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혈액투석환자의 자기관리 측정도구의 타당도와 신뢰도 검증
Validity and Reliability Test of the Korean Version of the Hemodialysis Self-Management Instrument (HDSMI-K)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Objectives
The purpose of this methodological study was to evaluate the validity and reliability of the Korean version of the Hemodialysis Self-Management Instrument (HDSMI).
Methods
Forward-backward translation was performed to develop the Korean version of the HDSMI. The translated scale was pilot tested and then administered to 215 patients with hemodialysis from January to February, 2016. Construct validity using exploratory and confirmatory factor analysis and internal consistency reliability were conducted.
Results
Through a principal component method of exploratory factor analysis, the original twenty items were analyzed into four factors - problem solving and communication (7 items, 33.8%), fluid and weight control (3, 8.3%), diet and hemodialysis (5, 6.6%), and self-advocacy and emotion control (5, 5.7%), explaining 54.5% of total variance. The four-subscale model was validated by confirmatory factor analysis (χ2/df=2.13, p<0.001, RMR=0.04, GFI=0.86, CFI=0.87, TLI=0.85, RMSEA=0.07). Factor loadings of the four sub-scales ranged from 0.69 to 0.78. Average variance extracted was .80 and construct reliability was 0.94. The Cronbach’s alpha for the total scale was 0.89.
Conclusions
The Korean version of the Hemodialysis Self-Management Instrument showed acceptable reliability and validity and can be utilized to assess self-management behaviors of hemodialysis patients in Korea. Additional studies are recommended to continue the psychometric evaluation of self-management scale.
서 론
연구의 필요성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의 발생률과 유병률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고혈압과 당뇨, 노인 인구의 증가로 인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1]. 혈액투석환자는 만성 콩팥병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 해당되며, 막대한 질병 부담감과 함께 삶의 질 저하가 특징인 대표적인 만성질환자이다[2]. 만성질환은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질병을 조절하는 것은 가능하므로 환자가 자신의 질병관리에 대한 책임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요청되며[3], 이러한 배경에서 미국 신장간호사 협회에서도 2005년에 자기관리를 간호 실무와 가이드라인 표준에 포함시켰다.
자기관리는 만성질환자들이 자신을 돌보기 위한 지식과 함께 치료와 관련된 결정을 내리고, 증상을 모니터링하며, 목표 설정 및 건강제공자와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발전시키는 능력으로 정의된다[4]. 다섯 가지 기본적인 자기관리 기술에는 문제해결, 의사결정, 자원활용, 대상자와 건강제공자 사이의 파트너십 형성, 행동 취하기가 포함된다[3]. 자기관리는 크게 의학적 관리, 역할 관리, 정서적 관리로 구분할 수 있으며, 주요 요소로 정보, 약물과 증상관리, 심리적 결과 관리, 사회적 지지와 의사소통 등이 언급된다[3-5]. 비록 자기관리의 표준은 없지만 환자와 의료진 간의 관계가 수평적이고 협력적으로 변화하면서 환자의 자율성과 합의된 동의가 중요해졌고, 질병 요구에 초점을 맞추는 생의학적 관점에서 벗어나 사회적 관계 형성과 심리적 측면을 포함한 전인적 관점이 요구되고 있다[6,7]. 따라서 기존의 질병치료를 위한 지식 전달 중심의 환자교육과는 달리 만성질환으로 야기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켜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자기관리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하겠다[3,6-8].
혈액투석환자들은 완전한 생활방식의 변화와 함께 광범위한 합병증의 위험과 다양한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2,5]. 따라서 투석 외에 의료진의 약물 또는 주사처방과 같은 치료적 지시를 이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 스스로 생활 속에서 식이와 수분섭취, 감정조절 등을 통하여 치료 목표를 달성하는 포괄적 행위가 특징이다[7,9]. 무엇보다 자기관리행위의 다양한 유형을 사정하는 것은 간호 대상자의 돌봄과 치료에 참여하는 범위를 이해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볼 수 있다[8]. 세계보건기구에서도 만성질환자의 자기관리를 돕기 위한 효과적인 접근 방식으로 5A (assess-advise-agree-assist-arrange)를 제안하였는데 여기에서도 대상자의 지식, 신념, 행동 등을 사정하는 것이 첫 단계로 소개되었다[10]. 즉, 환자 중심의 개별화된 중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환자에게 필요한 자기관리 영역을 사정한 후 환자에게 적합한 목표를 함께 설정하여 관련된 정보와 기술, 훈련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8,11].
