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정신장애는 전 세계적으로 건강 관련 부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1]. 특히 우울장애는 개인적, 경제적, 사회적 부담을 초래하는 주요 문제로 인식되고 있으며[2], 2030년에는 가장 높은 질병 부담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3]. 이러한 정신건강의 문제는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 영향을 미치며, 낮은 삶의 만족도로 이어지는 만큼 고위험군의 특성을 고려하여 삶의 질을 보다 높일 수 있는 방안과 조기 치료율을 높일 수 있는 사회적 관심과 근거 기반의 정신건강 정책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2021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정신건강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 (만 18세 이상 79세 이하) 4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적이 있지만, 우울장애로 전문가 상담을 받은 비율은 28.2%에 그쳤다. 우리나라의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은 7.2%로 미국 43.1%, 캐나다 46.5%, 일본 2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4]. 또한, 2014-2018년 5개년 동안 정신 및 행동장애 F00-F89 상병으로 의료기관을 처음 방문한 환자 중 F32 (우울에피소드)가 2위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으며, 이러한 정신 및 행동장애를 주상병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첫 진료 이후 1-2년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은 환자는 180,000명으로 26.1%에 불과하였다[5]. 이는 정신 및 행동장애 질환들로 고통받고 있는 성인들이 증가하고 있으나, 지속적인 치료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우울증은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경우 예후가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6], 실제로는 치료율이 낮아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5-7]. 특히 우울장애로 진단 받은 사람 중 전문가 상담 의료서비스를 받지 않은 이유로 ‘내가 치료 받은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면 어떻게 생각하게 될지 걱정된다’, ‘어디에 가서 누구를 만나서 상담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 ‘치료비 걱정’ 등의 이유로 전문가 상담 의료서비스를 받지 않았다[8]. 이는 우울증으로 인한 사회적 차별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를 공개하거나 정신상담 의료서비스를 받지 않는 경향이 높음을 나타낸다. 특히 우울증은 신체적‧정신적 건강의 위협에도 영향을 주고, 심지어 자살사고와 자살시도까지 나타나게 되며, 이는 삶의 질까지 저하시키게 된다[6-8]. 실제로 평생 동안 자살시도를 한 사람 중에서 우울장애의 비율이 52.0%로 보고되고 있다[8].
선행연구에 의하면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삶의 질은 주관적 건강상태, 평소 스트레스 인지정도, 체중변화, 중증도 신체활동 등으로 나타났다[9-12]. 특정 연령과 관련된 노인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연구들에 의하면, 만성질환이 1개 이하인 경우보다 만성질환의 개수가 많을수록 우울과의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13].
우울증 환자의 정신상담 치료 참여 여부를 예측하는 요인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연령, 성별, 거주지역, 교육정도, 혼인상태, 기초생활수급자, 자살생각과 자살시도 여부, 주관적 스트레스 수준과 유의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14].
이처럼 우울증과 관련된 연구로 의료, 복지 및 사회, 교육분야 등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삶의 질과의 관계를 보고해 왔다. 그러나 대부분 기존 연구들은 조사대상이 노인에 한정되어 있거나, 특정 만성질환이나 비만에 한정하여 관련성을 규명하고 있다는 제한점이 있다.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커짐에도 불구하고, 낮은 치료율은 낮은 삶의 질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신건강 관리 및 정신건강 문제 예방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8]. 그러므로 근거 기반의 정신건강 정책 및 서비스 제공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가 단위의 전국 규모의 대표성과 신뢰성이 있는 2019년,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원시자료를 이용하였다. 많은 연구가 고령사회가 진행됨에 따라 노인을 특정 연구대상으로 실시하였으나, 본 연구는 일반 국민으로 구성된 인구집단인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우울증 환자의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삶의 질을 파악하고, 우울증상 경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여 정신건강을 위한 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구체적인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성인 우울증상 경험자의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일반적 특성을 파악한다.
둘째, 성인 우울증상 경험자의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건강행태 특성을 파악한다.
셋째, 성인 우울증상 경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한다.
