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의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 요인
Affecting Factors on Sleep Quality in Foreign Workers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aimed to identify effects of stressors and psychological adaptation of foreign workers on sleep quality.
Methods
Data from 97 participants at the Busan Foreign Residents Center were included in the final analysis. The questionnaire consisted of sociodemographic characteristics, health behaviors, job related characteristics, stressors, psychological adaptation, and sleep quality. Hierarchical linear regression analysis was performed to identify factors affecting sleep quality using SPSS 28.0 program.
Results
There was no significant difference in sleep quality according to demographic characteristics such as gender, age, and education. In the case of health characteristics, sleep quality was poor when current or past smoking and subjective health status were moderate or unhealthy. As a result of the correlation analysis among stressors, psychological adaptation, and sleep quality, sleep quality was positively correlated with family stress (r=0.21, p <0.05) and psychological adaptation (r=0.34, p <0.01). As a result of hierarchical linear regression analysis, non-smoking (β =-0.25, p <0.05) and salary of 1.5 million won or more (β =-0.34, p <0.001) were factors that improved sleep quality, while psychological adjustment difficulties (β = 0.33, p <0.01) was a factor that deteriorated the quality of sleep.
Conclusion
We confirmed that smoking status, wage level, and psychological adjustment are important factors affecting sleep quality. It is proposed to operate a comprehensive mental health program for improvement of sleep quality for foreign workers.
서 론
출입국자 및 체류외국인통계에 의하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19년 2,524,656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며, 2020년에는(COVID-19의 영향으로) 다소 감소한 2,036,075명으로 전체 국민 인구 대비 외국인 비율은 3.9%이다[1]. 국내에 장기체류자격으로 유입된 저숙련 외국인 근로자(기술연수, 기업투자, 계절근로, 비전문취업, 선윈취업, 방문취업)는 2010년 8월 말 기준 279,796명에서 2021년 8월 말 기준 379,379명으로 약 74% 증가하였다[2,3].
우리나라 헌법 및 국제이주기구는 건강권 보장에 대해 명시하고 있으며, 최근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의 건강권도 강조되고 있다[4]. 그러나 외국인 근로자는 취약한 노동 및 주거환경, 언어 및 문화적응의 어려움, 가족과의 분리 및 자녀 교육문제 등이 건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5]. ‘코리안 드림’을 꿈꾸던 외국인 근로자들은 한국 입국 전 생각했던 노동환경과는 너무 다른 가혹한 노동환경을 경험하면서 실망과 절망감을 느끼고, 가족 또는 자국에 대한 그리움까지 더해지며 이는 스트레스 및 자살률을 증가시키기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6].
일상생활에서 건강유지의 핵심은 휴식과 수면이다. 특히 수면은 신체적 기능을 유지하고 심리적 기능을 강화하는 중요한 건강 관련 요소로 수면 문제가 있는 경우 민감, 불안, 행동 이상, 인지기능 손상, 통증의 내성감소, 과식, 비만 등의 건강문제가 발생하여 일상활동의 질이 떨어진다[7]. 뿐만 아니라 낮은 수면의 질은 과도한 주간 피로, 낮은 업무 능력, 사고율 증가와 같은 2차적 영향을 갖는다[8].
수면의 질에 대한 국내 연구는 성인[9], 노인[10], 청소년[11], 대학생[12], 환자[13], 교대근무자[14,15], 제조업 사업장 근로자[15,16] 등 일반 인구에서부터 근무환경이 취약한 근로자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으나,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 요인을 파악한 연구는 드문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는 외국인의 특수성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나 심리적인 적응 문제를 들 수 있다. 스트레스원으로는 업무상 요구사항이 근로자의 능력이나 지원, 요구와 일치하지 않을 때 생기는 유해한 신체적 정서적 반응으로 정의되는 직무스트레스[17], 조직구성원이 자신의 직무 수행과정에서 공정하게 처우 받고 있는지와 직무와 관련된 제반 변인들에 대하여 공정하게 처리되는지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 정도를 바탕으로 한 조직공정성[18], 문화적 충격과 차별감에 대한 인지, 대인관계 갈등을 의미하는 문화적응스트레스[19], 가족 간의 갈등, 가족의 안전, 건강문제와 같이 가족과 관련한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가족스트레스[20]가 주요한 스트레스원이 될 수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불공정하다고 인지하는 것은 보상에 따른 만족감과 미래생활에 대한 노력 정도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9]. 외국인 근로자의 문화적응스트레스는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증가하는 경제적 압박과 더불어 우울이나 불안, 초조와 같은 정신적 건강문제 뿐만 아니라 식욕상실과 같은 신체적 증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19]. 현재의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단순기능직 단기 체류자의 정주 금지와 가족 동반 불허가 적용된다. 외국인 근로자는 한국문화에 적응하며 한국에서 살아도 가족을 초청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가족분리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 또한 외국인 근로자의 스트레스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20].
