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정신건강은 사회적, 문화적으로 영향을 받는 건강 상태 중 하나로서 현대 사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야 할 중요한 요소이며[1,2], 정신건강이 저하될 경우 스트레스, 우울증, 자살생각과 같은 부정적 감정 및 정신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3,4]. 캐나다의 선행연구에 의하면,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를 겪으며 정신건강은 이전보다 악화되었고, 이에 따라 우울증과 자살생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5,6]. 한국에서 또한, COVID-19 시기의 사회적 고립과 같은 부정적 경험으로 인해 우울증, 자살 위험이 증가하였다[7]. 따라서, 정신건강, 더 나아가 우울증과 자살생각과 같은 정신질환의 개선을 위한 추가적 연구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우울증은 기분과 활력의 저하, 슬픔, 불면증 및 삶의 의욕 감소와 같이 정신적으로 광범위한 악영향을 미치는 질환임과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약 5%의 성인이 겪을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정신질환이다[8,9]. 또한 한국에서 진행된 우울증 진료현황 분석에 따르면[10], 2021년을 기준으로 약 93만 명의 우울증 환자가 보고되었으며, COVID-19 발생 전인 2017년과 비교하였을 때 약 3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우울증 환자의 증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에서 진행한 COVID-19와 정신건강에 대한 조사 결과와 유사하며[11], 한국의 우울증 환자 증가율은 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자살은 매년 전 세계에서 700,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요인으로, 대상의 죽음 이후에도 가족, 지역사회에 장기적인 영향을 끼친다[12]. 전 세계적으로 자살은 개선되어야 할 중요한 문제이지만, 그중에서도 한국에서의 자살은 전체 사망원인 중 5위일 정도로 빈번한 상황이며, OECD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자살률을 가지고 있다[13]. 또한, 자살의 시도 과정을 경험하는 대다수가 자살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자살생각은 자살의 전조 증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14]. 더 나아가, 자살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한 환자들 중 절반이 2일 이내에 자살로 사망했다는 선행연구를 고려할 때[15], 자살생각을 이해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와 더불어, 환자의 인식 및 이해도 개선이 필요하다.
위와 같이, 한국에서의 우울증과 자살생각은 많은 연구를 통해 개선되어야 할 문제로 인식되고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주요 요인으로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에 집중하였다.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은 정신질환 증상을 인식하는 능력, 정신질환의 위험요인 및 원인에 대한 지식, 정신질환의 적절한 치료법에 대한 정보, 정신건강 서비스에 접근하고 활용하는 능력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16].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낮은 경우,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사회적 고립을 초래하여 우울증과 자살생각이 야기될 수 있지만[17,18], 교육을 통해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강화될 경우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의 중증도를 개선할 수 있다[19]. 그러나 한국의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 수준을 조사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전반적으로 낮은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를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되었다[20]. 실제로 한국의 행정구역 중 하나인 충청남도민을 대상으로 시행된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에 대한 인식도 조사 결과[21], 충청남도민의 약 61%가 정신건강 지원서비스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에 대한 연구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이루어진 선행연구들을 통해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 연구의 필요성은 이미 입증되었다[19]. 또한 한국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전반적으로 낮다는 점[20], 그리고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 수준이 정실질환의 중증도, 인식도, 치료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과 정신질환에 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19,22]. 따라서, 본 연구는 전반적으로 낮은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을 가진 충청남도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정신건강 인식조사를 활용하여,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과 우울증과 자살생각 간의 연관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거주지역과 취업 여부에 따른 세부 분석을 하고자 하며, 이를 토대로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 수준에 따른 우울증 및 자살생각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 및 정책의 기초자료로서 제공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설정한 가설은 다음과 같다. (1)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낮은 집단이 높은 집단보다 우울증 및 자살생각과 강한 연관성이 있을 것이다. (2) 도시 집단과 근로 집단이 낮은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을 가질 경우, 높은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을 가진 집단에 비해 우울증과 자살생각에서 강한 연관성이 존재할 것이다.