혈액투석환자의 자기관리는 비교적 최근의 새로운 개념으로 국내에는 아직 이와 관련된 타당한 측정 도구가 개발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기존의 환자역할행위, 치료지시이행과 같은 도구[12,13]는 환자가 의료진의 권고에 따르는 수동적인 행동들을 주로 포함하고 있는 반면, 문제해결, 파트너십 형성, 의사결정, 심리사회적 영역 등과 같은 복합개념으로서의 자기관리의 중요한 단면들을 다루고 있지 못하다. 다시 말하면, 동정맥루 관리, 혈압과 체중측정, 식이, 약물복용, 운동과 휴식 등을 중심으로 한 ‘처방식’ 접근은 특정한 의학적 치료와 신체적 모니터링을 이행하는 수준에 국한되어 있어 혈액투석환자들이 자신의 삶을 관리해나가는 수단과 방법으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2,7,14,15]. 따라서 자기관리행위를 사정하고 평가하기 위해 우선 자기관리의 주요 영역을 포함한 자기관리행위 도구를 마련해야 한다.
특정한 개념을 측정하기 위해 도구를 선정하는 것은 중요한 과정으로, hemodialysis self-management instrument (HDSMI)는 Song and Lin [16]이 자기관리에 대한 개념분석과 혈액투석환자를 대상으로 한 포커스 집단 연구를 통해 개발한 혈액투석환자의 자기관리행위를 측정하는 도구로 타당성을 검증받은 바 있다[17]. 새로 도구를 제작하는 방법에 비해 개념에 부합하는 도구가 있을 경우 이를 활용하는 것은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18]. 단, 외국에서 개발한 도구는 문항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문화와 가치관, 환경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재타당화 작업이 요구된다[19].
이에 본 연구에서는 자기관리 개념이 반영된 HDSMI를 한국어로 번안한 후 타당도와 신뢰도를 검증하여 자기관리에 대한 정확한 사정과 중재의 효과를 입증하는데 활용하고자 한다. 연구결과는 자기관리라는 학문적 개념을 실제 현장에서 구현하고 혈액투석환자의 자기관리행위를 촉진시키기 위한 간호 실무와 이론을 확장하는데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Song and Lin [16]이 개발한 HDSMI를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게 번역하여 한국의 혈액투석환자를 대상으로 타당도와 신뢰도를 검증하는 것이다.
연구 방법
연구설계
본 연구는 한국의 혈액투석환자를 대상으로 혈액투석환자의 자기관리행위를 측정하는 도구(HDSMI)를 한국어로 번역한 후 타당도와 신뢰도를 검증하기 위한 방법론적 연구이다.
