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정신건강 문제는 단순한 질병의 영역을 넘어 사회적 연대, 지역사회 회복력, 그리고 공공정책의 지속가능성과 밀접하게 연결된 다차원적 과제이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정신건강을 “개인이 삶의 스트레스에 대처하고, 자신의 능력을 실현하며, 잘 배우고, 잘 일하며,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게 하는 정신적 웰빙 상태”로 규정하며, 이는 사회 전체의 생산성과 통합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임을 강조하였다[1].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이후 WHO는 전 세계적으로 우울증과 불안장애의 유병률이 25% 이상 증가하였다고 발표하였다[2–4]. 국내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울감, 불안, 스트레스 인지율 등 주요 정신건강 지표가 증가하였으며, 그중에서도 청소년과 청년층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5–8].
경기도는 인구 약 1,419만 명으로 전국 인구의 26.9%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광역자치단체이며[9],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우울과 불안 등 정신건강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2022년 경기도 청소년의 우울감 경험률은 30.0%로 전국 17개 시·도 중 세 번째로 높았으며[7],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건수가 2022년 대비 2023년 75.9% 증가하였다[10]. 이는 경기도가 급격히 심화되는 정신건강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주며, 기존의 인력 중심 대응 체계만으로는 효과적 대응이 어려운 상황임을 시사한다.
한편,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기술의 발전은 정신건강 위기 대응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WHO는 디지털 기술이 개인화된 개입을 통해 정신적 보호층을 구축하거나 재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하였으며[11], 해외에서는 Woebot 등 AI 기반 정신건강 지원 서비스가 위기 대응과 심리 지원에 활용되고 있다[12].
국내에서도 AI 기반 정신건강 상담 시스템 설계 연구[13], AI와 심리 상담 융합 가능성 고찰[14] 등 관련 연구가 진행되었고, 서울시 서초구· 관악구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AI 기반 정신건강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15–18]. 그러나 이러한 개별 연구와 시범사업들은 주로 기술적 가능성이나 개별 사례 검증에 치중되어, 실제 서비스를 제공할 현장 전문가들의 인식과 수요를 체계적으로 반영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AI 기술의 현장 적용을 위해서는 기술적 가능성뿐만 아니라 현장의 실질적 요구와 우려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 방안 수립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현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정신건강 위기 현황과 AI 활용에 대한 인식 및 수요 등을 파악함으로써, 경기도 내 AI 기반 정신건강 서비스 도입 전략 수립에 실질적인 기초 자료로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 방법
연구대상
본 연구는 문헌고찰과 설문조사를 병행하여 진행되었으며, 설문은 경기도 정신건강복지센터의 기관별 현황과 정책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2025년 7월에 실시하였다. 경기도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시· 군 정신건강복지센터 32곳 중 21곳이 설문에 참여하여 65.6%의 응답률을 보였으며, 각 센터 정신건강 업무를 총괄하는 관리자 또는 해당 업무 실무 담당자가 해당 기관을 대표하여 응답하였다.
연구 결과
경기도 정신건강 위기 현황 및 AI 인식
경기도 내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가장 심각하다고 판단하는 정신건강 문제는 청년층의 고립 및 우울 문제(40.0%)이었으며, 아동 · 청소년 문제(27.5%), 중장년층 스트레스 및 불안(17.5%), 고령층 고립 및 인지저하(15.0%) 순이었다. 이는 경기도의 인구학적 특성상 청년층의 밀집도가 높고, 경쟁 환경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위기사례 접수 빈도는 주 5-10회 미만(33.3%)이 가장 많았으며, 일부 기관(23.8%)은 주 15회 이상의 위기사례를 접수하는 등 높은 수준의 수요가 확인되었다. 가장 많이 접수되는 문제 유형은 우울증 및 불안장애(34.2%)와 자살위험 문제(34.2%)였으며, 현재의 위기 대응 체계에 대해서는 응답 기관의 52.4%가 “다소 효과적”이라고 평가하였으나, 33.3%는 “다소 미흡하다”고 응답해 현 체계가 가진 한계를 명확히 지적하였다. 또한,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인력 부족(42.9%)이 차지하였다(Table 1).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according to mental health crisis status
AI 기반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인식 및 수요
AI 기술 유용성에 대해서는 응답 기관의 66.7%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하였으나, 실제 AI 서비스 경험은 28.6%에 그쳤다. 이는 AI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실제 활용 경험은 제한적임을 보여준다. 우선 도입이 필요한 AI 서비스로는 위기경보 시스템(34.4%), AI 챗봇 상담 시스템(25.0%), 정신건강 빅데이터 시각화 플랫폼(25.0%)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장에서 위기 상황의 조기 감지와 비대면 상담에 대한 수요가 높음을 보여준다. 필요 기능으로는 위기위험 감지(37.2%)이었으며, 사례자동기록(23.3%), 통계자동분석(20.9%) 순으로 나타났다. AI 기술 도입에 대한 주요 우려 요인으로는 개인정보 및 보안 문제(20.0%), AI 판단 오류에 대한 책임 소재 불분명(16.7%), 기술 오류에 따른 오작동(16.7%), 알고리즘의 윤리적 문제(16.7%), 예산 및 지속 가능성 문제(16.7%)가 동순위로 나타났다. 이는 AI가 생명과 직결되는 정신건강 영역에 개입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에 대한 현장의 깊은 고민을 반영한다. 또한, 응답 기관의 57.1%는 서비스 제공 대상자의 AI 서비스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시범사업 운영을 통한 직접 체험 제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단순한 홍보나 교육보다는 기술을 직접 경험하고 그 효용성을 체감하는 것이 신뢰 구축의 핵심임을 시사한다고 하겠다(Table 2).