연구 방법
연구자료 및 연구대상
본 연구는 질병관리청에서 제공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제8기 중 1차 및 3차 연도(2019년, 2021년) 자료의 원시자료를 이용하여 우울증상을 경험한 성인의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2차 자료 분석연구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표본조사로 해당 자료를 이용할 경우, 주어진 가중치에 따라 연구결과를 도출하는 복합표본 설계 내용을 반영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특히, 기수간 통합자료를 활용할 경우, 통합기간 내 연도별 가중치와 통합비율을 곱하여 통합가중치를 사용하여야 한다[15]. 본 연구에서 건강 관련 삶의 질 지수는 Health-related Quality of Life with 8 Items (HINT-8)를 사용하였으며, 이는 2019년 신규 도입되어 2년 주기로 조사되는 항목임에 따라 제8기 2차 연도(2020년) 자료를 제외한 1차 및 3차 연도(2019년, 2021년) 자료를 이용하였다. 분석에는 자료 이용 권고 지침에 따라 연도별 가중치에 1/2을 곱하여 산출된 통합가중치를 적용하였다.
본 연구는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고, 우울증상 경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하여 최종 연구대상자는 2019년, 2021년 총 2개 연도에 걸쳐 수집된 15,200명 중 19세 이상이면서 우울증 진단을 받지 않았고, 우울감 증상 미경험자 9,652명과 본 연구에서 사용한 문항에 결측치가 있는 1,299명을 제외한 1,607명을 최종 분석에 사용하였다(Figure 1).
연구도구
종속변수
종속변수인 삶의 질은 활동제한 및 삶의 질 조사항목에 있는 건강 관련 삶의 질 지수 HINT-8을 사용하였다. HINT-8은 우리나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개발된 도구로서 4개의 신체적, 사회적, 정신적, 긍정적 건강영역에 기반한 8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체적 건강영역은 계단 오르기, 통증, 기운으로, 사회적 건강영역은 일하기, 정신적 건강영역은 우울, 기억, 수면, 긍정적 건강영역은 행복으로 구성된다. 문항별로 HINT-8으로 표현할 때 8개 항목의 각 항목 수준에 따라 HINT-8 지수값이 산출되며 11111111이 가장 좋은 건강 상태를 의미하고, 44444444의 경우 가장 나쁜 상태로 표현된다. 이러한 HINT-8 지수의 산출식(Table 1)에 따라 값은 0.132-1의 범위를 가지며, 1에 가까울수록 삶의 질이 높음을 나타낸다[16].
Table 1.
HINT-8 index calculation formula
독립변수
첫째, 일반적 특성은 원시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성별, 연령, 개인 소득수준, 기초생활수급여부, 교육수준, 경제활동, 결혼상태로 선정하였다. 연령은 ‘19-44세’, ‘45-64세’, ‘65-74세’, ‘75세 이상’으로 분류하였고, 개인 소득수준은 제공 자료에 따라 ‘1분위’, ‘2분위’, ‘3분위’, ‘4분위’로 분류하였으며, 가구소득이 가장 낮은 계층이 소득 1분위, 가구소득이 가장 높은 계층은 소득 4분위이다. 기초생활수급여부는 원자료에서 분류한 ‘수급경험 있음’, ‘수급경험 없음’으로 분류하였다. 교육수준은 제공 자료에 따라 ‘초졸 이하’, ‘중졸 이하’, ‘고졸 이하’, ‘대졸 이상’으로 분류하였고, 경제활동은 ‘예’, ‘아니오’로, 결혼상태는 ‘미혼’, ‘유배우자’, ‘사별, 이혼’으로 분류하였다.