연구대상
질병을 경험하고 최소한 6개월은 경과해야 자기관리에 참여하게 되므로[2,5], 본 연구의 대상자는 혈액투석을 시작한지 6개월이 지난 성인 대상자 중 의사소통이 가능하여 스스로 설문지를 작성할 수 있는 자로 하였다. 표본은 서울과 대구지역 투석의원 17곳과 3차 종합병원 1곳에서 215명을 편의 추출하였다. 본 연구는 이차자료를 이용하였으며 일차연구는 혈액투석환자의 자기관리에 관한 구조모형 연구[20]로 같은 대상자에게서 수집되었다. 요인분석을 이용한 구성타당도 검증을 위해 필요한 표본수는 문항 수의 4-5배 정도이며 최소한 100 이상이 바람직하다[18]. HDSMI의 문항이 20개임을 감안할 때 최소 표본의 크기를 만족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연구도구
혈액투석환자의 자기관리행위를 측정하기 위한 HDSMI [16]는 2009년에 대만에서 개발되었으며 심리 계량적 검사와 전문가의 타당도 검증을 거친 도구이다. 총 20개 문항으로 파트너십(4문항-11,14,15,19번), 자가간호(7문항-3,4,5,8,9,10,16번), 문제해결기술(5문항-1,2,6,7,12번), 정서관리(4문항-13,17,18,20번)의 4개 하위요인으로 구성되며 총 누적 설명력은 45.1%였다. 비록 설명력은 50% 미만으로 낮은 편이었으나 자기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개념분석을 바탕으로 주요 하위 영역들을 포괄하였다. 개발 당시 전체 도구의 Cronbach’s α는 0.87로 하위 영역별로는 0.70-0.79로 나타났고 검사-재검사 신뢰도는 0.86으로 보고되었다. 최근 3개월 동안의 행동을 조사하며 문항에 대한 반응은 4점 리커트 척도로 ‘전혀 아니다’가 1점, ‘거의 아니다’ 2점, ‘가끔 그렇다’ 3점, ‘항상 그렇다’ 4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자기관리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도구 사용에 대한 승인은 이메일을 통해 원 개발자 Lin에게 받았다.
연구절차
도구 번역
도구의 번역과 적용과정은 일차 번역, 전문가 자문, 역 번역, 사전 조사 및 최종완성의 순서로 이루어졌다[21]. 먼저 연구자가 원 도구의 영어판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일차 번역본(forward translation)을 완성하였고, 혈액투석실 근무경력이 20년으로 석사학위를 소지한 간호사 1인과 성인간호학과 정신간호학 전공교수 2인이 한국의 임상 상황과 대상자가 이해하기 쉬운 표현을 고려하여 번역본의 일부 문항을 수정·보완하였다. 가장 변화가 큰 문항은 14번으로 직역 시 ‘내가 원하는 투석기의 수치를 의료진에게 말한다’이었으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투석환자들이 흔히 요청하는 조치들과 관련된 의사표현을 의미하는 문항인 ‘투석 시 필요한 요구사항(예. 혈압측정, 보온, 갈증, 체중치)을 의료진에게 말한다’로 수정하였다. 번역된 도구의 검증을 위해 *대학교 언어교육원에 의뢰하여 원어민을 통한 역 번역(back translation)을 실시하였고, 이중 언어(영어, 한국어)가 가능한 간호대학 교수 1인이 원도구와 역 번역본을 비교 평가하여 의미 전달에 왜곡이 없는지 검토하였다. 이후 혈액투석환자 5명에게 예비조사를 실시하여 설문지 작성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였고, 최종적으로 한국어판 혈액투석환자의 자기관리 도구를 완성하였다.
자료수집 및 윤리적 고려
본 연구의 일차자료는 연구자 1인이 2016년 1월 4일부터 2월 22일까지 연구 참여를 허락한 병원을 방문하여 수집하였다. 일차연구는 연구 책임자가 소속된 대학의 생명윤리심의위원회(No. 2015-93)와 일개 대학병원의 임상시험심의위원회(No. 2016-01-003-002)의 승인을 받은 후 진행되었으며 기존 자료를 이용한 이차분석을 위해 심의면제 승인을 받았다(No. 2016-100). 대상자에게 연구의 목적, 연구 참여의 자율성 및 비밀보장에 대한 설명을 하고 대상자가 연구 참여에 동의하면, 연구 참여 동의서에 서명을 받은 후 설문지를 배부하여 직접 작성하도록 하였다.