한편, 심리적 적응은 이주자가 새로운 문화 환경에서 느끼는 삶의 변화에 대한 정서적 반응으로서 이주사회에서 느끼는 안녕이나 만족감[21,22], 정신적 억압이나 불안, 긴장, 피로 등과 같은 감정 상태나 주관적 안녕감을 의미한다[22]. 외국인 근로자가 겪는 심리적 적응 문제는 생산성 저하, 각종 사고 및 이직의도에 영향을 미치며[18,22,23], 더 나아가 사회적 갈등과 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있으므로[24] 기업과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25].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외국인 근로자의 스트레스와 심리적 적응이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외국인 근로자의 스트레스원 및 심리적 적응과 수면의 질과의 관계를 규명하여 외국인 근로자의 정신건강 프로그램의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연구 방법
연구대상
본 연구는 외국인 근로자의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한 기초연구로 캄보디아, 필리핀, 네팔, 파키스탄에서 온 근로자 중 모국어로 소통이 가능하고, 연구에 참여의사를 밝힌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연구대상자 수는 G-Power 3.1.9.2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F tests 기준으로 효과 크기 0.4, α error 0.05, power (1-β error) 0.95로 했을 때 100명이 산출되었다. 연구대상자는 비확률 표본추출법 중 편의표본추출을 통해 조사하였으며, 부산외국인주민지원센터 내소자를 대상으로 연구대상자에게 연구목적을 설명한 후 자발적인 참여의사가 있는 경우 서면동의를 얻어 진행하였다. 3개 언어로 설문문항을 개발하여 2020년 7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전문통역가에 의한 면대면 설문조사를 시행하였다. 총 100명이 조사에 참여하였으며, 연구대상자 동의 절차에서 재사용을 허락한 대상자 가운데 불성실한 3명의 설문지를 제외하고 97명의 자료를 분석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본 연구의 모든 절차는 동서대학교의 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를 얻어 시행되었다(IRB No.: 1041493-A-2020-008).
측정도구
연구를 위한 설문지는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인구사회학적 특성 및 근무특성 17문항, 스트레스원 및 심리적 적응 32문항, 수면의 질 19문항, 건강행태 6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수면의 질
수면의 질을 측정하기 위한 도구로 개발된 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수(Pittsburge Sleep Quality Index, PSQI) [26]는 7개 영역인 주관적인 수면의 질,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 수면 지속시간, 수면과 관련된 문제, 일상적인 수면의 효율성, 낮 동안의 기능부전, 수면 약물 사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역의 총 합은 0-21점까지 분포하며 총 점수가 높을수록 수면의 질이 낮음을 의미한다. 원도구에서의 신뢰도(Cronbach's α)는 0.84이었고, 본 연구에서는 0.77이었다.
스트레스원
스트레스원으로 조직공정성, 문화적응스트레스원, 가족스트레스원을 포함하였다. 조직공정성은 외국인 근로자가 동일 직장의 한국인 동료와 비교한 공정성으로 임금, 근로시간, 노동강도의 3문항으로 측정하였다. 문화적응스트레스는 외국인노동자가 느끼는 문화적 충격과 차별감에 대한 인지와 대인관계 갈등을 의미한다. 설문문항은 총 15개의 문항으로 원도구 Cho [27]의 연구에서의 신뢰도는 0.84이었다. 가족스트레스원은 가족 간의 갈등이나 가족의 안전과 건강문제 등 가족과 관련한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의미한다. 총 3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Yun and Park [28] 연구에서의 신뢰도는 0.76이었다.
심리적 적응
심리적 적응은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 및 심리·정서적 반응으로 정의할 수 있다. 총 8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Yun and Park [28] 연구에서의 신뢰도는 0.79이었다.