둘째, 건강 관련 요인 특성은 원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주관적 건강인지, 평소 스트레스 인지 정도, 흡연, 폭음빈도, 중강도 신체활동 여부, 걷기 시간, 만성질환 개수를 선정하였다. 주관적 건강인지는 ‘나쁨’, ‘보통’, ‘좋음’으로 분류하였고, 평소 스트레스 인지 정도는 ‘많이 느끼는 편이다’, ‘조금 느끼는 편이다’로 분류하였다. 폭음빈도는 “한 번의 술자리에서 소주와 양주 구분 없이 각각의 술잔으로 7잔 이상을 마시는 횟수는 어느 정도입니까?” 문항을 사용하여 ‘전혀 없음’, ‘월 1회’, ‘주 1회’로 구분하였고, 현재 흡연 유무는 현재 일반담배(궐련) 흡연 여부와 궐련형 전자담배 현재 사용 여부 문항을 사용하여 ‘유’, ‘무’로 분류하였다. 중강도 신체활동은 “평소 최소 10분 이상 계속 숨이 약간 차거나 심장이 약간 빠르게 뛰는 중강도의 스포츠, 운동 및 여가활동(예: 빠르게 걷기, 가볍게 뛰기(조깅), 웨이트 트레이닝(근력운동), 골프, 댄스스포츠, 필라테스 등)을 하십니까?” 문항에 구체적인 활동 일수와 활동 시간이 응답되어 있는 경우 중강도 여가활동을 하는 것으로 구분하였으며, 걷기 활동은 “최근 일주일 동안 적어도 10분 이상 걸을 때 하루 동안 걷는 시간은 보통 얼마나 됩니까?” 문항을 사용하여 ‘30분 미만’, ‘30분 이상’으로 구분하였다. 만성질환 개수는 한국의료패널 주요 만성질환 코드를 참고하여[20], 고혈압, 당뇨병, B형간염, C형간염, 간경변증, 골관절염 및 류마티성 관절염, 암, 갑상선 질환 등으로 구성하였으며, 만성질환 개수를 변수로 이용하였다.
분석방법
본 연구의 자료분석은 SPSS 27.0 (IBM Corp., Armonk, NY, USA) 프로그램을 사용하였으며, 활용한 분석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과 건강 관련 요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복합표본 빈도분석을 수행하였다. 성인 우울증상 경험자의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라 일반적 특성과 건강행태의 특성의 차이가 있는지 검증하기 위하여 복합표본 교차분석, t 검정을 이용하였다.
둘째, 성인 우울증상 경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복합표본의 다중회귀분석 방법인 일반선형모형을 실시하였다. 모든 통계 분석의 결과는 통계적 유의수준 p <0.05에서 해석하였다.
연구 결과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일반적 특성의 차이
일반적 특성에 따른 정신상담경험 유무의 차이에 대하여 분석한 결과, 연령, 교육수준, 결혼상태에서 정신상담경험군과 비경험군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p <0.05). 연령의 경우 19-44세인 성인 우울증상 경험자의 정신상담경험군이 24.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45-64세가 18.7%, 75세 이상 14.7%, 65-74세 11.0% 순으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의 경우, 중졸 이하에서 정신상담경험군이 26.2%로 가장 높았고, 고졸 이하, 대졸 이상, 초졸 이하의 순으로 나타났다. 결혼상태에서는 미혼인 성인의 우울증상 경험자 정신상담경험군이 28.1%로 가장 높았고, 유배우자 17.4%, 이혼, 사별은 12.8%로 나타나 차이가 있었다(Table 2).
Table 2.
Differences in mental health counseling according to general characteristics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건강 관련 특성의 차이
건강 관련 요인에 따른 정신상담경험 유무의 차이에 대해 분석한 결과, 평소 스트레스 인지 정도, 만성질환 개수에서 정신상담경험군과 비경험군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p <0.05). 평소 스트레스 인지 정도를 많이 느끼는 경우가 22.0%, 조금 느끼는 경우는 16.3%로 나타났고, 만성질환 개수의 경우 만성질환이 1개인 성인 우울증상 경험자의 정신상담경험군이 29.0%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3개 이상, 2개, 0개인 순으로 나타났다(Table 3).
Table 3.
Differences in mental health counseling according to health related characteristics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삶의 질 차이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삶의 질의 차이는 정신상담경험 없음이 0.74±0.004, 정신상담경험 있음이 0.71±0.009로 정신상담 비경험군의 삶의 질 평균 점수가 높았으며,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삶의 질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Table 4).
Table 4.