자료 분석 방법
수집된 자료는 SPSS 23.0 프로그램(SPSS Inc., Chicago, IL, USA)과 AMOS 23.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한국어판 HDSMI 도구의 타당도는 구성타당도를, 신뢰도는 Cronbach’s α를 산출하여 검증하였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서술통계를 이용하여 산출하였다. 문항 분석을 위해 측정도구의 각 문항과 수정된 문항-총점 상관계수(corrected item-total correlation coefficient)를 측정하였다. 구성타당도를 검증하기 위해 먼저 탐색적 요인분석(exploratory factor analysis, EFA)을 시행하였으며, 요인분석을 실시하기 전에 수집된 자료가 요인분석에 적합한지 파악하기 위해 Bartlett의 구형성 검정과 Kaiser-Meyer-Olkin (KMO) 검정을 시행하였고, 이후 varimax 회전을 이용한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요인추출은 고유값(eigen value)이 1이상을 추출하였고, 요인 적재 기준은 0.40 이상의 기준을 사용하였다[18]. 확인적 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 CFA)을 통해 모형의 적합도와 수렴타당도(convergent validity) 및 변별타당도(discriminant validity)를 검증하였고, 신뢰도는 내적 일관성을 검정하기 위해 Cronbach’s α를 산출하였다[22].
연구 결과
대상자의 특성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50.70세로 남성이 143명(66.5%)을 차지하였다. 기혼자는 136명(63.3%)이었으며 대졸 이상이 95명(44.2%), 가정의 월수입이 200만 원 미만인 대상자는 102명(47.4%)이었다. 현재 직업이 있다고 대답한 경우는 85명(39.5%)이었고, 건강보험 적용자는 122명(56.7%), 투석기간은 평균 8.25년이었다(Table 1).
문항분석
도구의 문항을 평가하기 위해 먼저 문항분석을 실시하였다. 총 20개 문항을 분석한 결과, 문항의 평균점수는 2.62-3.63점에 분포하였고, 가장 높은 점수를 보인 문항은 1번 ‘정상 범위를 벗어난 혈액검사 결과가 나오면, 근본적인 원인(예. 약, 음식, 투석 등)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였으며 가장 낮은 점수를 보인 항목은 20번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로 나타났다. 각 문항과 전체 문항 간의 상관분석에서 상관계수는 최저 0.39에서 0.62사이에 분포하였다. 문항 간의 상관계수가 0.30 미만인 경우 다른 문항들과 분산을 공유하지 못하는 문항을 의미하므로 척도 내에서 기여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데[18], 본 연구에서는 해당되는 문항이 없었고, 특정 문항을 제외했을 때의 Cronbach’s α값이 크게 변화하는 경우도 없었다(Table 2).
측정 도구의 구성타당도 검정
탐색적 요인분석
원 도구와 한국어판 도구의 구성개념을 비교하기 위해 탐색적 요인 분석을 실시하였다. 요인분석에 적절한 표본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KMO와 Bartlett의 구형성 검정 결과, KMO값은 0.88로 요인분석 모형에 적합한 표본의 크기로 나타났으며, Bartlett의 구형성 검정도 1557.34 (p < 0.001)로 나타나 요인분석 조건에 부합되었다. 주성분 분석(principal component analysis)을 사용한 varimax 회전을 통해 고유값이 1.0 이상인 4개의 요인이 추출되었다. 문항별 공통성(communality)이 .30 이상이면서 최대 요인 적재량의 적대치가 0.40 이상인 문항을 선택하였다[18]. 본 연구에서는 모든 문항의 공통성이 0.30 이상이었으나 5번 문항 ‘동정맥루를 조심스럽게 관리하고 있다’의 경우 요인 적재량이 0.38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으나 투석환자에서 필수적인 항목으로 판단되어 포함하였다.