연구 방법
분석자료 및 연구대상
본 연구자료는 충청남도 광역 정신건강 복지센터에서 진행된 2022년 충청남도민 정신건강 인식조사를 활용하였다. 충청남도 광역 정신건강 복지센터는 충천남도 16개 시∙군 ∙구에 거주하고 있는 만 20-69세 성인을 대상으로 충청남도민의 정신건강 실태 및 정신건강에 대한 이해 정도를 파악하여 향후 충청남도민의 정신건강 인식개선 및 지역사회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는 2022년 10월 말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의 기준성, 연령, 지역별 인구 구성비를 고려한 비례할당표집을 통하여 총 1,000명의 유효표본을 선정하고 2022년 11월 5일부터 20일까지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하여 웹기반 조사와 1:1 면접조사를 통하여 정보를 수집하였다. 전체 조사 응답자 1,000명 중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나 우울증, 자살생각 조사 항목에 응답하지 못한 응답자는 연구대상자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참여자 중 일반적 특성인 연령, 성별, 거주지역, 결혼여부, 교육수준, 취업여부, 월평균 가구소득, 정신건강센터 이용의향, 주관적 신체건강상태, 스트레스 여부에 대해 정보가 없는 대상을 제외한 836명을 최종 연구대상자로 선정하였다.
독립변수
본 연구에서 독립변수로 사용된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은 1997년 Jorm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으며, “정신질환에 대한 인지, 관리, 예방에 도움을 주는 지식과 믿음”으로 정의된다[23]. 본 연구에서는,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정신건강 인식 및 이해도로 이루어진 10가지 문항을 사용하였다. 정신건강 인식 및 이해도를 평가하기 위한 10가지 문항은 다음과 같다. 1번 문항 “과도한 음주를 하는 것도 질병에 해당한다”, 2번 문항 “우울증은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다”, 3번 문항 “자살은 상담이나 도움으로 예방 가능하다”, 4번 문항 “정신질환을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회복이 가능하다”, 5번 문항 “아동청소년기 정신질환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치료된다”, 6번 문항 “정신질환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병이다”, 7번 문항 “한 번 정신질환에 걸리면 항상 문제가 된다”, 8번 문항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위험한 편이다”, 9번 문항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과 직장동료로 같이 일할 수 있다”, 10번 문항 “우리 동네에 정신질환자가 거주하는 시설이 들어와도 괜찮다”. 각 문항은 0점(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4점(매우 그렇다)까지 4점 척도이며, 총점의 범위는 0점에서 40점까지로 점수가 높을수록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높음을 의미한다. 또한, 총점의 백분위 중 하위 25% (22점) 미만은 낮음으로, 백분위 25% (22점) 이상 75% (27점) 이하는 보통으로, 백분위 75% (27점) 초과는 높음으로 구분하였다.
종속변수
우울증 선별검사
한글판 우울증 선별도구(Patient Health Questionnaire-p, PHQ-9)는 주요우울장애의 진단을 위해 9가지 문항으로 이루어졌으며, 0점부터 3점까지 4점 척도로 구성되어 0-27점의 범위를 가진다[24]. 총점이 높을수록 우울증의 정도 심각도가 높아짐을 의미하며, 선행연구를 통해 우울증 평가 척도로서의 신뢰도와 타당도가 입증되었다[25]. 본 연구는 기존의 분류 기준에 따라 PHQ-9 점수를 우울증 없음(0≤PHQ-9≤4), 가벼운 우울(5≤PHQ-9≤9), 중간 정도의 우울(10≤PHQ-9≤19), 심한 우울(20≤PHQ-9≤27)으로 분류하였으며[24], 우울증 여부는 중간 정도의 우울을 기준으로 우울증 없음(PHQ-9≤9), 우울증 있음(PHQ-9≥10)으로 분류하였다.