자료분석
수집된 자료는 SPSS 28.0 (IBM Co., Armonk, NY, USA)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분석하였으며, 통계적 유의성은 p <0.05로 설정하였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대하여는 기술통계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인구사회학적 특성, 건강특성, 근무특성과 수면의 질의 관련성을 파악하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과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스트레스원 및 심리적 적응과 수면의 질 간의 관련성을 파악하기 위해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파악하기 위하여 위계적 선형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연구대상자의 특성
연구대상자의 특성을 기술통계 분석한 결과는 Table 1에 제시하였다. 인구사회학적 특성으로 성별은 남성이 56명(58.3%), 여성이 40명(41.7%)이었다. 평균연령은 33.7±8.7세이었고, 평균 교육연수는 3.6±4.2년이었다. 국적은 캄보디아와 필리핀이 각각 30명(30.9%), 파키스탄이 27명(27.8%), 네팔이 10명(10.3%)이었다. 평균 거주기간은 8.1±6.5년이었고, 혼인상태는 결혼 및 동거가 65명(67.0%)으로 가장 많았다. 비자유형은 외국인 근로자가 41명(45.1%)으로 가장 많았다. 건강특성의 경우 대부분은 비흡연자이었으며(80.2%), 월 1회 이상 음주자가 46명(51.7%)이었다. 운동의 경우 전혀 안함이 48명(50.5%)이었고, 규칙적 식사여부는 65명(68.4%)이 5일 이상 규칙적 식사를 실천하였다. 연구대상자의 대부분은 보통 이하(74.0%)의 주관적 건강상태를 가진 것으로 응답하였다. 근무특성의 경우 근무업종은 제조업이 68명(77.3%)으로 가장 많았다. 사업장 규모는 50명 이하가 69명(71.1%)으로 소규모 사업장에 종사하고 있었다. 한국 내 평균 근무기간은 5.9±4.5년이었다. 임금은 68명(75.6%)이 150만 원 이상이라고 응답하였다. 평균 이직횟수는 3.8±2.6회이었고, 42명(67.7%)은 이직횟수가 3회 이상이라고 응답하였다. 스트레스원 및 심리적 적응의 경우 조직공정성은 평균 9.2±1.9점이었고, 문화적응스트레스는 49.4±9.1점이었다. 가족스트레스는 8.4±2.6점, 심리적 적응은 24.9±5.7점이었다. 연구대상자의 수면의 질 점수는 평균 4.7±2.3점이었다.
연구대상자의 특성과 수면의 질 관계
연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건강특성 및 근무특성과 수면의 질의 관련성 분석 결과는 Table 2에 제시하였다. 인구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수면의 질 점수는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건강특성 중 흡연과 주관적 건강상태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는데, 비흡연자(4.4±2.2점)에 비해 현재 또는 과거흡연자(5.8±2.8점)의 수면의 질이 낮았다(p = 0.018). 주관적 건강상태는 보통 또는 불건강하다(5.0±2.5점)고 인식하는 경우에 비해 건강하다(4.0±1.5점)고 인식하는 경우의 수면의 질이 양호하였다. 근무특성에 따른 수면의 질 점수는 사업장 규모와 임금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즉, 사업장 규모가 50명 이하(5.1±2.5점)에 비해 51명 이상(3.7±1.8점)에서 수면의 질이 양호하였으며, 임금은 150만 원 미만(6.0±3.0점)에 비해 150만 원 이상(4.3±2.0점)에서 수면의 질이 양호하였다.
스트레스원 및 심리적 적응과 수면의 질의 상관분석 결과, 수면의 질은 가족스트레스(r=0.21, p <0.05)와 심리적 적응(r=0.34, p <0.01)과 양의 상관성이 있었다. 심리적 적응은 모든 변수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는데, 수면의 질(r=0.34, p <0.01), 조직공정성(r=0.31, p <0.01), 문화적응스트레스(r=0.49, p <0.01), 가족스트레스(r=0.27, p <0.01)와 양의 상관성이 있었다(Table 3).
가족스트레스와 심리적 적응이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
가족스트레스와 심리적 적응이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위해 건강특성 중 흡연상태와 주관적 건강상태를 통제하고, 근무특성 중 사업장 규모, 임금 수준을 통제하여 위계적 선형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Table 4). 모형 I은 흡연상태, 주관적 건강상태, 사업장 규모, 임금수준이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고, 모형 II는 독립변수에 가족스트레스와 심리적 적응을 추가로 투입하여 건강특성과 근무특성을 통제한 후에도 가족스트레스와 심리적 적응이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였다. 분석 결과, 모형 I은 F=6.16 (p <0.001), 모형 II는 F=6.50 (p <0.001)로 회귀모형의 적합성을 확인하였다. 모형 I 과 모형 II 모두 공차는 0.1 이상, 분산팽창요인은 10 미만으로 변수들 간의 다중공선성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모형 I의 수정된 R2은 0.19, 모형 II의 수정된 R2은 0.28로 0.09 증가하였다. R2의 F 변화량이 5.76 (p = 0.005)로 분석되어 통제변수 투입 후 독립변수가 종속변수를 설명하는데 통계적으로 유의하다고 할 수 있다. 모형 II에서 가족스트레스의 회귀 계수 검정 결과, 건강특성과 근무특성을 통제한 후 가족스트레스가 수면의 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심리적 적응의 회귀 계수 검정 결과, t=3.16 (p = 0.002)로 심리적 적응이 수면의 질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심리적 적응(β = 0.33, p <0.01)에 어려움이 클수록 수면의 질이 나빠짐을 확인하였다.