원 도구와 같은 20개 문항에서 총 4개의 요인이 추출되었으며 이는 전체 변량의 54.5%를 설명하였다. 각 요인별 요인 적재량은 최소 0.38에서 최대 0.78로 나타났으며 제1요인은 33.8%, 제2요인은 8.3%, 제3요인은 6.6%, 제4요인은 5.7%를 설명하였다. 각 요인에서 높은 요인 적재량을 보인 문항과 원 도구의 구성요인 및 자기관리의 개념을 비교분석하여 다음과 같이 4개 요인을 명명하였다. 제1요인은 질병, 검사와 관련된 정보추구와 문제해결, 증상에 대한 이해, 의료진과의 상의와 관련된 7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문제해결과 의사소통(problem solving and communication)’으로 명명하였다. 제2요인은 수분섭취와 외식 시 적절한 음식선택과 같은 체중조절과 관련된 3개 문항이 포함되어 ‘수분과 체중조절(fluid and weight control)’이라 명명하였다. 제3요인은 인과 칼륨 섭취조절 및 동정맥루 관리와 관련된 5개 문항으로 ‘식이와 투석(diet and hemodialysis)’이라고 명명하였고, 제4요인은 심리적 어려움의 해결, 투석 시 요구사항 표현하기와 관련된 5개 문항으로 ‘자기옹호와 정서조절(self-advocacy and emotion control)’이라고 명명하였다. 원 도구와 비교했을 때 개별 하위요인의 개수는 동일했으나 요인에 속하는 문항의 내용과 문항의 수는 차이가 있었다(Table 2).
확인적 요인분석
탐색적 요인분석에서 추출된 4개 요인들의 구조가 적절한지 평가하기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을 시행한 결과, 20개 문항에 대한 요인 부하량은 0.45-0.90이었고, 모형의 적합도는 χ2 =348.81, p < 0.001, 자유도 164, root mean-squared residual (RMR) 0.04, goodness of fit index (GFI) 0.86, comparative fit index (CFI) 0.87, Tucker-Lewis index (TLI) 0.85, root mean square residual approximation (RMSEA)가 0.07 (90% 신뢰구간[confidence interval, CI] = 0.06, 0.08)로 적합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18번 ‘운동을 통해 심리적 어려움을 줄이려고 한다’의 요인 부하량이 0.45로 다소 낮았으나 유의성(critical ratio)값이 1.96 이상을 보이고 개념신뢰도가 0.77로 0.70 이상의 유의한 값을 보였다. 4개의 하위 요인이 자기관리의 구성개념을 타당하게 반영하고 있는지 수렴타당도와 변별 타당도를 확인하였다.
수렴타당도를 평가한 결과 요인 부하량이 0.69-0.78로 기준치(0.50-0.95)를 만족시켰고, CR은 8.68-9.53으로 기준치(≥1.96)를 충족하였다. 평균분산추출(average variance extracted, AVE)도 0.80으로 기준치(≥0.50)에 부합하였고, 개념신뢰도(construct reliability) 역시 0.94로 기준치(≥ 0.70)을 만족시켜 혈액투석환자의 자기관리에 대한 수렴타당도가 검증되었다(Table 3). 변별타당도 검증을 위해 각 요인의 AVE값이 요인 간 상관계수의 제곱보다 큰 지 확인한 결과[22], 요인 1과 3, 4, 요인 3과 4의 AVE값이 상관계수의 제곱보다 작아 부분적으로 변별타당도가 확보되었다(Table 4). 이에 변별타당도를 확인하기 위한 다른 방법으로 두 구성개념 간 상관계수±2×표준오차가 1을 포함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였다[22]. 요인 1과 3의 상관계수는 0.74, 표준오차 0.027을 이용하여 계산한 결과 0.69-0.79, 요인 1과 4의 상관계수 0.72, 표준오차 0.028로 계산하면 0.66-0.78, 요인 3과 4의 상관계수 0.76, 표준오차 0.034로 계산하면 0.68-0.83으로 모두 1을 포함하지 않아 변별타당도가 확보되었다.
측정 도구의 신뢰도 검정 및 하위 영역별 평균 점수
구성타당도가 확인된 20문항의 한국어판 HDSMI의 신뢰도를 분석한 결과 전체 Cronbach’s α는 0.89이었고, 각 하위 영역에 따른 Cronbach’s α는 0.69-0.82로 나타났다. 도구의 하위 영역별 점수는 문제해결과 의료진과의 소통, 수분과 체중조절이 3.33점으로 가장 높았고, 자기옹호와 정서조절이 2.92점으로 가장 낮았다(Table 2).
