기 교양필수 교과목 ‘대학생활설계2’의 Pass 학점을 위한 최소 점수)을 취득하도록 지도하였다. 실험군의 ICPP 탬플릿은 간호학생의 한국간호교육평가원의 프로그램 학습성과 성취를 위한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4개 영역별 진로개발 활동은 다음과 같다. 교내외 비교과 활동 영역으로 교내외 경진대회 참가 및 수상, 동아리 활동, 대학 및 학과 주최 인성, 취업, 전공직무 관련 특강 참여, 글로벌 현장학습을 포함한 문화연수 등의 International Program 참가, 학술활동 참여, 학과대표활동, 학과활동 참여 및 도우미 활동, 간호사 국가시험 모의고사, 인·적성 및 진로심리 검사 수행 등에 참여하였다. 직무관련 자격증 취득 영역에는 보건관련자격증과 컴퓨터관련자격증 취득 및 학과에서 운영하는 NCLEX-RN 준비과정 수료 활동 등이 포함된다. 외국어 역량 영역에는 국제공인영어시험(TOEIC) 성적 취득 등이 포함되었다. 사회봉사활동 영역에서는 학교 지역사회봉사센터 주관 장애인체육대회, 노인건강증진대회에서의 자원봉사활동 등을 포함한 VMS (Volunteer Management System) 봉사시간 실적이 승인되었다. 본 연구에서 ICPP 탬플릿을 통해 달성하고자했던 진로개발의 목표는 자기탐색과 이해, 환경 탐색과 셀프 리더십, 진로결정과 진로계획 및 실전 훈련, 진로 경로의 이해와 탐색, 진로준비 행동, 외국 취업준비 및 자원 활용 등이다(Table 1).
대조군의 일반적인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자율 선택적으로 참여하도록 되어있으며, 그 실적에 따라 학점을 부여하는 통합 경력관리 전산시스템으로는 구축되어 있지 않다. 간호학생들의 진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학교 측 취업지원 및 학생상담 전담부서와 학과주도 하에 4개 영역의 비교과 프로그램을 다음과 같이 운영하였다. 인성·봉사 영역으로 인성관련 프로그램, 헌혈 및 봉사활동, 상담프로그램, 인·적성 검사 등을 운영하였다. 창의융복합 영역으로 직무관련 전공자격증 강좌 및 대학인재상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포함되었다. 자기계발 영역으로 취업특강, 학습법 특강, 취업캠프, 진로 및 취업상담, 독서캠프 및 튜터링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었다. 글로벌 영역으로 해외어학연수, 글로벌 프론티어, 화상영어 및 공인외국어 강좌 등에 참여하였다.
자료수집
본 연구는 대상자의 졸업학기인 2016년 11월 23-30일까지 무기명 자기 기입식으로 조사하였다. 연구 참여 대상자의 윤리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자료를 수집하기 전에 연구 대상 대학의 간호대학으로부터 본 연구계획에 대한 사전 승인을 받았다. 자료 수집을 위한 설문지에 연구목적과 내용에 대한 설명서와 참여 동의서를 첨부하여 대상자가 자발적으로 연구에 참여하고, 원하는 경우 언제든지 거절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반복 설명한 후에 서면 동의서를 받았다. 대상자가 개인 정보 노출을 꺼리는 문항에 대해서는 응답 하지 않아도 되며, 그로 인한 어떠한 불이익도 없을 것임을 설명하였다. 응답 자료는 연구 목적으로만 사용되며 대상자의 익명성과 비밀 보장을 지킨다는 내용을 동의서 내용에 포함시키고 설명하였다. 수집된 설문지는 전산코딩 후 파쇄기를 이용하여 폐기하였다.
