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사에 대한 일반인의 태도와 결정요인

Attitudes of the General Public towards Death with Dignity and Their Determinants

Article information

J Health Info Stat. 2021;46(2):230-237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1 May 31
doi : https://doi.org/10.21032/jhis.2021.46.2.230
Professor, Department of Sociology, Cheongju University, Cheongju, Korea
이정환
청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Corresponding author: Jung-Whan Lee 298 Daeseong-ro, Cheongwon-gu, Cheongju 28503, Korea Tel: +82-43-229-8297, E-mail: jungwlee@cju.ac.kr
Received 2021 March 16; Revised 2021 May 19; Accepted 2021 May 22.

Abstract

Objectives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plore attitudes of the general public towards death with dignity and to identify variables affecting the attitudes.

Methods

Data for the study were derived from the 2013 Korean General Social Survey which collected them from a national sample of 1,294 adults aged 18 and up who lived in households in Korea using face-to-face interviews with a structured questionnaire. The data were analyzed with descriptive statistics, bivariate analysis and logistic regression analysis.

Results

The rate of agreement with death with dignity was 76.1%. Among the variables in the study, religion, education, income, living standard, individualism and fatalism appeared to be significant in predicting the attitudes towards death with dignity.

Conclusions

Policies and programs for death with dignity need to develop in accordance with the attitudes of general people towards death with dignity.

서 론

현대 의료기술의 발전에 의해 과거에는 치료가 불가능했던 질환을 이제는 치료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의료적으로 말기 상황에 놓인 환자의 생명도 생명유지 장치를 통해 인위적으로 장시간 연장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기대수명도 1970년 62.3세에서 2019년 83.3세로 지난 반세기 동안에 20살이나 증가했다[1].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향상된 의료기술이 과거에는 심각했던 일부 중증질환에 대해 완전히 치료는 못하지만 병의 악화를 막거나 진행을 더디게 하고 또 상당히 오랜 치유기간을 필요로 함으로써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만성 질환으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또한 말기 상황에서 만성적인 고통이나 무의식 상태로 단지 생명연장 장치에 의해 수명만 연장하는 환자들의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집이 아닌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개인이 부담하는 의료비는 크게 증가했고 또한 자신의 의지에 상관없이 생명이 무의미하게 단지 생물학적으로만 연장되는 경향이 증가하게 되었다.

인간은 누구나 오래 살기를 원하지만 이러한 바람은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또 자신이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2]. 이 같은 관점에서 치유나 회복이 불가능한 말기 상황에서 장기적인 고통을 동반하거나 무의식의 상태로 무의미하게 생명을 기계적으로만 연장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삶의 질 그리고 경제적인 측면에 있어 부정적인 결과도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회생가능성이 없고 죽음이 임박한 환자에 대하여 자신의 결정으로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유지하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존엄사(death with dignity)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 제기되어 오고 있다[3].

현재 북미의 일부 주와 유럽의 일부 국가들에서는 존엄사를 법적으로 수용하고 있다[4]. 한국에서는 2016년 2월에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되어 2018년 2월 4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연명의료결정법은 의학적 판단으로 말기나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 대하여 연명의료를 시행 또는 중단할지를 환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결정을 법적으로 보호함으로써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여전히 존엄사에 대한 사회적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5]. 존엄사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현재의 연명의료결정법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지 않고 죽을 수 있는 길은 열었지만 여전히 적용에 있어 제한이 많기 때문에 의사조력의 죽음까지 포함하는 적극적인 존엄사의 도입을 주장한다[3]. 이에 반해 존엄사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존엄사를 통해 생명유지를 중단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생명의 존엄성과 가치를 훼손시키며 또한 존엄사가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연명의료결정법은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6].

