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자에서 비만과 악력의 상호작용이 건강관련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제7기(2016-2018) 국민건강 영양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The Effect of Interaction between Obesity and Grip Strength on Health-Related Quality of Life in Elderly: Based on the Korea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2016-2018)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Objectives
The aim of this study is to determine interaction between obesity and grip strength in health-related quality of life (HRQOL).
Methods
This study analyzed the data of 4,119 Korean men and women aged 65 years or older who participated in Korea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2016-2018. Body mass index was divided into normal and obesity. Grip strength was defined as the maximum value of the measured data. Sarcopenia was considered as the average of grip strength less than 26 kg in men and 18 kg in women. HRQOL was measured based on the Euro quality of life-5 dimensions questionnaire. We conducted a linear regression analysis to examine interaction effect between obesity and grip strength, and to estimate the interaction term between obesity and sarcopenia in HRQOL.
Results
We identified that obesity interacted with grip strength to affect HRQOL (p=0.022) in aged people. Obese elderly men and women were more likely to have lower HRQOL scores compared to those who had normal weight among partici-pants with low grip strength values. However, there was no significant difference between obesity and normal weight at high grip strength (34.3 kg− 52.7 kg) in HRQOL significantly (p =0.41). Moreover, we identified interaction effect between obesity and sarcopenia (p =0.019). Participants who had sarcopenia with normal weight were not different from those who were obese in HRQOL (p =0.61).
Conclusions
Obesity and grip strength were associ-ated with HRQOL. Also, those two factors were interacted to affect HRQOL. Obesity was interacted with sarcopenia to shape HRQOL. Therefore, we need to give a more attention to the elderly who were obese with low grip strength.
서 론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는 전체 인구 중 2019년 기준으로 약 14.9%이며, 2025년 20.3%, 2067년에는 46.5% 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을 보여주는 노년부양비는 2019년 기준 20.4명에서 2065년 100.4명으로 역전현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1]. 또한 2005년과 비교했을 때 2015년 기준 고령층 의료비는 외래의 경우 3.7배, 입원의 경우 4.9배 증가하였으며, 특히 요양병원의 입원 의료비는 약 2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2]. 이러한 맥락에서 고령층의 건강한 삶의 유지는 사회적인 측면에 경제적 부담의 완화를 가져오고 개인의 측면에는 삶의 만족도를 높여주어, 보건학에서는 이와 관련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고령자의 건강은 심리적, 신체적 복합 작용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심리적 문제의 경우 직장 은퇴 후 사회적 소외감[3], 경제적 불안정에 따른 스트레스[4], 혹은 죽음에 대한 공포 등이 주요 요인이다[5]. 이러한 심리적 요인과 신체기능의 약화 또는 만성질환 등이 고령자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6,7]. 건강 관련 삶의 질(health-related quality of life, HRQOL)은 위의 요소에 대해 대상자가 주관적으로 평가한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이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로써 EuroQol-5D 3 Level (EQ-5D-3L)을 사용한다. 이러한 고령자의 건강 관련 삶의 질(이하 삶의 질)과 관련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에는 악력과 비만이 존재한다[8–10].
악력은 고령자의 대표적인 건강지표로 전반적인 체력 및 근력을 측정하는데 있어 비교적 간편하면서도 높은 신뢰도를 보여준다[11,12]. 낮은 악력은 암(hazard ratio, HR [95% confidence interval, 95% CI]; 1.17 [1.13-1.21], 1.10 [1.07-1.13])과 심혈관 및 호흡기 관련 질환 등의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사망률(HR=1.16 [1.15-1.17], 1.20 [1.17-1.23])의 위험도 증가시킨다[9]. 또한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에서 악력이 높을수록 고혈압 유병률이 낮아진다는 결과를 나타냈다[13]. 악력과 삶의 질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본 기존 연구에서는 65세 이상 성인 남녀에서 악력이 증가할수록 삶의 질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으며(P for trend <0.001)[8], 20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경우에도 이와 유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14]. 또한, 낮은 악력 상태로 추정이 가능한 근감소증(sarcopenia) [15]은 고령자의 신체 위약 지표 중 하나로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특히 고령자의 신체적 기능 장애와 우울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16].