연구 결과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대상자는 간호학과 졸업예정자인 4학년으로 실험군 169명과 대조군 68명이었다. 두 군의 평균 연령은 실험군 22.6세와 대조군 22.7세이었고, 성별은 여학생이 각각 96.4%와 94.1%로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종교가 없는 학생이 실험군에서 58.0%와 대조군에서 60.3%로 나타났다. 전공만족도는 실험군에서 만족이 49.7%, 대조군에서 보통이 50.0%로 가장 높게 차지하였다. 학과성적은 중위권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실험군 60.0%, 대조군 63.2%로 가장 많았다. 졸업시점 두 군은 일반적 특성 모든 변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able 2).
본 실험군의 졸업시점 누적 ICPP 경력 승인 횟수는 총 186회이었고, 최종 경력점수는 평균 73.2±16.5점(최소 60점, 최대 165점)으로 교양필수 진로교과목인 ‘대학생활설계2’ 학점이수(Pass)를 위한 최소 인증기준인 60점 이상을 전원 충족하였다. 매 학년 말 ICPP 경력 승인 횟수와 점수를 분석한 결과 1학년 총 140회에 평균 21.4점, 2학년 총 155회에 평균 22.4점, 3학년 총 159회에 평균 21.1점, 그리고 4학년 총 136회에 평균 28.0점으로 나타났다(Table 3).
ICPP가 진로결정 자기효능감, 진로결정 수준 및 진로탄력성에 미치는 효과
ICPP에 참여한 실험군의 진로결정 자기효능감 점수는 3.80±0.41점이었고, 대조군은 3.58±0.46으로 두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t=3.14, p = 0.001)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험군의 진로결정 수준 점수는 2.89±0.46점이었고, 대조군은 2.49±0.67점으로 유의한 차이(t = 4.51, p < 0.001)가 나타났다. 아울러 실험군의 진로탄력성 점수는 3.80±0.39점이었고, 대조군은 3.61±0.46점으로 유의한 차이(t=3.14, p = 0.002)로 나타났다(Table 4).
고 찰
본 연구에서는 재학기간 4년 동안 지도교수-학생의 멘토링 체제하에 입학부터 졸업학기까지 4개 영역의 진로설계 및 개발 활동을 간호학과 학습성과 목표 특성에 맞게 ICPP 탬플릿으로 구성한 후, 전산시스템 환경 하에서 경력점수를 인증승인하며, 최소기준 60점 성취 시 졸업학기 진로교과목의 Pass 학점을 부여하는 통합적 학생 자기주도의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또한 ICPP가 졸업시점 간호대학생의 진로결정 자기효능감, 진로결정 수준 및 진로탄력성에 미치는 효과를 검증하여 향후 취업 및 진로설계의 질 향상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실험군 전원이 졸업학기 진로교과목 Pass 학점 이수를 위한 ICPP 경력점수 최소 60점 이상을 성취하였다. 학년별 ICPP 경력점수의 분포에서는 4학년(평균 28.8점)이 최고 높았으며, 그 다음이 2학년(22.4 점)이었고, 3학년(20.9점)과 1학년(20.9점)은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학생활 전반에 익숙해지고 임상실습 나가기 전 시간적으로 좀 더 여유가 있는 2학년말과 취업을 앞둔 4학년에는 자연스럽게 진로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게 된 결과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1학년의 교내외 경진대회 참여 실적이 전무한 것은 신입생으로서 대학생활 전반에 적응하느라 상대적으로 이 항목에 비중을 두지 않은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유추된다. 이에 향후 1학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시기부터 이 항목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성적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간호사 국가시험 모의고사 응시는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지필고사 운영 특성상 불가피하게 4학년에만 적용되었는데, 향후 컴퓨터 기반(computer based test, CBT) 모의고사를 실시한다면 진로 준비행동의 효과를 전 학년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유추한다. 