고 찰
본 연구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인구사회학적 특성, 건강특성, 근무특성, 스트레스원 및 심리적 적응에 따른 수면의 질을 파악하고, 수면의 질과 관련된 요인을 살펴봄으로써 향후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본 연구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수면의 질 점수는 4.7점이었고,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5점을 기준으로 5점 이상을 ‘불량’, 5점 미만을 ‘양호’로 구분했을 때 33명(34.0%)이 수면의 질이 ‘불량’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일반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19-64세 성인의 수면의 질 평균인 5.7점[9]과 제조업 사업장 남성 근로자들의 수면의 질이 ‘불량’한 군이 345명(40.3%)[16]보다 양호한 수준이었다. 또한 말레이시아의 미얀마 이주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수면의 질 연구에서[29], PSQI 5점 이상인 수면의 질이 ‘불량’한 군은 전제 216명 중 135명(62.5%)으로 본 연구보다 수면의 질이 낮았다. 그러나 중국의 서비스산업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1,756명을 대상으로 한 수면의 질에 대한 대규모 단면 연구결과, 수면의 질 ‘불량’ 유병률(PSQI 5점 이상)은 25.4% (446명)로[30] 본 연구에 비해 수면의 질이 양호하였다. 이와 같이 수면의 질은 연구대상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이는 연구대상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건강특성, 근무특성,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는 수면의 질과 관련된 요인으로 인구사회학적 특성, 건강특성, 근무특성, 스트레스원 및 심리적 적응을 고려하였으며, 위계적 선형 회귀분석 결과 현재 또는 과거흡연, 150만 원 미만의 임금, 심리적 적응의 어려움이 나쁜 수면의 질에 영향을 주었다. 연구결과를 구체적으로 고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구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수면의 질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성별, 연령, 교육연수에 따른 수면의 질에는 차이가 없었다. Yi [9] 연구에서 단순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는 성별에 따른 수면의 질 차이를 확인하였으나, 다중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 성별에 따른 수면의 질 차이가 없어 본 연구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대학생, 노인 등 다양한 인구집단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수면의 질이 낮다고 보고하고 있고, 성별에 따라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차이가 있음을 보고하였다[31–33]. 따라서 향후 충분한 표본크기를 확보한 대표성 있는 외국인 근로자 집단을 대상으로 성별에 따른 수면의 질 차이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
둘째, 건강특성에 따른 수면의 질 차이를 분석한 결과, 현재 또는 과거 흡연과 주관적 건강상태가 보통 또는 불건강일 때 수면의 질이 나빴다. 건강특성과 수면의 질에 대한 연구는 많이 보고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미얀마 이주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수면의 질 관련 연구에서 수면의 질 저하와 관련 있는 변수로 체질량지수(odds ratio, OR: 0.46)가 있었으나[29], 명확한 인과관계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33,34]. 흡연은 불면증과 같이 수면의 질을 낮추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35]. 외국인 근로자 대상 연구에서 흡연자에서 나쁜 수면의 질 위험이 1.29배(95% confidence interval, CI: 0.67-2.47) 높았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고[29],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단순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는 흡연과 수면의 질의 연관성이 있었으나, 성별과 연령을 보정한 후에는 유의성이 없어졌다[9]. 흡연의 특성상 흡연기간과 흡연량에 따라 수면의 질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흡연은 운동, 음주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향후 흡연과 수면의 질에 대한 심층적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알코올은 전통적으로 이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과도한 음주는 수면의 질을 낮추는 것으로 보고된다[36].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현재 음주군에서 비음주군에 비해 나쁜 수면의 질(PSQI 8점 이상)의 위험이 3.29배(95% CI: 1.01-10.69) 높았다[15].