통제변수
통제변수로는 연령, 성별, 거주지역, 결혼여부, 교육수준, 취업여부, 가구소득, 주관적 신체건강상태, 스트레스 여부로 미리 정의된 자료를 변수로 선정하였다. 연령은 “20-29세”, “30-49세”, “50-69세”로 분류하였고, 성별은 “남성”과 “여성”으로 분류하였다. 거주지역은 “도시 거주자(시·구 거주자)”와 “비도시 거주자(군 거주자)”로 구분하였으며, 결혼상태는 “기혼”, “미혼(별거/이혼/사별 포함)”으로 분류하였다. 교육수준은 “고졸 이하”와 “대졸 이상”으로 분류하였으며 근로활동 여부는 “비근로자”와 “근로자”로 분류하였다. 가구소득은 “낮음(200만 원 미만)”, “보통(200만 원 이상 500만 원 미만)”, “높음(500만 원 이상)”으로 분류하였으며, 주관적 건강상태는 “좋음”, “보통”, “나쁨”으로 분류하였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 여부는 지각된 스트레스 척도(Perceived Stress Scale, PSS)를 사용하여 14점 이상을 “있음”, 14점 이하를 “없음”으로 분류하였다.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는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과 우울증 및 자살생각 간의 연관성을 분석하기 위하여 연구대상자의 연령, 성별, 거주지역, 결혼여부, 교육수준, 취업여부, 가구소득, 정신건강센터 이용의향, 주관적 신체건강상태, 스트레스 여부에 대한 변수를 통제하였다. 독립변수에 따라 종속변수의 분포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카이제곱검정, t 검정, 분산분석을 수행하였다. 또한,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과 우울증 및 자살생각 간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로지스틱 회귀분석과 다중선형 회귀분석을 활용하였다. 더 나아가, 거주지역(도시 거주자, 비도시 거주자)과 근로활동 여부(근로자, 비근로자)에 따른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과 우울증 및 자살생각 간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로지스틱 회귀분석과 다중선형 회귀분석을 활용하여 층화 분석을 진행하였다. 수집된 자료의 정리와 통계분석은 SAS 9.4 (SAS Institute Inc., Cary, NC, USA) 프로그램을 사용하였으며, 5%의 유의수준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검정하였다.
연구 결과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Table 1은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과 우울증 및 자살생각 간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을 나타낸 결과이다. 전체 대상자 836명의 평균 PHQ-9 점수는 5.00점(standard deviation, SD=5.33)이었으며, 우울증 및 자살생각을 경험한 집단은 각각 16.9% (141명), 22.5% (188명)이었다.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높은 집단은 200명(23.9%)이었으며, 해당 집단의 평균 PHQ-9 점수는 5.05점(SD=4.88)이었다. 또한,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높은 집단의 우울증 및 자살생각 경험률은 3.5% (29명), 4.6% (38명)이었다.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낮은 집단은 170명(20.3%)이었으며, 해당 집단의 평균 PHQ-9 점수는 6.09점(SD=5.98)이었다. 우울증과 자살생각 경험률은 6.0% (50명), 6.7% (56명)이었다.
Table 1.
Sample characteristics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과 우울증, 자살생각의 연관성
Table 2는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과 우울증 및 자살생각 간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통제변수를 보정한 분석 결과이다. PHQ-9 점수의 경우,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낮은 그룹이 높은 그룹에 비해 PHQ-9 점수가 1.42점(B=1.42, p =0.003) 높았으며, 중년층과 고령층이 청년층에 비해 1.32점(B=1.32, p =0.007), 3.78점(B=3.78, p <0.001) 낮았다. 또한, 정신건강센터 이용의향이 있는 그룹이 없는 그룹에 비해 PHQ-9 점수가 1.48점(B=1.48, p <0.001) 높았다. 우울증과 자살생각의 경우,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낮은 그룹이 높은 그룹에 비해 우울증이 4.31배(odds ratio, OR=4.31, p <0.001) 높았으며, 자살생각률이 2.89배(OR=2.89, p =0.001) 높았다. 또한, 정신건강센터 이용의향이 있는 그룹이 없는 그룹에 비해 우울증 및 자살생각률이 2.79배(OR=2.79, p <0.001), 1.94배(OR=1.94, p =0.004) 높았다.
Table 2.