Table 2.
Awareness and demand for AI-based mental health services
AI 활용 경험 유무에 따른 기관 인식 분석
AI 서비스 경험과 도입 필요성 인식
AI 서비스 경험 유무와 관계없이 66.7%의 응답 기관이 AI의 유용성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서비스 선호도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AI 서비스 경험자는 AI 챗봇(50%)을 가장 선호한 반면, 미경험자는 위기경보시스템(60%)을 선호하였다. 특히 미경험자 그룹에서 AI 챗봇 상담시스템에 대한 선호도가 13.3%에 그쳐 경험자와 큰 격차(36.7%)를 보였다(Table 3). 이는 AI 기술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이 대화형 AI 서비스에 대한 신뢰와 수용성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Table 3.
Analysis of institutional perceptions based on AI utilization experience
AI 서비스 경험과 도입 우려 요인 간의 관계
도입 우려 요인 분석에서는 두 그룹 간 전반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경험자와 비경험자 모두 개인정보 및 보안 문제를 최대 우려 사항으로 꼽았으며(각각 21.8%, 18.9%), 판단 오류의 책임소재 불명, 알고리즘의 윤리적 문제, 예산 및 지속가능성 문제 등에 대해서도 유사한 수준의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기술 오류에 따른 오작동에 대한 우려도에서는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났다. 경험자 그룹은 13.0%의 상대적으로 낮은 우려를 보인 반면, 비경험자 그룹은 18.9%의 높은 우려를 나타냈다(차이 5.9%) (smartphone 3). 이는 실제 AI 시스템을 사용해 본 기관들이 기술 자체의 안정성보다는 운영 과정에서의 법적· 윤리적 책임 문제에 더 관심을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미경험자들은 여전히 기술 자체의 신뢰성에 대한 기본적인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기사례 빈도에 따른 기관인식
위기 사례 빈도와 문제 유형 간의 연관성
교차분석 결과, 응답 집단 모두에서 인력 부족으로 인해 위기대응의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하였는데, 위기사례 발생이 주 10회 이상인 곳(33.3%)보다 10회 미만인 곳(50%)에서 인력 부족에 대한 어려움을 더 많이 겪고 있다고 응답하였고, 전문성 부족에 대한 응답에서도 주 10회 이상인 곳(0%)은 응답이 없었지만, 주 10회 미만인 곳(25%)은 전문성 부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Table 4). 이는 단순한 통계상의 상관관계가 아니라 업무 환경상 불가피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Table 4.