한편, 2018년 세계보건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전세계 비만 유병률은 1975년 0.7%에서 2016년 5.6%로 증가하였으며[17], 2015년 기준 세계인구의 약 30%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며 이러한 현상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두드러졌다[18]. 비만은 각종 만성질환 및 성인병과 연관이 있어 고령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로 꾸준히 연구되고 있지만[19,20],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비만과 건강 관련 삶의 질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비만 클리닉을 방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비만과 삶의 질을 알아본 연구에서는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가 높을수록 신체적 기능 및 주관적 건강상태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21], 제5기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이용하여 분석한 다른 연구에서는 비만과 삶의 질에 일부 유의한 관계가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유의한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20]. 또한 노인복지관에 있는 65-85세 여성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비만과 삶의 질에 유의한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10]. 이와 함께 최근 연구는 고령자에서 단순 BMI만으로 비만도를 평가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22].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이용하여 20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남성과 여성의 비만이 건강 관련 삶의 질에 미치는 경로가 서로 다름을 밝혀, 비만과 삶의 질의 관계는 여러 요소들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23]. 이렇게 건강 관련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비교적 잘 알려진 악력 및 근감소증과 삶의 질과의 연관성이 명확하지 않은 비만은 특히 고령자에서 상호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24]. 비만과 악력의 관계에 대해 알아본 기존연구에서는 한국 노인의 주로 사용하는 손의 악력과 BMI 사이에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혔다[25].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제7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의 고령자 자료를 이용하여 다음의 두 가지를 확인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첫째, 노인층의 비만과 악력이 건강 관련 삶의 질과 관련이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둘째, 비만과 악력, 비만과 근감소증은 건강 관련 삶의 질과의 관계에 있어서 상호작용을 할 것인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연구 방법
연구대상
본 연구는 제7기(2016-2018) 국민건강영양조사 원시자료를 이용하여 대상자 24,269명 중 65세 이상 4,956명 가운데 통계분석 과정에서 필요한 주요 변수인 비만, 악력, 삶의 질에 대하여 무응답 혹은 응답거부 등 결측값을 제외한 4,119명의 대상자를 분석하였다.
주요변수
건강 관련 삶의 질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사용중인 EuroQoL Group이 개발한 EuroQol-5Dimension (EQ-5D)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본 측정도구는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 혹은 불편, 불안 혹은 우울의 5가지 항목을 사용하여, 각 항목에 대하여 3개의 범주(지장 없음, 다소 지장 있음, 일상활동에 지장 있음)로 응답한 후, 질병관리본부에서 실시한 질가중치 추정 연구를 통해 도출된 삶의 질 지수를 통해 −0.171부터 1의 범위로 삶의 질을 점수로 환산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삶의 질이 좋음을 의미하며, 본 연구에서는 5가지 항목과 이 점수를 이용하여 건강 관련 삶의 질에 대해 추정하였다[26].
비만은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신체계측 자료 중 신장과 체중 계측치를 활용하여,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BMI를 이용하여 계산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이를 다시 대한비만학회 기준에 근거하여 18.5 kg/m2 미만인 경우를 제외한 뒤, 25 kg/m2 이상인 경우 비만인 그룹으로, 18.5 kg/m2 이상 25 kg/m2 미만인 경우 정상 체중그룹으로 정의하였다[27].
악력 측정은 디지털 악력계(Takei Digital Grip Strength Dynamome-ter, TAKEI, Japan)를 통하여 이루어졌다. 악력 측정은 주로 쓰는 손부터 시작하여 양손에 각각 3회씩 총 6회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악력 값은 측정된 악력 값 중 최대값을 사용하였으며, 근감소증의 경우 아시아 근감소증 연구회의 기준을 적용했다[15]. 6회 측정된 악력 값의 평균이 남자는 악력지수 26 kg, 여자는 18 kg 이하인 경우 근감소증으로 정의하였다.