고 찰
자기관리 과업과 주요 자기관리 기술을 반영하여 혈액투석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HDSMI는 자기관리행위를 체계적으로 사정하고 개별화된 중재를 계획하는 바탕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사용된 도구에서는 의료진 중심의 치료지시나 이행이 강조된 반면, 자기관리의 주요 개념인 문제해결, 의사소통, 파트너십 형성, 정서관리 등은 다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HDSMI를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한국어로 번안하여 혈액투석환자를 대상으로 타당도와 신뢰도를 검증하였다. 영어판 HDSMI를 이용하여 번역-역번역을 통한 체계적인 번안 과정을 거친 후 타당도 검증을 위해 문항분석과 구성타당도를 검토하였으며, 신뢰도를 검증하기 위해 내적 일관성을 평가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을 통해 한국어판 HDSMI의 구성개념을 살펴본 결과, 원 도구의 문제해결, 파트너십 형성, 자가간호, 정서관리의 4개 요인이 분리되거나 통합되면서 새로운 4개의 요인이 도출되었고 자기관리의 하위요인에서 재개념화가 이루어졌다. 혈액투석환자의 자기관리에서 33.8%로 가장 많은 설명력을 차지한 영역은 ‘문제해결과 의사소통’으로 여기에는 자신의 질환과 검사결과, 증상에 대해 이해하고 정상 수준을 유지하려는 노력과 함께 필요한 정보를 찾고 의료진과 상의하는 과정이 포함되었다. 원 도구와 달리 국내 혈액투석환자들의 문제해결은 의료진과의 상호작용과 통합되어 하나의 복합요인으로 나타났다. Lorig and Holman [3]은 문제해결이 자기관리 기술에서 핵심이며, 만성질환자들이 생활하면서 겪게 되는 문제들에 적응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기술이라고 설명하였다. Havas et al. [7]도 만성 콩팥병 환자의 주요 자기관리 영역인 문제해결을 돕기 위해 질병과 관련된 지식이 중요하므로 질병과 치료에 대해 배우고 이해 수준을 높이는 한편, 적극적으로 자신의 돌봄에 참여하여 정보를 찾고 건강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을 제안한 바 있다.
한편, 의사소통은 자기관리의 다른 영역들이 이루어질 수 있는 초석으로서 환자와 건강전문가 사이의 좋은 의사소통이 없다면 자기관리는 불가능하다[2,6,23]. 자기관리는 기본적으로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과정이지만, 건강전문가와 환자의 상호작용은 문제해결을 위한 정보 교환과 의사결정을 위해 중요하다[23]. 효과적인 의사소통의 궁극적 종점은 ‘일치’(concordance)로 환자와 의료진 간의 공유된 이해나 동의가 필요한데[5], Heisler et al. [24]의 연구결과는 이를 뒷받침하였다. 그들의 연구에서 당뇨환자들이 건강전문가와 돌봄에 대해 책임감을 공유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자기관리의 촉진적 요인으로서 치료 목표와 전략에 대한 환자와 의사간의 일치도가 자기관리에 대한 자신감과 자기관리행위와 관련이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환자들이 지각하는 질병과 치료에 대한 의사소통에 대한 만족도는 낮은 편이고 공동의 의사결정이 9%에 불과하므로[25], 협동적 관계를 만들기 위한 의료진의 노력과 함께 사회적 촉진 기술이 자기관리 중재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8,23].