Analysis of institutional perceptions based on the frequency of crisis incidents
위기사례가 주 10회 이상 발생하는 기관은 본질적으로 자살위험 등 고위험군 사례에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런 기관들은 주로 응급상황, 자해·자살 충동, 정신병적 급성 악화와 같은 긴급 개입이 필요한 사건 처리를 반복적으로 경험하기 때문에 인력 배치 또한 ‘예방’ 보다는 ‘위기대응’에 집중될 수밖에 없으며, 상대적으로 인구 및 센터 규모가 크고 위기 대응 업무가 세분화, 전문화 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주 10회 미만으로 위기사례가 발생하는 기관은 응급상황 노출 빈도가 적기 때문에 일선 상담사들이 우울· 불안 등 정서장애 관리와 ‘예방’ 중심의 서비스 제공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는 반면, 인구 및 센터 규모가 작고 위기대응과 예방 업무를 동시에 수행할 가능성이 높아 ‘위기대응’ 전문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로 인해, 위기사례 빈도가 많은 기관은 고위험군 집중 개입에 치우치게 되고, 예방 및 정서관리 서비스(우울, 불안 등)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도시지역, 농촌지역, 도농 복합지역 등 다양한 지역 특성에 기반한 응급상황, 자해·자살 등 개입이 필요한 고위험군 비율의 차이에 따른 다양한 사례관리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지역 내 센터별 서비스 기능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AI 시스템 도입 시에도 기관별 업무 환경과 대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기능 설계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위기사례 빈도에 따른 AI 서비스 필요 요구 차이
주 10회 이상 위기사례가 발생하는 기관의 경우 AI 챗봇 상담시스템(46.1%), 위기경보 시스템(23.1%) 순으로 도입이 필요한 서비스라고 응답하였으나, 주 10회 미만의 사례가 발생하는 기관에서는 위기경보시스템(42.1%), 빅데이터시각화 플랫폼(31.6%)의 순이라고 응답하였으며 AI 챗봇 상담시스템 도입은 5.3%에 그쳤다(Table 4). 이는 각 기관마다 위기 사례의 발생 종류 및 위험도가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현행 대응체계 효과성 인식
분석 결과(Table 5)에 따르면, 현재의 정신건강 위기 대응 체계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따라 현장 전문가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고, 어떤 정책을 가장 시급하게 여기는지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다.
Table 5.
Institutional perception of the effectiveness of the current crisis response system
응답 기관 대부분은 인력 부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행 대응 체계가 “미흡하다”고 평가한 기관의 위기대응의 가장 큰 어려움을 인력 부족(57.1%)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현재 시스템에 불만이 있는 기관들이 인력난을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반면, 기관에서 “효과적”이라고 평가한 기관들도 인력 부족을 문제로 지적하였으나, 그 비율은 35.7%로 전문성 부족, 사후관리 부족 등 다른 문제들도 거론되었다. 이는 인력 부족이 전반적인 문제이기는 하지만, 인력부족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된 후에야 다른 문제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현재의 위기 대응 체계가 “효과적”이라고 평가하는 기관들은 시군 간 정신건강 인프라 불균형 해소(40.0%)를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 꼽았으며, 그다음으로는 AI 기반 정신건강 위험신호 감지 체계 구축(25.0%)을 꼽았다. 이는 기존의 효과적인 인적 시스템에 AI 기술을 접목하여 효율성을 더욱 높이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현행 체계가 “미흡하다”고 평가한 기관들은 AI 기반 위험신호 감지 체계 구축(33.3%)과 고위험군 맞춤형 개입 프로그램 확대(33.3%)를 동일하게 중요하게 여겼다.
이는 현재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있는 기관들이 단순히 기술 도입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개별 사례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접근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이 표는 정신건강 현장 전문가들의 인식이 단순히 AI 기술의 유용성 여부를 넘어, 현재 자신들이 처한 시스템적 한계와 그에 대한 해결책에 대한 신념을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즉, 현재 체계에 만족하는 전문가들은 기술적 혁신을 통해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하고자 하는 욕구가 컸지만, 현재 체계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기술 도입 이전에 인력 부족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개별 맞춤형 서비스의 확대를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고찰 및 결론
본 연구는 경기도 정신건강복지센터 현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기관 단위 설문조사를 통해 지역사회 정신건강 위기 현황과 AI 기반 서비스 도입에 대한 인식· 수요· 우려를 실증적으로 파악하였다. 이를 기존 문헌과 비교· 검토함으로써 경기도형 AI 정신건강서비스 대응 전략의 기초 자료로 제공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 조사 결과, 현장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정신건강 악화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목했다. 위기 사례로 청년고립 우울(40.0%)과 아동 · 청소년 문제(27.5%)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자살위험 문제와 우울· 불안 문제가 동일하게 34.2%로 최고 순위를 기록하였다. 경기도 9개 센터에서 주당 10회 이상의 위기사례를 다루고 있었다.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 20대 우울증 환자 수가 2017년 대비 2021년 127.1% 증가한 것과 일치하는 결과이다[19].