Association between mental health literacy and depression and suicidal ideation
거주지역과 근로활동 여부에 따른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과 우울증, 자살생각의 연관성
Table 3은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과 우울증 및 자살생각 간의 연관성을 거주지역과 근로활동 여부에 따라 층화 분석한 결과이다. 비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집단의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도시 거주 집단일 경우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낮은 그룹이 높은 그룹에 비해 PHQ-9 점수가 1.57점(B=1.57, p =0.004) 높았으며, 우울증이 4.58배(OR=4.58, p <0.001), 자살생각률이 3.18배(OR=3.18, p <0.001) 높았다. 또한, 비근로자인 경우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근로 집단의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낮은 경우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높은 그룹에 비해 PHQ-9 점수가 1.76점(B=1.76, p =0.001) 높았으며, 우울증이 5.34배(OR=5.34, p <0.001), 자살생각률이 3.24배(OR=3.24, p =0.001) 높았다.
Table 3.
Adjusted association between mental health literacy and depression and suicidal ideation by residency region and employment status
고 찰
본 연구는 만 20-69세 충청남도 거주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충청남도민 정신건강 인식조사를 이용하여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과 우울증 및 자살생각 간의 연관성을 분석하였다. 더 나아가, 거주지역과 취업여부에 따라 층화 분석을 진행하여,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 수준에 따른 우울증 및 자살생각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 및 정책의 기초자료로서 제공하고자 한다.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낮은 집단이 높은 집단에 비해, PHQ-9 점수, 우울증 자살생각률이 높았다. 또한, 거주지역과 근로활동 여부에 대해 층화 분석한 결과, 도시거주 집단과 근로 집단에서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과 정신질환 악화 간의 강한 연관성을 발견하였다.
Amone-P’ Olak [26]의 선행연구에 따르면,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의 저하는 우울증의 중증도 향상을 야기하였고, 지속적 치료에 대한 불안감, 치료에 대한 신뢰 부족 및 낙인과 같은 다양한 요소들로 인해 적절한 우울증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고하였다. 실제로, 중국에서 506명의 노인 집단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과 정신질환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선행연구 결과에 따르면[27], 낮은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 집단은 우울증에 대한 낮은 인식도와 이해력으로 인해 우울증상이 악화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원인을 파악하자면, 낮은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은 정신건강 인식과 교육의 부족,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정신질환에 해석 미흡, 그리고 정신질환에 대한 심각한 편견을 불러일으켜 정신건강서비스에 대한 이용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치료의 지연과 정신질환의 중증도가 향상된 것으로 조사되었다[18,28]. 또한,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낮은 집단이 가지는 정신질환에 대한 심각한 편견은 정신질환이 개인의 문제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며, 이로 인해 생성되는 사회적 거부와 두려움은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짐과 동시에, 이들이 겪게 되는 절망적인 감정으로 인해 자살생각률이 증가한다[17,18]. 정신건강서비스의 이용이 저조한 낮은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 집단의 사회적 고립은 더욱 주의해야 하는 문제인데[17], COVID-19는 사회적 고립과 함께 대중의 공황, 우울증, 그리고 감염, 질병 및 사망에 대한 스트레스를 일으켜 정신건강을 악화시키고, 자살생각을 증가시켰기 때문이다[29,30].
또한, 본 연구에서는 거주지역과 근로활동 여부에 따른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과 정신질환 간의 연관성에 추가적으로 집중하였는데,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진행된 선행연구에 따르면[31-33], 도시 거주 집단은 도시의 소음과 번잡함, 사회적 스트레스와 같은 요인으로 인해 불안 장애, 우울 장애,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 발생률이 높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낮은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으로 인해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편견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더 나아가, 도시 거주 집단의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낮을 경우,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의 증상들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편견으로 인해 본인의 상태와 증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4]. 또한, 정신질환에 대해 부정적 편견을 가진 집단은, 부정적 편견을 자신에게도 투영하여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느낌으로써 우울증이 유발되었다[35]. 그리고 부정적 편견으로 인해 증가된 우울증, 불안, 그리고 부정적 편견으로 인해 생기는 부정적 감정들은 자살생각률 증가와 강한 연관성이 있었다[36]. 특히, 비도시 지역에서 도시 지역으로 이동한 집단은 사회적 배척과 그로 인한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며 우울증, 불법 약물 사용, 나아가 자살생각과 자살 시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37]. 