존엄사에 대한 찬반 입장이 서로 양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존엄사의 태도에 대한 국내의 학술적인 연구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7]. 그나마 있는 기존의 연구들은 대부분 존엄사의 의료과정에 직접 연관된 의학 분야에서 의료인 및 임종 대상자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진행되어온 경향이 있다[812]. 하지만 존엄사는 일반인 모두에게 관련된 문제이며 또한 정책적이고 법적인 제도의 시행은 기본적으로 일반인의 의견에 바탕을 두어야 정당성과 실효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존엄사에 대한 일반인 태도를 알아보는 것은 중요할 뿐만 아니라 필요하다고 하겠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필요성에 근거해 존엄사에 대해 일반인들이 어떤 태도를 갖고 있으며 아울러 이러한 태도에 어떤 변수들이 영향을 주는가를 파악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존엄사는 건강이 악화되어 치유나 회복이 불가능하고 또 장기적인 고통을 동반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은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와 자율성을 상실한 채 거의 전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모든 것을 의존할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는 질병에서 오는 통증으로 인해 매순간이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13,14]. 이로 인해 당사자인 개인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상실하고 삶의 연장 자체가 무의미하고 오히려 고통을 가져온다고 느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기존의 연구들은 대체적으로 자신의 건강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장기간 병을 앓거나 불치의 병에 걸린 가족과 친지가 있는 사람이 존엄사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7,1416]

존엄사는 죽음에 대한 개인의 결정권을 존중하는 의미가 내포된 만큼 존엄사에 대한 태도는 개인과 집단을 어떻게 그리고 어느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같은 개인의 생각과 태 도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요인은 가치관이라고 할 수 있다. 가치관은 일반적이고 지속적인 믿음체계로서 사람들로 하여금 특정한 행동과 태도를 취하도록 이끄는 기준이다[17]. 이 같은 맥락에서 존엄사에 대한 태도도 하나의 개인적 태도로서 관련된 가치관에 의해 영향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존엄사에 대한 태도를 보다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집단의 관계에 대한 가치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개인과 집단의 관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개인적 가치관에는 개인주의, 위계주의, 운명주의, 평등주의가 있다[18,19]. 개인주의는 집단에 대한 통합과 규제 모두에 대해 부정적인 데 반하여 위계주의는 집단에 대한 통합과 규제 모두에 대해 긍정적인 가치관이다. 운명주의는 집단에 대한 통합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규제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며, 평등주의는 집단에 대한 통합에 대해 긍정적이지만 규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가치관이다.

존엄사에 대한 태도를 다루는 기존 연구들 가운데 일부는 성, 연령, 종교, 혼인상태, 교육수준, 경제적 수준과 사회인구학적 변수들도 어느 정도 존엄사에 대한 태도와 관련성이 있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성별로 남성이 여성보다 존엄사에 대해 더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며[20,21], 연령별로는 나이가 많을수록 존엄사에 대해 더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8,22]. 혼인상태에 있어서는 이혼이나 별거를 하는 사람이 미혼이나 기혼자에 비해 존엄사에 대해 더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며[23], 종교가 있는 사람이 종교가 없는 사람보다 그리고 개신교인과 천주교인이 타 종교인보다 존엄사에 대해 보다 부정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측면이 있다[9,21,23]. 경제적으로는 계층이 높을수록 그리고 교육수준도 높을수록 존엄사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경향이 있다[22,24,25]. 하지만 존엄사의 태도에 대한 또다른 연구들은 이들 사회인구학적 변수들 중 일부는 존엄사에 대한 태도와 관련이 없다는 결과를 제시하기도 한다[7,9,22,26].

본 연구는 이상의 논의에 근거하여 존엄사에 대한 태도 및 이러한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요인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가 지니는 목적은 다음과 같다.

  • (1) 일반인을 연구대상으로 삼아 존엄사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를 알아본다.

  • (2) 주요 변수별로 존엄사에 대한 일반인이 가지는 태도의 정도와 차이를 파악한다.

  • (3) 주요 변수들이 존엄사에 대한 일반인의 태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분석한다.