또한, 본 연구는 청년과 아동 · 청소년을 동시에 주요 위기군으로 부각하였다는 점에서 경기도 차원의 전략 수립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또한, 자살위험과 우울 · 불안 문제가 동일하게 최고 순위를 차지하였다는 점은 경기도 지역의 정신건강 위기가 단순한 예방 단계를 넘어 기존의 대응 방식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임을 시사한다. 이는 곧 단순한 상담이나 교육 수준을 넘어선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위기 개입 시스템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둘째, AI 기술 활용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현장 전문가들은 AI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AI 활용 경험이 있는 응답자와 미경험 응답자 모두 AI에 대한 도움 인식에 대해 66.7%로 동일하게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AI를 활용해 본 경험은 28.6%로 약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Table 3).
이러한 수치는 AI 기술의 잠재적 효과성에 대한 기대는 이미 높지만, 실제 현장으로의 도입과 활용은 아직 미흡하다는 현실을 시사한다. 즉, AI에 대한 막연한 기대나 기술적 우려보다는 실제 체험을 통해 인식이 구체화되고 수용성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20].
이는 경기도의 AI 기반 정신건강서비스 도입 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실제로 응답 기관의 57.1%가 ‘ AI 수용성 제고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시범사업 운영을 통한 직접 체험 제공’을 선택한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이는 단순히 제도를 설계하거나 일방적으로 기술을 도입하기보다, 현장 종사자와 서비스 이용자가 직접 AI 시스템을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신뢰를 쌓아가는 단계적 접근이 훨씬 더 효과적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경기도가 성공적으로 AI 기반 서비스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대규모 확산에 앞서 체험 중심의 소규모 시범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셋째, 응답 기관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선택한 AI 서비스는 위기경보(34.4%), 상담 챗봇(25.0%), 빅데이터 분석(25.0%)이었다. 기능 측면에서는 위험감지(37.2%), 사례자동기록(23.3%), 통계자동분석(20.9%)이 우선순위로 제시되었다. 이는 현장에서 조기 위험 신호 포착과 표준화된 사례 기록,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지원을 중시한다는 의미이다. 해외에서는 미국의 Crisis Text Line이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위기 수준을 분류하고 상담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체계를 운용해 왔으며, 이는 경기도의 위기경보 수요와 맞닿아 있다[21]. 영국의 NHS의 Woebot, Wysa 등 AI 챗봇 서비스가 경증 우울증과 불안장애 환자에게 효과를 보인 것도 경기도 현장 전문가들의 AI 챗봇 수요를 뒷받침한다[22]. 다만, SNS 기반 감정분석 서비스 선호도가 낮게 나타난 것은 현장 전문가들의 기술 이해 부족이나 신뢰 부족에서 기인했을 수 있어, 교육 · 홍보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
넷째, AI 도입의 우려 요인으로는 개인정보 보안 문제(20.0%), 기술 오류(16.7%), 책임 소재 불분명(16.7%) 등이 지적되었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AI 도입 우려 사항들은 국제적 가이드라인과 상당한 일치성을 보인다. 세계보건기구의 “ AI for Health: Ethics and Governance” 가이드라인은 개인정보보호, 알고리즘 투명성, 책임 있는 AI 개발을 핵심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으며[23], 이는 본 연구 응답자들이 제기한 개인정보 보안 문제(20%)와 알고리즘 윤리적 문제(16.7%)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EU AI Act는 의료분야 AI를 고위험 시스템으로 분류하여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특히 정신건강과 같이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영역에서는 인간의 감독과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본 연구에서 나타난 AI 판단 오류에 대한 책임 소재 불분명(16.7%)이라는 우려와 일치한다. 국내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의료법, 생명윤리법 등이 AI 기반 정신건강 서비스에 적용될 수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AI가 정신건강 위기 상황에서 내린 판단이 잘못되었을 경우의 법적 책임 소재는 명확하지 않아, 본 연구 결과와 같이 현장 전문가들의 우려를 증가시키고 있다. 경기도 차원에서는 책임 범위와 절차를 규정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법적·제도적 기반을 보완해야 한다.