자기관리의 두 번째 영역은 ‘수분과 체중조절’로 원 도구에서는 자가간호 영역에서 식이, 투석 등과 함께 포함되어 있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독립된 요인으로 나타났다. 혈액투석환자에서 체수분의 증가는 혈압 상승과 좌심실 비대 및 심혈관계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고 입원율과 사망률 증가와도 연관되므로 적절한 수분섭취와 체중에 대한 평가와 조절이 필수적이다. 즉, 생명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행동 영역이므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하나의 요인으로 분리된 것으로 생각된다. 환자들의 관점에서도 생활방식의 변화 중 식사와 수분섭취에서 엄격한 기준을 따르는 것이 우선이었고, 수분관리 훈련에 대한 요구도 높았다[7,26]. Kim and Kim [26]은 체중관리 경험에 대해 11명의 혈액투석환자를 심층 면담하여 4개의 구조를 발견하였는데 여기에는 수액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함, 수액의 증가 상태를 관찰함, 수분섭취와 배설을 통제함, 수액조절에 익숙해짐이 포함되었다. 특히, 본 도구의 측정문항 3번이었던 외식 시 음식 선택에 주의하기가 체중조절의 한 방법으로 언급되었는데 이는 외식 이후에 염분의 섭취로 갈증이 나고 체중이 증가하는 것을 느끼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따라서 혈액투석환자의 적절한 수분 상태 유지를 위한 영양 상담, 염분섭취 제한에 대한 교육과 함께 수분과 체중에 대한 모니터링 능력을 높이고 실제적인 전략들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원 도구의 자가간호 영역에 속했던 ‘식이와 투석’은 국내 혈액투석환자의 세 번째 자기관리 영역으로 나타났다. 식이와 투석치료는 생활에 가장 직접적이고 필수적인 요소로 특히 혈액투석환자들의 식이는 다른 질환에 비해 복잡하고 어렵다. 투석 초기 환자들은 식이조절에 대한 어려움과 막막함을 호소하며 교육에 대한 요구도가 높았고 장기 환자들 역시 다양한 자가간호 중에서 식이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27]. 이들에게는 신장 기능의 상실로 인해 칼륨과 인의 배설장애가 초래되므로 고칼륨혈증과 고인혈증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혈청인 농도의 증가는 부갑상선 호르몬과 뼈에서의 칼슘 방출을 증가시켜 혈관석회화로 인한 동맥경화를 야기하며, 혈청 칼륨 농도의 증가는 부정맥 및 심정지를 야기할 수 있는데, 이들 전해질은 다양한 식품으로부터 쉽게 과량 섭취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28]. 따라서 혈액투석환자에게 중요한 치료과정 중 하나인 식이에 대한 이해를 돕는 효과적인 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인, 칼륨의 과잉 섭취 및 일상생활에서의 식품 선택과 섭취 빈도를 조절하는 기술 훈련 등을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자기관리의 마지막 요인은 ‘자기옹호와 정서조절’이었고 4개 영역 중 가장 낮은 설명력과 점수를 보였다. 자기옹호와 정서조절 역시 원 도구와 달리 새롭게 하나의 요인으로 통합되었는데, 이는 자신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공통적 속성을 공유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자기옹호는 원 도구에서 파트너십 형성에 관한 4개 문항 중 11번과 14번으로 각각 투석하는 동안 투석기의 작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확인하는 행위와 투석 시 필요한 요구사항, 예를 들면 혈압측정, 갈증, 보온 등을 의료진에게 말하는 것에 해당되었다. 이들 문항은 자신의 돌봄과 치료에 관심을 갖고 건강전문가와 협상하며 적극적으로 행동하려는 의지와 관련이 있다[9,15]. 쉽게 말해서 자기옹호는 ‘필요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도움을 받으려는 과정이며, 환자들은 가족, 친구 외에도 의료진들에게 지원을 요청함으로써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15]. 과거 급성질환 위주의 보건의료에서는 환자들은 수동적인 수혜자로 여겨졌지만, 만성질환에서는 환자가 일상 속에서 질병과 질병의 결과들과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자신의 건강관리에 있어 전문가가 된다[3,5,14]. 이러한 맥락에서 혈액투석환자의 자기관리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요청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기옹호 전략들을 교육해야 할 것이다.