연구 방법

연구자료

본 연구는 2013년의 한국종합사회조사(Korean General Social Survey, KGSS)에서 수집한 자료를 이용하였다. KGSS는 성균관대학교 서베이리서치센터가 2003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전국의 모든 가구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다단계 지역확률표본추출(multi-stage area probability sampling)에 의해 선정한 표본을 대상으로 주요 사회적 주제들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조사이다. 이들 조사 가운데 본 연구에 관련된 존엄사에 대한 태도는 2013년의 조사에 포함되어 있다. KGSS는 추출된 표본에 대해서는 조사원이 대면면접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이러한 조사방법을 통해 KGSS는 확률표본추출방식과 높은 응답률을 지닌 대표성이 있는 자료를 제공한다. 2013년의 경우, KGSS의 응답자 수와 응답률은 각각 1,294명, 52%이다. 본 연구의 자료는 다소 시간이 경과된 측면이 있지만 존엄사에 대한 일반인의 태도에 관한 자료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대표성이 확보된 전국적인 조사에서 나왔기 때문에 존엄사에 대한 태도를 연구하는 데 있어 새롭고 유의미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측정도구

2013년 KGSS의 조사내용에는 본 연구의 주제인 존엄사에 대한 태도와 이와 관련될 수 있는 건강, 개인적 가치관, 사회인구학적 변수들이 포함되어 있다. 존엄사에 대한 태도는 ‘불치병의 환자가 있을 때, 환자 본인 혹은 환자의 가족이 원할 경우 담당 의사가 고통 없는 방법으로 그 환자의 생명을 중단시키는 것이 합법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라는 단일 문항에 대해 ‘허용되어야 한다’(찬성)와 ‘허용되지 말아야 한다’(반대)의 두 가지 응답으로 측정하였다.

존엄사가 불치의 심각한 질병상태에 놓인 환자에게 발생하는 사안인 만큼 본 연구는 존엄사에 대한 태도와 관련하여 개인의 건강에 대한 변수들을 연구에 포함시켰다. 이들 변수는 현재의 건강상태, 정신건강 위해요소(스트레스, 우울증, 자살 등)가 발생할 가능성, 성인병(암, 고혈압, 당뇨, 치매 등)이 발생할 가능성의 3가지로 구성하였다. 현재의 건강상태는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한 주관적 판단으로 ‘① 매우 좋다’에서 ‘⑤ 매우 나쁘다’의 5점 척도로 측정하였으며 이들 척도는 나중에 역부호화하여 분석하였다. 정신건강 위해요소와 성인병이 자신에게 발생할 가능성은 ‘① 전적으로 높다’에서 ‘⑦ 전혀 높지 않다’의 7점 척도로 측정한 다음 역부호화 하였다.

앞에서 논의한대로 존엄사가 개인의 삶에 대한 자기결정권과 관련되어 있는 만큼 본 연구에서는 개인과 집단에 대한 가치관을 존엄사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고려하였다. KGSS는 이러한 개인과 집단에 대한 가치관을 측정하기 위하여 Wildavsky and Dake [19]가 개발한 4가지 유형의 가치관 척도를 사용하였는데, 본 연구에서 이 척도의 신뢰도 값(Cronbach's α)은 0.65로 일반적인 수용기준인 0.6 이상의 수치를 다소 상회했다. 각 항목은 ‘① 매우 동의’에서 ‘⑤ 매우 반대’의 5점 척도로 측정하였는데, 이들 척도는 분석에서 역부호화 하였기 때문에 점수가 높을수록 각 가치관의 성향이 강하다.