Differences in quality of life according to experience mental health counseling
우울증상 경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성인 우울증상 경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단변량 분석 결과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관련성이 있는 일반적 특성과 건강 관련요인변수를 사용하여 복합표본의 다중회귀분석 방법인 일반선형모형을 실시하였다. 우울증상 경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결혼상태, 주관적 건강인지, 평소 스트레스 인지 정도, 폭음빈도, 연령이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결혼상태는 이혼/사별 대비 유배우자의 경우가 삶의 질이 높았고(B=0.036, p =0.012), 주관적 건강 인식은 매우 좋다의 경우에 비해 매우 나쁘다, 나쁘다, 보통이다, 좋다 순으로 삶의 질이 낮았고(B=-0.205, p <0.001; B=-0.143, p <0.001; B=-0.075, p <0.001; B=-0.067, p <0.001), 평소 스트레스 인지 정도에서는 많이 느끼는 편이다에 비해 조금 느끼는 편이다에서 삶의 질이 높게 나타났다(B=0.055, p <0.001). 폭음빈도에서는 거의 매일 마시는 경우 대비 한 달에 1번이 전혀 마시지 않음의 경우, 전혀 마시지 않음, 1주일에 1번 순으로 삶의 질이 높게 나타났다(B=0.041, p =0.031; B=0.043, p =0.024; B=0.044, p =0.031). 연령이 감소할수록 삶의 질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B=-0.001, p =0.003), 전체 모형의 설명력은 42.1%로 나타났다(F=18.098, p <0.001) (Table 5).
Table 5.
Factors affecting the quality of life of people with depressive symptoms
고 찰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건강 관련 부담을 초래하는 질병으로 자살 등 위험성을 높여 삶의 질뿐만 아니라 사회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우울증상 경험자들의 고위험 특성을 고려하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사회적 관심과 근거 기반의 정신건강 정책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사료된다.
이에 본 연구는 2019, 2021년 2개 연도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통합하여 생성된 분석 데이터셋(dataset)을 활용하여, 만 19세 이상 성인 우울증상 경험자의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일반적 특성, 건강행태 특성과 우울증상 경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여, 향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근거 기반의 정신건강 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본 연구 결과, 성인 우울증상 경험자가 정신상담경험이 있는 경우의 삶의 질은 0.719점이었다.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삶의 질 정도를 파악하는 연구가 많지 않아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고혈압, 당뇨병, 우울증, 암 유병 집단 간의 삶의 질 비교의 타당도를 연구한 선행연구에 따라 본 연구와 선행연구의 HINT-8의 평균 비교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21]. 배우자 사별을 경험한 우울정도를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에서는 삶의 질이 0.79점[22],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0.78점[23],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0.69점[24]으로 본 연구 대상자들과 비슷한 점수를 보였다. 이는 우울증상 경험이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사료되며, 우울증상 경험에 따른 고위험 특성을 고려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울증상 경험자의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삶의 질을 분석한 결과, 정신상담 비경험군이 0.75점으로 경험군 0.72점에 비해 삶의 질이 0.03점 높게 나타났다. 이는 단면조사 연구의 한계점으로 우울증상 경험자들의 정신상담과 삶의 질에 대하여 추적 관찰한 종단연구가 아님에 따라 이들의 인과관계에 명확한 한계가 있어 나타나는 차이라고 여겨진다.
우울증상 경험자들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복합표본의 다중회귀분석 방법인 일반선형모형을 실시하였으며, 분석결과 결혼상태, 주관적 건강인지, 평소 스트레스 인지 정도, 폭음빈도, 연령이 삶의 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분석되었다.
결혼상태는 이혼/사별 대비 유배우자의 경우가 삶의 질이 높았고, 주관적 건강 인식은 매우 좋다의 경우에 비해 매우 나쁘다, 나쁘다에서 삶의 질이 낮게 나타났다. 폭음빈도에서는 거의 매일 마시는 경우에 비해 일주일에 한 번 마시는 경우가 삶의 질이 높게 나타났으며, 연령이 감소할수록 삶의 질이 낮게 나타났다.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에서도 연령, 스트레스, 체질량지수, 주관적 건강상태, 직업 등이 우울증 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나, 본 연구의 결과와 일치한다[25].