효과적인 정서조절은 개인의 안녕감과 기능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자기관리에서 중요한 부분이며 본 도구에서도 확인되었다. 혈액투석 환자들은 질병 과정에서 슬픔, 우울, 절망, 미래에 대한 두려움, 불안감, 분노 등을 경험할 수 있다[2,9]. 이러한 정서는 상실과 불확실성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때로는 부적응이나 자살과 같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만성질환자의 자기관리에서 정서적 변화를 다루는 것이 공통된 과업으로 소개되어 왔다[3,25]. 혈액투석환자들의 자기관리에서도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긍정적 태도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정신적 건강을 돌보는 것이 요구되었지만[7], 정서적 지지는 의료진들의 우선순위에서 제외되고 환자와 가족들에게 맡겨져 왔다[6,14,23]. 앞으로는 만성질환자들이 정서를 관리할 수 있도록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체계적인 훈련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본 도구에서는 정서조절의 방법으로 다른 사람과 이야기 나누기와 운동,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포함되었는데 관계성을 중시하는 한국 문화에서는 상대와의 관계를 고려하여 타인에게 표현 행동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으므로[29],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한 효과적인 정서관리 방법을 탐색하고 적용해보는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탐색적 요인분석에서 생성된 자기관리의 4개 요인이 이론적으로 타당한지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해 검증한 결과 적합한 모형으로 나타났다. 문제해결과 의사소통, 수분 및 체중조절, 식이와 투석, 자기옹호와 정서조절은 혈액투석환자의 자기관리 하위요인으로 요인 부하량, 평균분산추출, 개념신뢰도의 기준을 충족시켰고 전체 20개 문항의 Cronbach’s α는 0.89로 우수하였다. 그러나 일부 하위영역의 평균분산 추출과 Cronbach’s α가 다소 낮고 추출된 4개 요인이 자기관리를 설명하는 변량이 54.5%에 그쳤으므로 추후 자기관리행위를 보다 심층적으로 탐색하여 추가 문항을 보완하는 작업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그 밖에도 국내 특정 지역에서 대상자를 편의 모집하였다는 점에서 표본 추출의 한계가 있었고, 대부분 장기 투석환자들이었으므로 결과를 확대 해석하는데 주의를 요한다.
지금까지 의료진들 대부분은 다차원적인 자기관리에 대한 이해나 사회적 맥락에서 발생하는 자기관리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였다[6-8]. 본 연구결과 혈액투석환자들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자기관리행위는 기존에 건강전문가들이 생각하는 환자가 따라야하는 지시와는 차이가 있었다. HDSMI는 환자들의 관점을 반영한 자기보고식 도구로 한국의 혈액투석환자들의 자기관리행위를 측정하고 지원하는데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본 연구를 바탕으로 문제해결과 의료진과의 의사소통, 자기옹호, 정서조절 등의 대처기술을 훈련할 수 있는 협동적 자기관리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결 론
본 연구는 국내 혈액투석환자를 대상으로 자기관리행위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를 마련하고자 HDSMI를 한국어로 번안하여 타당도와 신뢰도를 검증하였다. 연구결과 HDSMI-K는 자기관리의 개념적 정의와 질병의 특성, 한국의 문화를 반영하여 문제해결과 의사소통, 수분과 체중조절, 식이와 투석, 자기옹호와 정서조절의 4개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었고 적절한 타당도와 신뢰도를 보여주었다. 본 측정도구를 통해 자기관리의 개념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되었으며, 자기관리는 처방된 치료 계획을 따르는 이행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건강전문가와의 상호작용을 통한 적극적인 배움의 과정으로 질병으로 인한 생활방식의 변화와 심리사회적 결과 등을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것임을 시사해주었다. 앞으로 HDSMI-K는 혈액투석환자들에게 자기관리행위를 안내하고 자신의 자기관리행위를 수행하는 지침으로, 건강전문가들에게는 자기관리행위를 사정하고 평가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전체 문항이 20개로 비교적 적고 이해하기 쉬운 내용으로 구성되어 실무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Notes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