사회인구학적 변수로 성, 연령, 종교, 혼인상태, 교육수준, 소득, 생활수준을 포함하였다. 성은 남녀로 구분하였고, 연령은 실제의 만 나이를 물어보았다. 종교는 종교없음, 불교, 개신교, 천주교로 나누었으며, 혼인상태는 미혼, 기혼/동거, 사별, 이혼/별거의 4개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교육수준은 무학에서 대학원까지의 학력으로 물어본 다음 표시된 학력은 나중에 실제 교육년수로 재부호화하여 분석하였으며, 소득은 월평균가구소득으로 측정하였다. 생활수준은 ‘① 아주 못 산다’에서 ‘⑤ 아주 잘 산다’의 5점 척도로 나누어 응답자의 주관적인 생활수준을 알아보았다.

자료분석

먼저 연구대상자의 기술적인 특성과 분포를 알아보기 위해 본 연구에서 사용되고 있는 변수들의 평균과 표준편차 및 비율을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본 연구의 변수들이 존엄사에 대한 태도에 대해 개별적으로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카이제곱검정에 바탕을 둔 이원적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 과정에서 연속형 변수인 연령, 학력, 소득, 생활수준, 건강상태, 정신건강 위해요소 발생가능성, 성인병 발생가능성, 개인적 가치관은 범주형 변수로 전환하였다. 이어서 전체적으로 본 연구의 독립변수들이 종속변수인 존엄사에 대한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파악하기 위해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자료분석을 위한 통계프로그램은 SPSS 24.0 (IBM Corp., Armonk, NY, USA)을 사용하였다.

연구 결과

연구대상자의 기술적 특성

본 연구의 변수별 연구대상자에 대한 기술적 특성은 Table 1에 나타난 바와 같다. 성별 비율은 남자 50.3%, 여자 49.7%로 비슷하며, 평균 연령은 44.3세이다. 종교는 무교 46.6%, 불교 23.0%, 개신교 21.3%, 천주교 9.2%의 순으로 분포되어 있다. 혼인상태는 기혼/동거 61.5%, 미혼 26.6%, 사별 6.6%, 이혼/별거 5.3%의 순으로 이루어져 있다. 교육수준은 초졸 9.0%, 중졸 6.2%, 고졸 28.1%, 전문대졸 14.6%, 대졸 36.2%, 대학원졸 5.9%로 분포되어 있는데, 이를 교육년수로 환산했을 경우에 평균은 13.6년으로 고졸의 교육년수인 12년보다 1.6년이 많은 편이다. 가구 월평균소득은 430만4천원이며, 연구대상자들이 느끼는 주관적 생활수준은 5점 척도에 2.79로 중간에 약간 못 미치는 정도이다. 연구대상자들의 주관적 건강상태는 5점 척도에 3.57로 중간보다는 약간 좋은 편이다. 연구대상자가 생각하는 자신의 정신건강 위해요소와 성인병 발생가능성은 각각 4.11과 4.28로 7점 척도의 중간 정도이다. 개인적 가치관을 5점 척도로 측정했을 경우, 개인주의 4.02, 위계주의 3.84, 운명주의 2.95, 평등주의 3.68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종속변수인 존엄사에 대한 태도에 있어 찬성의 비율은 76.1%, 반대의 비율은 23.9%로,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3배 이상 많았다.

Characteristics of respondents (n=1,294)

변수별 존엄사에 대한 태도

Table 2는 본 연구의 종속변수인 존엄사에 대한 태도가 변수별로 어 떻게 차이 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카이제곱검정을 실시한 결과를 담고 있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는 변수는 종교(p <0.05), 개인주의(p <0.001), 운명주의(p <0.01)이다. 종교별로 불교(80.9%)와 무교(77.0%)가 기독교인 개신교(72.6%)와 천주교(68.2%)에 비해 존엄사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더 가지는 측면이 있다. 가치관으로 개인주의적 성향은 높은 사람(80.3%)이 중간(68.4%)과 낮은 사람(62.1%)에 비해 존엄사에 대해 더 찬성하는 경향이 있다. 운명주의 또한 높은 사람(85.1%)이 중간(75.6%)과 낮은 사람(72.3%)에 비해 존엄사의 허용에 대해 더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Rates of favorable attitudes towards death