공변량
본 연구에서는 분석을 위해 연령, 성별, 결혼상태, 거주지역, 가구총소득, 교육수준, 직업, 고혈압 유병여부, 당뇨병 유병여부, 폭음여부, 흡연여부 등의 항목에서 활용가능한 변수들을 이용하였다. 연령은 연속형 변수로 사용하였고, 성별은 여성과 남성으로, 결혼상태는 현재 혼인상태인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미혼, 이혼, 사별 별거)으로, 거주지역은 동 혹은 읍 ∙면으로 나누었다. 가구총소득은 4분위(하, 중하, 중상, 상)로 나누어 분석하였고 교육수준은 초등학교 졸업 이하, 중학교 혹은 고등학교 졸업, 대학교 졸업 이상의 3그룹으로, 직업은 사무직(관리자 및 전문가, 사무종사자), 현장직(서비스 및 판매종사자, 농림어업 종사자, 그 외 현장 노동자), 무직(학생, 전업 주부 포함)의 3그룹으로 만들었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 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90 mmHg 이상인 경우, 혹은 고혈압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의 경우 고혈압이 있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당뇨병은 공복혈당이 126 mg/dL 이상 또는 의사진단을 받은 경우, 혹은 현재 혈당강하제를 복용하거나 인슐린 주사를 투여 받고 있는 사람의 경우 당뇨병이 있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폭음여부는 남자는 일주일에 2일 이상 7잔 이상 술을 마시는 경우, 여자는 일주일에 2일 이상 5잔 이상 술을 마시는 경우를 폭음으로 정의하여, 폭음인 그룹과 아닌 그룹으로 나누어 분석하였으며, 흡연여부는 현재 흡연자(평생 5갑 이상, 현재 흡연을 하는 사람)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만들어 분석하였다.
자료분석
본 연구는 자료 분석을 위해 SAS 9.4 (SAS Institute Inc., Cary, NC, USA)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복합표본분석을 시행하였다. 우선, 제7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제시된 층화변수, 집락변수, 통합가중치를 고려하여 비만여부에 따른 일반적 특성을 보기 위해 연령은 t-검정을 시행하였고, 평균(표준오차)으로 제시하였다. 그 외 성별, 결혼상태, 거주 지역, 가구총소득, 교육수준, 직업, 고혈압 유병여부, 당뇨병 유병여부, 폭음여부, 흡연여부 등은 카이제곱 검정을 실시하고 백분율(표준오차)로 제시하였다. 악력과 비만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3개의 모델을 제시했다. 각각 비만과 악력에 대해 모델 1은 연령 및 성별을 보정[28], 모델 2는 추가로 결혼상태, 거주지역, 가구총소득, 교육수준, 직업, 고혈압 유병여부, 당뇨병 유병여부, 폭음여부, 흡연여부 등을 보정한 뒤 복합표본 선형 회귀분석을 실시하여 베타계수(coeffi-cient beta, β) 및 표준오차를 제시하였다. 모델 3은 비만과 악력의 상호작용 효과까지 추가로 확인하였다. 이후 모델 2에서 악력을 5분위 그룹으로 나눈 후 추가 분석을 하였으며, 모델 3에 대해 사후적합통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또한, 악력에 의해서 평가된 근감소증과 비만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모델 2와 동일한 보정변수를 이용하여 복합표본 선형 회귀분석을 추가로 실시하였다. 통계적으로 유의수준이 0.05 미만인 경우에 유의한 것으로 간주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서울시립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를 면제받았다(IRB No. UOS 2020-10-005).
연구 결과
연구 대상자들을 비만 유무에 따라 나누어 분석한 결과, 대상자 중 약 38.87%가 비만이었으며, 연령이 낮을수록 현재 흡연자가 아니고 폭음을 하며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었으며 도시에 거주하는 비혼 여성인 경우 비만의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able 1). 악력의 경우 두 그룹 간의 유의한 차이는 없었으며, 삶의 질 점수는 유의하게 비만군에서 약 0.03점 더 낮았다.
악력과 비만이 각각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나이와 성별, 결혼상태, 거주지역, 가구총소득, 교육수준, 직업, 고혈압 유병여부, 당뇨병 유병여부, 폭음여부, 흡연여부를 보정한 후 알아본 결과 비만과 삶의 질은 음의 관계를 보였으며(β =-0.028, p <0.000), 반면에 악력과 삶의 질은 양의 관계를 보였다(β =0.003, p <0.000) (Table 2). 삶의 질에 대하여 악력과 비만의 상호관계를 분석한 결과, 양의 상호관계를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다(β =0.001, p =0.022). 추가로 비만 유병 여부에 따른 삶의 질과 악력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비만군이 정상체중군에 비해 악력이 낮은 구간에서 삶의 질 점수가 더 낮으며, 악력이 감소함에 따라 더 빠르게 삶의 질 점수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였다(Figure 1). 또한 악력이 높은 그룹의 비만군과 정상체중군 간의 건강 관련 삶의 질 점수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able 3). 건강 관련 삶의 질의 각 항목에 대한 악력과 비만의 상호관계 확인결과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 혹은 불편, 불안 혹은 우울의 5가지 항목 모두 유의하지 않아 따로 기술하지 않았다.