다섯째, 기존 문헌고찰 결과, 지금까지의 연구는 AI의 기술적 가능성과 일부 시범적 성과를 강조하는 데 치중되어 있었다. 실제로 국내 연구는 정신건강을 위한 AI 활용 동향을 파악하고 유망 서비스를 제시하는 보고서[24]나, 국외 사례를 중심으로 기술 활용 방안을 고찰하는 논문[25] 등 주로 이론적 논의와 동향 분석에 집중되었다. 더불어, 감정분석 기반 심리상담 챗봇 시스템의 기능 구현을 다룬 연구[26]와 같이 특정 기술의 성능에 초점을 맞추거나, 사용자의 부정적 감정 완화를 위한 인지행동치료 기반의 챗봇 에이전트 설계 연구[27] 등 특정 기술 및 질환에 국한된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AI를 지역사회 정신건강 위기 대응 체계에 직접 적용하여 그 효과를 검증한 실증연구는 매우 드물었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기존 문헌만으로는 경기도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적 대응 전략을 도출하기 어려웠다. 본 연구는 이러한 공백을 확인하고, 경기도 전역의 정신건강복지센터 종사자들의 인식을 실증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정책 설계에 기초 자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결과와 기존 문헌고찰을 종합할 때, 경기도가 AI 기반 정신건강 서비스 대응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과제가 필요하다.
첫째, 지역 간 인프라 격차 해소이다. 농촌 지역 센터는 인력·자원이 부족해 AI 도입이 어려운 상황이므로, 도 단위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소규모 센터에서도 최소 장비만으로 접속할 수 있는 경량화된 시스템을 지원해야 한다.
둘째, 시범사업과 단계적 확산이다. 일부 선도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운영하여 효과성과 비용효과성을 검증한 후, 점차 전 시· 군으로 확산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자살위험 사례가 높은 시· 군을 우선 선정해 AI 기반 상담 챗봇과 위기경보 시스템을 패키지로 운영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것이다.
셋째, 현장 인력 역량 강화 및 주민 수용성 제고이다. 종사자들이 AI 시스템을 보조 도구로 인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 · 훈련을 제공해야 하며, 주민 대상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디지털 취약계층의 거부감을 줄이고 수용성을 높이는 정책도 병행되어야 한다.
넷째, 법· 윤리·제도적 기반 마련이다. AI 오작동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정하고,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을 의료정보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 경기도와 중앙정부가 협력하여 AI 정신건강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인증 · 평가 체계와 장기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경기도 정신건강복지센터를 대상으로 AI 기반 정신건강 서비스 도입 가능성과 과제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이다. 연구 결과, 청년층 정신건강 위기가 가장 심각한 문제로 확인되었으며, AI 기술에 대한 긍정적 기대와 함께 법적· 윤리적 우려도 공존함을 발견했다. 특히 AI 활용 경험이 기술 수용성에 미치는 결정적 영향과 기관별 특성에 따른 차별화된 수요를 확인한 것은 정책 설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경기도가 AI 기반 정신건강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시범사업을 통한 단계적 접근, 법적· 윤리적 제도 기반 마련, 현장 맞춤형 기능 개발 등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첫째, 본 연구는 표본이 21개 센터로 제한되어 있어, 연구 결과를 경기도 전체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일반화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특히, 이러한 소규모 표본은 통계적 분석의 정교성을 저해하여, 빈도분석과 교차분석에 한정되었다. 본 연구에서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AI 기술 수용도 및 위기 대응 요인 등을 분석하고자 하였으나, 전체 표본이 21건으로 분석을 진행하기 어려웠으며, 분석을 시행해 본 결과 설명력과 회귀계수의 신뢰성이 매우 낮게 나타났다. 아울러 설문 조사에 응답하지 않은 11개 기관의 특성(지역별, 규모별 등)에 대한 편향 가능성 검토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제한점도 있다. 둘째, 기관 단위 조사의 특성상 각 센터 내 일선 상담사나 최종 서비스 이용자의 실질적인 시각 및 경험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였다. 셋째, 단면적 설계로 시간적 변화와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우며, AI 기술의 실제 성능 검증은 포함하지 못하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표본을 경기도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으로 확대하여 표본을 확충하고 모형의 안정성을 확보하여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한 AI를 활용한 정신건강 위기대응 방안과 효과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나아가 종사자뿐 아니라 서비스 이용자, 가족, 지역사회 이해관계자를 포함한 다각적 조사와 질적 연구가 필요하며, AI 기반 서비스 프로토타입을 실제 환경에 적용하여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는 실증 연구가 병행되어야 한다. 아울러 법적· 윤리적 논의와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함께 이루어질 때, 경기도형 AI 기반 정신건강 서비스는 지속 가능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