이에 따라, 비도시 지역에서 도시 지역으로 이동한 집단의 증가하는 정신질환 치료를 촉진하기 위한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 향상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이를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또한, 한국에서 근로 집단을 대상으로 진행된 Shin [38]의 선행연구에 따르면, 현대의 근로자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의 속도, 미래에 대한 불안, 집중력을 많이 요구하는 업무, 강한 업무 강도, 그리고 끊임없는 경쟁과 같은 요소들로 인해 큰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이러한 스트레스는 우울, 불안, 불면증과 같은 정신질환의 증가, 더 나아가 자살 시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렇듯 현대의 근로자들에게서 증가하는 정신질환은 근로자와 그들의 상사의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정신질환이 발생하기 이전에 예방될 수 있지만[39], 근로자들의 낮은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으로 인해 이러한 예방적 대처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40]. 더 나아가, 본 연구결과 근로 집단의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낮을 경우 우울증과 자살생각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정신질환 발병의 원인을 개인의 문제로 여기는 한국의 문화와 더불어[41,42], 미래에 대한 불안과 끊임없는 경쟁으로 인한 사회적 두려움과 거부에 따른 사회적 고립이 작용하고 있다고 사료된다[17,38]. 따라서, 낮은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을 가진 근로 집단과 정신질환 간의 연관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후속 연구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처럼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은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사회적 편견과 강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신질환 예방을 위해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 그러나 한국은 영국과 같은 서구 국가들에 비해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질환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사회적 인식과 분위기로 인해 전문가의 도움이나 치료를 받는 것에 다양한 장애 요인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41]. 앞서 언급한 한국 특유의 문제점과 달리, 이미 많은 국가에서는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을 향상시키고,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완화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과 같은 다양한 방안들을 도입해왔다[43]. 이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연구이자 프로그램은 호주에서 개발되고 시행된 MHFA이다[44]. MHFA는 일반인을 포함한 다양한 인구군을 대상으로 시행되었으며, 정신질환에 대한 지식을 증진시키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구할 수 있도록 정신건강과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효과를 발생시켰다[44]. 따라서, 한국 사회 전반에서 만연한 정신질환에 편견을 개선하여 정신질환을 예방하고,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MHFA와 같은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 교육 프로그램의 도입이 고려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과 강점을 가진다. 첫째, 본 연구의 대상자들은 온라인 설문을 기반하여 수집되었기 때문에 선택이 편향적일 수 있다는 위험이 존재한다. 둘째, 본 연구 분석에 이용된 연구자료는 응답자들의 개인적 견해가 포함되어 있다는 특성으로 인하여 주관적 편견이 존재한다. 따라서, 자기보고식 자료가 가지는 객관성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연구결과를 이해하여야 한다. 셋째, 연구대상자가 ‘충청남도’ 거주자이기 때문에, 한국 전체 인구로 일반화하여 해석하기는 어렵다. 넷째, 모든 연구에서 통용되는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 측정 도구가 명확하지 않기에, 10가지 정신건강 인식도 및 이해도 문항으로 이루어진 측정 도구를 사용하였다. 따라서, 다른 측정 도구에 의한 것과 다른 결과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 다섯째, 청소년들이 성인보다 정신질환에 더 민감하다는 연구가 있지만[45], 본 연구는 20세 성인만을 포함하고 있기에 앞으로 진행될 연구에서는 청소년들을 포함하여 진행한다면 더 좋은 연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강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가 아는 한 한국의 낮은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의 상황에 맞춰, 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에 대한 기초자료로 제공할 수 있는 최초의 연구로 사료된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신뢰성과 타당성이 확보된 측정 지표를 활용하여 우울과 자살생각에 대한 변수를 구성하였고, 이를 통해 연구 결과에 대한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셋째, 세부적인 층화 분석을 바탕으로,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으로 인한 취약계층을 발굴하고 해당 집단을 관리하기 위한 기초적인 근거를 마련하였다.
결 론
본 연구는 충청남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된 “2022년 충청남도민 정신건강 인식조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과 우울증 및 자살생각 간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하였다. 연구 결과,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낮은 집단은 높은 집단에 비해 PHQ-9 점수, 우울증 및 자살생각률이 더 높았으며, 특히 도시 거주 집단과 근로 집단에서 강한 연관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따라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개선하고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MHFA와 같은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된다면, 정신건강정보이해능력이 낮은 집단의 우울증과 자살생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