또한 근감소증과 비만, 삶의 질과의 관계에서 비만과 근감소증은 상호관계가 있었으며(p =0.019), 비만 유병 여부에 관계없이 근감소증이 있는 그룹의 삶의 질이 정상 그룹에 비해 낮았다(normal weight, p = 0.002; obesity, p <0.000) (Figure 2). 비만군에서는 근감소증이 있는 군이 정상군보다 삶의 질 점수가 0.05 낮은 반면, 정상체중군에서는 근감 소증이 있는 군이 정상군에 비해 0.02 낮았다. 또한 근감소증이 없는 비만군과 근감소증이 있는 정상체중군 사이에는 삶의 질 점수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 =0.61).
고 찰
본 연구는 65세 이상 고령자에서 비만과 악력이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비만과 악력은 삶의 질에 있어 유의한 관계를 보였으며, 상호작용 또한 확인되었다. 같은 악력수준인 경우에도 비만군은 정상체중군에 비해 악력이 낮은 구간에서 더 낮은 삶의 질 점수를 보였으며, 악력이 낮아질수록 삶의 질 점수가 더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높은 악력수준에서 이러한 통계적 유의성이 사라졌다. 게다가 근감소증의 유무에 따른 삶의 질 점수 차이가 정상체중군에 비해 비만군에서 더 큰 것을 확인하였으며, 근감소증이 있는 정상체중군과 근감소증이 없는 비만군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 비만과 삶의 질은 음의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어 여러 연구 결과 중 비만과 삶의 질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지지하는 결과를 얻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하였다. 첫째로, 비만은 그 자체로 여러 통증을 유발하고[29], 이는 인슐린 저항성이나 염증물질을 보정한 후에도 유의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30], 이러한 통증의 작용이 삶의 질을 감소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31,32]. 둘째는 비만에 의한 여러 합병증에 의한 삶의 질 저하이다[30]. 비만은 당뇨병 및 고혈압 이외에도 여러가지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며[19], 체중의 증가는 신체 활동량의 감소와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고[33], 이는 건강 관련 삶의 질의 여러 요소인 활동성, 일상생활 및 우울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악력과 건강 관련 삶의 질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이는 기존의 연구들과 일치하는 결과였다. 높은 악력은 전반적인 근력이 높고 체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고[15], 이는 높은 악력이 좋은 건강상태를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34]. 일반적으로 사람은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몸의 근육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5]. 근육량의 감소는 몸의 밸런스 유지 능력과 유연성을 저해하고[36], 이것은 고령자의 활동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더 나아가 낙상과 같은 부상을 일으켜 이들의 자립적인 생활 전반에 해로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37]. 부상에 의한 자립성의 상실은 노인의 삶의 질에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38]. 젊은 성인과 달리 노인의 부상은 만성적인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며, 이후 상실된 자립성을 회복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 결과 일상생활과 운동능력에 문제가 생기고 이는 다시 정신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32].
또한 비만과 악력의 상호관계를 확인하였으며, 낮은 악력 범위에서 같은 악력 대비 삶의 질은 비만군이 정상체중군에 비해 낮았으며, 악력이 낮아질수록 비만군의 삶의 질이 정상체중군에 비해 급격히 감소하였다. 고령자의 신체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근육량이 감소하고 지방은 축적되는 변화가 일어난다[24]. 저근육형 비만(sarcopenic obesity)은 체지방과 제지방을 함께 고려한 용어로 노화과정에서 체구성의 변화가 일어나는 고령자의 신체를 잘 반영하고 있다. 노화과정에서 일어나는 호르몬의 변화 및 조절장애는 근육량의 감소와 내장지방의 증가를 유발하며[35,39], 지방세포에서 나오는 다양한 염증유발 물질들은 다시 근육량을 감소시킨다[40]. 또한 비만한 노인은 활동성 및 유연성이 감소하고 이는 저조한 신체활동을 야기하여 전반적인 근력의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한편 낮은 악력은 영양의 부족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에[41,42], 악력이 낮으면서 비만한 고령자의 경우 영양의 불균형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할 수 있고 이것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이처럼 저근육형 비만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잘 밝혀져 있지만 삶의 질에서 악력과 비만의 상호작용에 대해 알아본 연구는 없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저근육형 비만과 비만 혹은 정상체중 사이에서 삶의 질에 관하여 알아본 연구에서, 정상체중과 비교하여 저근육형 비만이 삶의 질과 일부 유의한 관계가 있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악력과의 관련성이 아닌 X-ray 를 통해 얻은 팔과 다리의 근육량을 이용하여 저근육형 비만을 정의했다는 점에서 본 연구와 차이가 있었다. 또한 각각의 삶의 질 항목과의 관련성만을 보았을 뿐 전반적인 삶의 질과의 관계성을 확인하지 못한 한계를 보였다.