존엄사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본 연구의 독립변수들이 존엄사에 대한 태도에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했으며 이에 대한 결과는 Table 3에 제시되어 있다. 존엄사에 대한 태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변수는 종교의 천주교(p <0.05), 교육수준(p <0.05), 소득(p <0.001), 생활수준(p <0.05), 개인주의(p <0.001), 운명주의(p <0.01)로 나타났다. 천주교(OR=0.58)와 생활수준(OR=0.81)은 존엄사를 찬성할 확률을 낮추는 경향이 있다. 즉 천주교 신자는 종교가 없거나 다른 종교의 신자보다 그리고 자신의 생활수준이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존엄사를 덜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교육수준(OR=1.07), 소득(OR=1.01), 개인주의(OR=1.57), 운명주의(OR=1.32)는 존엄사를 찬성할 확률은 높여준다. 구체적으로 교육수준과 소득이 높을수록 그리고 개인주의와 운명주의의 성향이 높을수록 존엄사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Logistic regression on attitudes towards death with dignity

고 찰

본 연구는 존엄사에 대한 일반인의 태도를 파악하고 또 이러한 태도에 어떤 변수들이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관련된 내용을 조사한 2013년 KGSS의 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먼저 일반인들에 있어 존엄사에 대해 찬성하는 비율은 76,1%, 반대하는 비율은 23.9%로 나타나 찬성이 반대보다 3배 이상 월등히 많은 의견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 같은 존엄사에 대한 찬성의 비율은 비슷한 시기에 간호사와 특정 지역을 조사해서 나온 존엄사에 대한 80%대 이상의 찬성 비율보다는 다소 낮은 편이다[27,28].

존엄사에 대한 태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변수는 종교, 교육수준, 소득, 생활수준, 개인주의, 운명주의로 나타났다. 종교에 있어 천주교 신자는 종교가 없거나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 비해 존엄사를 덜 지지하는 성향이 있다. 이 같은 결과는 기존 종교 가운데 기독교가, 그리고 기독교에서도 천주교가 생명의 권리를 더 강조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나온 결과로 추정된다[29,30]. 존엄사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종교의 영향에 대해 대체적으로 국내의 연구에서는 일부[28]만 제외하고 종교가 존엄사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 변수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10,11,2931].