또한 학과에서 운영하는 미국 간호사 국가시험(the national council licensure examination for registered nurses, NCLEX-RN) 준비 과정은 3학년과 4학년에 각각 극소수의 학생들만이 수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의 진로활동이 무상으로 참여하는 것인데 비해 비교적 높은 수준의 수강료를 본인이 부담해야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유추되며, 향후 수강료 지원을 위한 예산확보를 고려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ICPP를 완수한 실험군의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은 3.80점으로 대조군 3.58점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는 Lim [27]이 일반대학교 재학생 및 졸업 유예자를 대상으로 3개월 동안 취업 강의, 취업 지도, 취업활동 프로젝트 영역 내 총 8가지 세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에서 유의한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한 것과 유사한 결과이다. 또한 4학년 간호학생을 대상으로 2주간 5일, 총 10회기의 진로코칭프로그램을 적용한 연구[9]에서 실험군의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이 2.76점에서 3.40점으로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향상된 것과도 유사한 결과라 하겠다. 또한 3학년 졸업반 간호학생에게 총 2일간의 진로능력강화프로그램을 2단계(1단계: 8시간 취업캠프 전문 강사 특강, 2단계: 취업기관 간호부서장 면담)로 적용한 선행연구[10]에서 대상자의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이 사전 3.44점에서 사후 3.65점으로 유의하게 향상된 결과와도 동일한 맥락이다. 특히 본 실험군의 진로결정 자기효능감 수준은 상기 선행연구 결과보다 높은 경향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 실험군의 졸업학기인 4학년 2학기에 교양필수 진로교과목(대학생활설계2)을 개설하여 ICPP 최종 경력점수가 최소 60점 이상인 경우에 Pass 점수를 부여한 결과, 전 학년 중 4학년이 가장 높은 경력점수를 보인 것, 그리고 ICPP 탬플릿 세부 항목 중 타 학교와 마찬가지로 진로특강(n =78)에 가장 많이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봉사(n = 64), 공인외국어성적 취득(n =59), 인·적성검사 실시(n =57) 및 교내외 경진대회 참여(n =57) 등 다양한 진로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한 결과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즉, 상기 선행연구[9,10]에서 졸업학기에 편중된 일회성의 단기 진로지도 프로그램이었던 것에 비해, 본 연구에서는 간호학생들이 4학년 전 학기에 걸쳐 지도교수와의 멘토링 체제 하에 개인별 진로목표에 따라 자기주도적으로 학과, 취업지원센터 및 학생상담센터 등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인성, 취업, 전공직무 관련 특강에 참석하거나 인·적성 검사 등을 수행하고, 공인외국어 성적을 취득하며, 사회봉사활동에 참여하고, 교내외 경진대회에 참여한 실적을 ICPP 전산시스템 환경에서 지도하고 관리한 것이 자기이해와 자기관리, 자기평가를 통한 진로결정 자기효능감 향상에 크게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사료된다.
ICPP 종료 후 실험군의 진로결정 수준은 2.89점으로 대조군 2.49점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는 실험군의 4학년 전체 학기에 높은 경력점수를 보였던 사회봉사, 진로특강 참여, 인·적성검사 실시 등 대조군과 유사한 진로활동 실적뿐만 아니라, 공인외국어성적 취득에 따른 장학금 수여나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에서만 진행되었던 미국간호사 국가시험 준비 프로그램 및 간호사국가시험 모의고사 실시가 대상자의 진로결정 수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유추된다. Moon and Kim [7]은 3년제 대학 간호학과 1학년을 대상으로 6주간의 진로탐색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실험군의 진로결정 수준(하위영역 진로미결정 항목의 역산 점수)이 사전 2.34점에서 사후 2.40점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본 연구 설계상 두 처치군의 저학년 시기의 진로결정 수준에 대한 사전 측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지만, 대상자가 상대적으로 고학년인 본 연구의 결과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며 상이한 결과라 하겠다. 따라서 본 연구의 자기탐색 및 자기이해, 진로이해 및 탐색, 합리적 의사결정, 진로의사결정, 진로준비행동 등의 다양한 진로 주제를 포함하는 ICPP 경력 점수 관리체계가 간호대학생의 진로결정 수준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향후 입학시점부터 학기 경과에 따라 측정하는 종단적 연구가 필요하다 하겠다.