반면, 악력이 높은 그룹에서는 비만에 따른 삶의 질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으며, 근감소증이 없는 비만군과 근감소증이 있는 정상체중군 사이에는 삶의 질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비만의 정도가 동일함에도 건강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최근의 연구들을 지지하는 결과이다.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metabolically healthy obesity)은 일반적으로 비만(BMI >25 kg/m2)이면서 대사지수(혈압, 혈당, 혈중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또는 심혈관질환 여부 등)는 정상인 경우를 말한다[43].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에서 대사적으로 건강하며 비만하지 않은 그룹과 대사적으로 건강하며 비만인 그룹을 비교한 결과 심혈관질환 및 모든 종류의 사망률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44]. 또한 심폐체력(cardiorespiratory fitness)은 특정운동 시에 얻을 수 있는 최대 산소의 양으로, 메타분석을 한 최근 연구에서 비만하면서 심폐체력이 좋은 정상체중군과 비교하여 심폐체력이 좋은 과체중군과 비만군의 사망률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45]. 이와 함께 최근 국내에서 체질량지수가 젊은 층에서의 비만은 잘 반영하지만 고령자의 비만은 상대적으로 효과성이 낮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22]. 따라서 동일한 비만정도에서 악력을 고려하여 평가하는 것이 이러한 문제의 하나의 해결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는 몇 가지 제한점이 존재한다. 첫째, 본 연구는 단면연구로 삶의 질과 비만, 악력 그리고 악력에 의해 평가된 근감소증에 대하여 인과관계는 확인할 수 없다[46]. 하지만 일부 선행연구가 악력[47]과 근감소증[48]이 삶의 질을 낮춘다는 것을 보여준 반면, 역으로 삶의 질이 이러한 요인들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직접 혹은 간접적 연구들[49,50]을 고려하면 삶의 질은 비만, 악력 그리고 근감소증에 영향을 받는 건강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둘째, 비만과 근육감소증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이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지만 본 연구에서 비만 및 악력을 통한 근육감소증을 평가하는 방식이 비교적 간단하고 정확하여 이에 의의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한국의 65세 이상의 고령자만을 연구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결과를 다른 연령집단까지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비록 이러한 제한점이 존재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다음의 강점이 존재한다. 첫째로, 국민건강영양조사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국가단위 조사이므로 데이터 신뢰도가 높으며 대표성이 존재한다. 둘째로, 본 연구는 임상적으로 고령자의 건강을 예측함에 있어 주요 평가 요인들이 매우 간단하면서도 편리하여 활용도가 높다. 고령자의 경우 침습적이거나 복잡한 측정방식의 경우 거부감이 비교적 크기 때문에 본 연구가 대상자들의 건강 관련 삶의 질 평가방식에 도움을 주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외에서 악력과 비만에 대해 알아본 연구는 다수 있으나 둘의 상호작용을 통계적으로 확인한 연구는 없어 삶의 질에 대하여 악력과 비만의 상호작용을 알아보았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결 론
본 연구는 삶의 질에 관하여 비만과 악력 및 근감소증의 상호작용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특히 비만군이 악력이 낮은 범위에서 정상체중군에 비해 삶의 질이 더 낮으며 급속히 감소하는 것에 대하여, 이는 고령자의 영양문제나 활동성 및 일상생활 가능 여부 등을 나타내주는 지표로서 이러한 건강 취약층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악력이 높은 그룹에서는 비만 정도에 따른 삶의 질의 차이가 없었고, 근감소증인 정상체중군과 근감소증이 아닌 비만군 사이에는 건강 관련 삶의 질에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을 통해 비만 혹은 정상체중인 고령자가 좋은 악력상태를 유지하도록 권장하는 것이 노인의 건강 관련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Notes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