교육수준은 높을수록 존엄사를 지지할 확률이 높다. 이러한 결과는 보다 높은 수준의 교육이 개인에게 더 많은 자기결정권과 자유주의적인 지향을 갖게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해준다[30,32]. 교육수준과 존엄사에 대한 태도와의 관계에 대해 국내 연구는 상이한 결과를 보인다. 일부 연구[27]는 본 연구의 결과와 같이 학력이 높을수록 존엄사를 지지하는 결과를 보이는 반면에 다른 연구[11,31]는 학력과 존엄사에 대한 지지 간에 관련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 이 같은 차이는 잠정적이지만 연구대상자, 연구에 포함된 변수의 종류, 분석방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추정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객관적인 소득과 주관적인 생활수준은 존엄사에 대한 태도에 대해 상반되는 영향을 미친다. 가구소득이 많을수록 존엄사에 대한 찬성의 가능성이 높은 데 비해 자신의 생활수준이 높다고 느낄수록 존엄사에 대한 찬성의 가능성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소득이 많을수록 존엄사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결과는 국내의 다른 선행연구들과 일치한다[24,25]. 이 같은 소득과 존엄사에 대한 태도와의 관계에 대하여 사회경제적인 수준이 높을수록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권과 자신감을 더 가질 수 있다는 해석이 있을 수 있다[30,32]. 존엄사에 대한 태도에 대해 객관적인 소득과 주관적인 생활수준이 상반되는 영향을 미친 결과는 존엄사에 대한 태도에 관련된 연구에 있어 경제적인 요인은 객관적인 차원과 주관적인 차원으로 나누어 고려해볼 필요가 있음을 제시한다. 한편 교육수준, 가구소득, 주관적 생활수준은 존엄사에 대한 태도에 대해 이원적 분석에서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다원적 분석에서는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에 따라 존엄사에 대한 태도에 대한 연구에서 독립변수의 순수한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통제변수의 사용이 포함된 다원적 분석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개인적 가치관으로 개인주의와 운명주의의 성향이 높을수록 존엄사에 대한 지지의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결과는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옹호하는 자유주의적인 태도가 존엄사를 지지한다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유사하다[30]. 개인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옹호하는 입장인 만큼 개인주의가 강한 사람일수록 개인의 의사결정에 의해 선택되는 존엄사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운명주의는 주어진 사건을 운명이나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인간의 노력이나 시간이 현재의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다는 믿음이다[17]. 이러한 맥락에서 운명주의자들이 현실적으로는 회복이 불가능하거나 말기 상태에서 죽음을 운명이나 숙명으로 자연스레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 반면에 연명치료를 통해 삶을 인위적으로 계속해서 연장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존엄사가 불치의 심각한 질병상태와 관련된 만큼 본 연구는 존엄사에 대한 태도와 관련하여 현재의 건강상태, 정신건강 위해요소가 발생할 가능성, 성인병이 발생할 가능성의 3가지 개인의 건강에 대한 변수들을 연구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이들 변수 모두는 존엄사에 대한 태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자신의 건강이 심각하게 좋지 않은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존엄사가 큰 차이 없이 추상적으로 받아들여졌을 수 있고 또 건강에 대한 변수로서 선행연구들이 장기간 병을 앓 거나 불치의 병에 걸린 가족과 친지의 여부를 측정함으로써 본 연구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추정할 수 있겠다[1416,22,27]. 하지만 이에 대한 보다 정확한 설명과 해석은 건강에 대한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한 추가연구를 통해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결 론

본 연구는 존엄사에 대한 일반인의 태도와 또한 이러한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파악하기 위해 2013년 KGSS 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했다. 분석결과 일반인은 존엄사에 대해 76.1%라고 하는 높은 지지율을 나타냈다. 이 같은 존엄사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일반인들 사이에 존엄사를 수용하는 태도가 이미 널리 확산되었음을 의미한다. 민주사회에서 정부의 정책은 일반 국민들의 의견에 따라 이루어지는 만큼 존엄사에 대한 정책을 만들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존엄사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적인 태도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존엄사에 대한 태도에 대해 종교, 교육수준, 소득, 생활수준, 개인주의, 운명주의가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변수로 나타났다. 기존 연구와 비교할 때 본 연구의 일부 변수들은 다소 상이한 결과를 보인다. 이 같은 차이는 본 연구와 기존 연구 간에 있어 연구대상자, 연구에 포함된 변수의 종류, 분석방법, 조사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될 수 있지만 보다 명확한 차이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재확인할 필요가 있겠다.

본 연구는 존엄사에 대한 태도와 관련하여 드물게 대표성 있는 일반인을 연구대상으로 삼았고 또한 이러한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파악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 하지만 본 연구의 자료가 시간적으로 다소 경과된 측면이 있고 또한 사람들의 의견과 태도가 사회적 조건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본 연구의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밝혀둔다.