만성질환, 우울증 유병자의 신체활동 수준과 건강 관련 삶의 질에 대한 선행연구에서는 우울증이 정상 및 만성질환에 비해 건강 관련 삶의 질에서 문제 있음의 비율이 높다고 제시하였으며[11], 노인과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에서는 결혼상태, 스트레스가 우울증에 유의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26] 앞서 제시한 본 연구의 결과와 일치하였다. 주관적 건강인식이 좋을수록 삶의 질의 수준이 높아지는데 노년층에서 그 효과가 확실하게 나타났다고 보고하였으며[9], 중증도 여가활동에서는 남성 노인의 삶의 질에 유의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걷기 활동은 남성과 여성 모두 삶의 질에 긍정적인 연관성을 보인다고 제시하였다[12].
음주 폭음빈도에서 거의 매일 마시는 경우에 비해 일주일에 한 번 마시는 경우가 삶의 질이 더 높게 나타났는데, 가벼운 음주가 일시적 기분 환기와 즐거움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현상이라 여겨진다.
연령에 있어서는 연령이 감소할수록 사회적 활동을 하는 인구가 많아 우울증상으로 인해 직장 내에서의 고립과 차별에 대한 두려움으로 우울증상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경향이 높아 삶의 질까지 낮게 나타난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우울증상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과대평가하여 조기 치료 시기를 늦출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 청장년층을 위한 정신건강 프로그램 등의 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이 더 필요함을 시사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본 연구에서는 우울증상 경험자의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일반적 특성과 건강 관련 요인을 포함해 우울증상 경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2019년,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원시자료를 사용한 2차 자료 사용으로 인해 변수 설정의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종속변수를 설명할 수 있는 외부 변인이 반영되지 못하였다는 한계점이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우울증상 경험자들의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삶의 질의 관련성을 더 명확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둘째, 단면조사 연구로 특정 조사 시점에서 설문조사 기반으로 측정하였기 때문에 요인들 간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제시하기 어렵다는 점과 실제 정신상담 내역이나 진료기록이 아닌 자료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우울증상, 정신상담경험, 삶의 질과 같은 민감한 주제에 대해 실제보다 부정확하게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제한점을 보완할 수 있는 향후 종단적 연구 설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자료 활용에 대한 제한으로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전후에 따른 우울증 환자의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삶의 질을 파악하지는 못하였다는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 추후 연구에서는 COVID-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관계와 우울증 환자의 삶의 질, 정신상담경험 유무 등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성인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전국 규모의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활용하여 우울증상 경험자의 정신상담 유무에 따른 일반적 특성과 건강 관련 요인, 우울증상 경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았으며, 우울증상 경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근거기반 정신보건 정책에 활용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여겨진다.
결 론
본 연구는 2019년,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원시자료를 이용하여 우울증상 경험자의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일반적 특성과 건강행태 특성을 파악하고,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사회적 관심과 근거 기반의 정신건강 정책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자 시행하였다.
본 연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일반적 특성별 우울증상 경험자의 정신상담경험 유무에서는 연령, 교육수준, 결혼상태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둘째, 건강 관련 요인별 우울증상 경험자의 정신상담경험 유무에서는 평소 스트레스 인지 정도, 만성질환 개수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삶의 질의 차이는 정신상담경험 없음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셋째, 일반선형 회귀모형을 통해 얻은 우울증상 경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살펴본 결과 배우자가 있을수록, 주관적 건강인식이 좋을수록, 평소 스트레스를 조금 느끼는 편일수록, 음주의 폭음빈도가 일주일에 한 번일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삶의 질이 높게 나타났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정신상담경험 유무에 따른 삶의 질에 차이가 있어 우울증상 경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 중 고위험 집단을 파악하여 근거기반 정신보건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효과가 있으리라 여겨진다. 또한 우울증은 조기 치료가 중요함에 따라 치료 시기를 놓쳐 자살 등 심각한 문제가 초래되지 않도록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특히 본 연구에서 우울증상 경험자들의 연령이 감소할수록 삶의 질이 낮음에 따라 청장년층들이 온라인 및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정보를 쉽게 습득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디지털 헬스케어 정신건강 서비스를 고안하고 적용한다면, 시공간에 제약 없이 조기치료를 받을 수 있어 원활한 사회적 기능 수행과 삶의 질까지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