ICPP 경력점수 60점을 완수한 실험군의 진로탄력성은 3.80점으로 대조군 3.61점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현재 국내 간호학생의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에 관한 선행연구에서 진로탄력성에 대한 연구가 아직 미비하기에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운 상황이다. Waddell et al. [2]은 간호학사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2학년 1학기 부터 3시간의 오리엔테이션 워크숍과 함께 매학기별 3시간 소요의 워크숍을 통해 진로설계 연습, 자가-사정, 진로 목표, 진로 계획, 마케팅 전략 및 자원 활용 등을 포함하는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실험군의 진로탄력성과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이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향상되었음을 보고하였다. 상기 선행연구의 결과는, 비록 진로탄력성 측정 도구가 본 연구와 상이하고 사전 측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지만, 본 연구에서 재학 4년간 ICPP 인증점수 최소 60점 이상을 취득한 경우 4학년 2학기에 교양필수 진로교과목)에서 Pass 점수를 부여한 결과 자기신뢰, 성취열망, 진로확신, 변화대처 및 관계 활용의 주제를 포함한 진로탄력성과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이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향상된 것과 동일한 맥락으로 유추할 수 있겠다. 그러나 상기 선행연구의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은 재학기간 연속적으로 진행된 점에서는 본 연구와 일치되나 학과 교원 주도 하의 표준화된 프로그램이기에 본 연구의 학생 자기주도적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과 비교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동일 측정도구를 사용한 학생진로설계프로그램 학생 주도적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의 효과를 처치 전후로 분석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하겠다.
이상의 고찰을 통해 본 연구의 ICPP는 간호학생의 재학기간 자기이해와 자기관리, 자기평가 등을 통해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자기탐색 및 자기이해, 진로이해 및 탐색, 합리적 의사결정, 진로의사결정, 진로준비행동을 통해 진로결정 수준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자기신뢰, 성취열망, 진로 자립, 변화 대처 및 관계 활용을 통한 진로탄력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유추된다. 그러나 간호학생의 학년 경과와 함께 ICPP의 세부 누적 인증점수에 따라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의 효과가 상이할 것이기에 이를 종단적으로 비교분석하는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결 론
본 연구는 간호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재학기간 4년간 제공되는 학생 주도적진로개발프로그램이 간호학생의 진로결정 자기효능감, 진로결정 수준 및 진로탄력성에 미치는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유사실험연구이다. 프로그램 적용 후 졸업시점 실험군의 진로결정 자기효능감, 진로결정 수준 및 진로탄력성은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따라서 ICPP는 입학시점부터 졸업시점까지 간호학생으로 하여금 첫째, 자기이해와 자기관리, 자기평가를 통해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을 향상시키고 둘째, 자기탐색 및 자기이해, 진로이해 및 탐색, 합리적 의사결정, 진로의사결정, 진로준비 행동을 통해 진로결정 수준을 향상시키며 셋째, 자기신뢰, 성취열망, 진로 자립, 변화 대처 및 관계 활용을 통한 진로탄력성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진로지도 방안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는 비동등성 대조군 사후설계 하에 특히 선행연구에서 연구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제시된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과 성숙 효과 등이 사전 통제하거나 동질성검정으로 동질하다는 것을 먼저 제시하지 못했고, 실험효과의 정확한 검정을 위해서는 이들을 사전에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나 결과변수의 사전 동질성을 확인하지 못하였기에 본 연구 제한점으로 제시하며 결과해석에 유의하여야 한다. 또한 일부 간호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였기에 연구 결과를 간호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일반화하는데 제한이 있다. 향후 학기별 균형 있는 진로설계 및 개발을 위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시기부터 ICPP 세부항목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 CBT 간호사국가시험 모의고사 실시, NCLEXRN 준비 과정 수강생 등록을 위한 예산지원 등을 보완한 후속연구를 제안한다. 아울러 학년별 학습성과 성취도가 상이하므로 간호학과 특성에 맞는 다양하고 체계적인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의 개발과 그 효과를 종단적으로 분석하는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하겠다. 더 나아가 취업 후 경력시기별 진로설계 및 개발 프로그램의 유지효과를 규명하는 후속연구도 필요하다고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