Notes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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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Table 1

Characteristics of respondents (n=1,294)

Variables Mean or % Characteristics1
Gender (%)
 Male 50.3
 Female 49.7
Age (y) 44.25 (16.61)2
Religion (%)
 No religion 46.6
 Buddhism 23.0
 Protestantism 21.3
 Catholicism 9.2
Marital status (%)
 Never married 26.6
 Married/Cohabiting 61.5
 Widowed 6.6
 Divorced/Separated 5.3
Educational level (%)
 Elementary school 9.0
 Middle school 6.2
 High school 28.1
 Junior college 14.6
 College 36.2
 Graduate school 5.9
 Mean schooling years 13.63 (2.68)
Monthly income (1,000 won) 4,304.01 (3,304.49)
Living standard 2.79 (0.77)
Health condition 3.57 (1.08)
Risk of mental disorder 4.11 (1.39)
Risk of adult disease 4.28 (1.35)
Personal values
 Individualism 4.02 (0.67)
 Hierarchy 3.84 (0.66)
 Fatalism 2.95 (0.81)
 Egalitarianism 3.68 (0.85)
Attitudes towards death with dignity (%)
 Agree 76.1
 Disagree 23.9
1

The numbers for gender, religion, marital status, educational level and attitudes towards death with dignity are proportions and the numbers for the other variables are means and standard deviations.

2

Numbers in parenthesis are standard deviations.

Table 2

Rates of favorable attitudes towards death

Variables Agreement (%) χ2
Gender 0.01
 Male 76.1
 Female 76.2
Age (y) 0.05
 18-39 75.8
 40-59 76.2
 ≥60 76.6
Religion 9.41*
 No religion 77.0
 Buddhism 80.9
 Protestantism 72.6
 Catholicism 68.2
Marital status 6.66
 Never married 74.2
 Married/Cohabiting 77.3
 Widowed 67.1
 Divorced/Separated 83.1
Educational level 2.12
 Middle school 72.1
 High school 77.5
 College 76.5
Monthly income 4.43
 Low 73.5
 Middle 75.7
 High 80.3
Living standard 0.70
 Low 77.5
 Middle 75.8
 High 74.4
Health condition 0.09
 Poor 75.8
 Moderate 76.7
 Good 75.9
Risk of mental disorder 1.29
 Low 77.8
 Middle 74.1
 High 75.8
Risk of adult disease 1.38
 Low 75.7
 Middle 73.8
 High 77.4
Individualism 23.65***
 Low 62.1
 Middle 68.4
 High 80.3
Hierarchy 1.64
 Low 77.8
 Middle 74.3
 High 77.5
Fatalism 10.84**
 Low 72.3
 Middle 75.6
 High 85.1
Egalitarianism 2.78
 Low 71.4
 Middle 75.0
 High 78.0
*

p<0.05

**

p<0.01

***

p<0.001.

Table 3

Logistic regression on attitudes towards death with dignity

Variables b SE OR 95% CI
Gender (ref.: female) −0.01 0.15 0.99 0.74-1.34
Age 0.01 0.01 1.01 1.00-1.02
Religion (ref.: no religion)
 Buddhism 0.24 0.20 1.27 0.86-1.88
 Protestantism −0.28 0.19 0.76 0.53-1.09
 Catholicism −0.54 0.24 0.58* 0.36-0.94
Marital status (ref. never married)
 Married/cohabiting −0.15 0.23 0.87 0.56-1.34
 Widowed −0.46 0.42 0.63 0.28-1.43
 Divorced/separated 0.35 0.40 1.42 0.65-3.13
Educational level 0.06 0.03 1.07* 1.00-1.13
Monthly income 0.01 0.00 1.01*** 1.00-1.01
Living standard −0.21 0.11 0.81* 0.66-0.99
Health condition −0.05 0.08 0.95 0.82-1.10
Risk of mental disorder −0.03 0.07 0.97 0.85-1.10
Risk of adult disease 0.01 0.07 1.01 0.88-1.16
Individualism 0.45 0.11 1.57*** 1.26-1.95
Hierarchy −0.05 0.12 0.95 0.75-1.20
Fatalism 0.28 0.09 1.32** 1.10-1.58
Egalitarianism 0.02 0.09 1.02 0.85-1.21

SE, standard error; OR, odds ratio; CI, confidence interval; ref., reference.

*

p< 0.05

**

p< 0.01

***

p<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