셋째, 근무특성에는 근무업종, 사업장 규모, 한국 내 근무기간, 임금, 이직횟수가 포함되었으며, 사업장 규모와 임금이 수면의 질과 유의한 관련성이 있었다. 말레이시아의 미얀마 이주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수면의 질 관련 연구에서 수면의 질 저하와 관련 있는 변수로 기술 수준(OR: 0.28), 교대근무(OR: 3.39), 주당 근무 일수(OR: 2.32), 하루 근무시간(OR: 2.31), 업무와 관련한 육체적 피로(OR: 2.30)가 있었다[29]. 또한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수면의 질 연구에서, 주당 40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 살충제 노출, 높은 우울감이 낮은 수면의 질과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되었다[37]. 연구마다 분석에 사용된 변수에 차이가 있으나, 공통적으로 열악한 근무환경 및 근무특성이 낮은 수면의 질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외국인 근로자의 근무환경 및 근무특성을 개선시키는 노력과 함께 종적 연구를 통해 근무환경과 근무특성 중 특히 어떤 요인이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도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넷째, 스트레스원 및 심리적 적응과 수면의 질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 가족스트레스와 심리적 적응이 수면의 질과 양의 관련성이 있었다.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결혼한 가족에게 경제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은 심리적 적응에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 선행연구에서는 심리적 적응은 성별, 국적 등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차별 경험과 같은 상황에 따라 다르며, 삶의 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25]. Yun and Park [28]의 연구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직무스트레스원인 심리적 계약위반과 문화적응스트레스원인 대인관계의 어려움이 이직의도에 양의 관련성이 있었고, 외국인 근로자의 심리적 적응 측면에서의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에서는 문화적응의 세 가지 주요 이론인 스트레스 대처적 접근, 문화학습적 접근, 사회인지적 접근에 근거하여 분석하였다[25]. 스트레스 대처적 요인에서 한국생활의 어려움은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집안일을 부탁할 한국인이나 돈을 빌릴 모국인과 같은 사회적 지지는 외국인 근로자의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Yun and Park [28]의 연구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직무스트레스원(심리적 계약위반)과 문화적응스트레스원(대인관계의 어려움)이 각각 이직의도에 양의 관련성이 있었고, 외국인 근로자의 심리적 적응(부정적 반응)은 외국인 근로자가 받는 스트레스원과 이직의도와의 관계에서 부분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스트레스원과 이직의도와의 관계에서 직장동료의 사회적 지지는 문화충격에 의한 스트레스와 가족스트레스가 이직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8]. 외국인 근로자들이 차이나타운과 같이 특정 지역에 밀집하여 거주하는 공동체적인 모습을 띄는 이유 중 하나가 서로 간의 사회적 지지와 유대를 통하여 적응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따라서 제도적 틀 안에서 사회적 지원과 지지의 확대를 통한 가족스트레스와 심리적 적응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향후 외국인 근로자의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그들의 건강권 확대를 위해 지자체, 학계 전문가, ‘외국인지원주민센터’ 및 ‘(사)이주민과함께’와 같은 민간단체가 협력하여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건강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지원, 운영, 평가할 것을 제언한다.
마지막으로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위계적 선형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흡연상태, 임금수준, 심리적 적응이 유의하였다. 즉, 비흡연과 150만 원 이상의 임금은 수면의 질을 높이는 요인이었고, 심리적 적응의 어려움은 수면의 질을 낮추는 요인이었다. 소방공무원을 대상 연구에서는 소방공무원의 업무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우울감, 불안감, 충격적인 사건의 경험, 직무스트레스, 교대근무, 알코올 사용 등 다양한 요소를 포함하여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현재 알코올 사용군에서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나쁜 수면의 질(PSQI 8점 이상)의 위험이 3.29배(95% CI: 1.01-10.69) 높았다[15]. 이와 같이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에도 다양한 직종에 따라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다를 수 있으므로, 향후 조직의 특성을 고려한 다층모형연구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 첫째, 부산외국인주민지원센터 내담자 중 편의표본추출을 통해 조사되었고, 4개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만 포함되었으므로 연구결과를 전체 외국인 근로자에게 일반화하는 데에는 제한점이 있다. 둘째, 경제상태 등 인구사회학적인 특성을 고려한 심층 연구와 흡연과 음주의 유무 뿐 아니라 흡연과 음주의 기간 및 양, 직종별 특성을 고려한 변수를 추가로 고려하여 심리적 적응이 수면의 질에 미치는 독립적인 영향을 규명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결 론
본 연구를 통해 비흡연, 150만 원 이상의 임금은 외국인 근로자의 수면의 질을 높이는 요인이었고, 심리적 적응이 어려울수록 수면의 질을 낮추는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이 결과를 토대로 할 때, 지자체, 학계 전문가, 민간단체가 협력하여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금연프로그램의 효과평가, 임금수준의 적정성에 대한 정책적 연구, 심리적 적응 프로그램 효과평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수면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포괄적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속적으로 환류하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