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업인의 쯔쯔가무시증 발생률: 농업인안전보험자료를 이용하여
The Scrub Typhus Incidence Rate of Agricultural Workers in South Korea: Using Farmers’ Safety Insurance Data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Objectives
We investigated the incidence rate of Scrub typhus in farmers.
Methods
Data were obtained from 2016 to 2021 in the farmers’ safety insurance from NongHyup Life Insurance. The incidence was defined as a newly diagnosed patients with Scrub typhus in 2016-2020. The incidence rate was confirmed by sex, age and administrative districts.
Results
The age-standardized incidence rate of Scrub typhus was 115 per 100,000 people from 2016 to 2020. The crude rate was presented to be 8.9, 43.8, 79.9, 127.2, 156.3, and 174.3 per 100,000 people, respectively, in the 40s to 80s or over. According to administrative districts, the highest crude rate was 201.6 and 193.0 per 100,000 people in Jeonnam and Gyeongnam, respectively, and the lowest crude rate was 6.0 per 100,000 people in Gangwon. And the monthly incidence was 54.3% in November and 32.0% in October, concentrated in autumn.
Conclusions
The age-standardized incidence rate of Scrub typhus in Korea was 115.1 per 100,000 people, and it occurred more frequently in the southern regions in terms of administrative districts and increased with age. Based on this, it is thought that it will be helpful in establishing a management plan to prevent Scrub typhus.
서 론
쯔쯔가무시증은 설치류에 기생하는 털진드기(Leptotrombidium mite)가 매개하는 Orientia tsutsugamushi 균에 의해 발생하며, 법정감염병 분류기준 제3군 감염병에 속하는 국내 대표적인 가을철 열성질환 중 하나이다[1,2]. 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중국, 한국, 남서태평양의 섬, 북부 호주까지 광범위하게 발생하였다[3]. 최근 태평양에 인접한 남아메리카의 칠레에서도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4]. 국내 쯔쯔가무시증의 발병자는 1998년 이전까지는 300명 이하였으나, 2000년 1,785명으로 급속도로 증가하여, 최근 5년간(2016년 11,105명, 2017년 10,528명, 2018년 6,668명, 2019년 4,005명, 2020년 5,915명) 연평균 7,000명 이상의 환자가 보고되었다[5,6].
쯔쯔가무시증 발병자 증가의 중요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 따르면 지구의 산업화, 도시화, 온실효과에 따른 온난화로 생물의 종과 개체수 변화가 전반적인 감염병에 영향을 미치고 진드기, 모기 등과 같은 감염병 매개체의 활동 시기와 분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보고하였다[7]. 온도 변화에 따른 전염병 발생을 예측한 국내 연구 결과에서도 온도가 섭씨 1도 상승할 경우 쯔쯔가무시증 발생이 5.98%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었다[8].
쯔쯔가무시증은 가을 수확 작업이 이뤄지는 시기에 많고, 발생한 환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밭농사, 나물채취 등 주로 땅이나 풀밭에 않거나 가까이 접촉하여 일하는 농작업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쯔쯔가무시증 발생은 농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9–12]. 인접 국가인 일본과 대만에서도 고령이면서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농업활동을 하는 사람에게 쯔쯔가무시증의 발생비율이 높았다[13–15].
국내 쯔쯔가무시증 발생률과 관련하여 전 국민 자료를 이용한 Kim [16]에서는 질병관리청의 감염병감시체계 자료를 이용하여 2001-2013년에 쯔쯔가무시증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쯔쯔가무시증의 연령표준화발생률을 확인하였지만 최근 발생 현황은 아니며 쯔쯔가무시증 발병자 특성상 대부분 농업인 임을 고려하면 국내 농업인의 전반적 현황을 파악하기에는 충분치 않았다.
농업인의 감염병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국내 농업인의 쯔쯔가무시증 발생 현황을 파악하고 정책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로 제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본 연구는 농업인안전보험자료를 이용하여 국내 농업인의 연령별, 지역별, 시기별 쯔쯔가무시증 발생 현황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연구 방법
분석 대상 데이터
본 연구의 자료는 농업인안전보험에 의하여 가입 및 보상이 이루어진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였다. 농업인안전보험은 만 15-87세의 영농활동에 종사하는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며, 사업을 관장하는 곳은 NH농협생명이다. 이에 NH농협생명으로부터 제공받은 최근 6년간(2016년 1월 1일-2021년 12월 31일)의 자료인 가입(2016년: 685,005건, 2017년: 655,576건, 2018년: 751,456건, 2019년: 790,491건, 2020년: 821,429건)과 보상지급(2016년: 143,963건, 2017년: 132,180건, 2018년: 160,276건, 2019년: 192,331건, 2020년: 242,825건, 2021년: 283,613건) 청구 자료를 이용하여 연령, 접수번호, 접수지역 및 중복 등 그 밖의 필요한 자료가 불충분한 것을 제외하고 분석 대상에 포함하였다. 또한, 농업인안전보험의 가입형태 중 ‘부부형’의 경우 가입은 1건이지만 실제 가입된 사람은 2명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가입자료 3,980,505명과 보상지급자료 141,246명의 자료를 최종 분석에 이용하였다. 쯔쯔가무시증의 진단은 ‘제8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The 8th edition of Korean Standard Classification of Diseases, KCD-8)에 진단코드인 ‘ A753’이 청구 자료에 기록된 경우로 정의하였다.
분석방법
본 연구에서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의 쯔쯔가무시증 조율과 연령표준화발생률을 산출하였다. 쯔쯔가무시증 발생 년도의 경우 보험 청구에 따른 지급이 익년까지 주로 이뤄지므로 매 2년간의 청구 자료를 통합하여 발생 시기를 확인하였다. 발생자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쯔쯔가무시증에 한 번이라도 진단받아 농업인안전보험에 청구한 사람이며, 조율은 5년간(2016-2020년) 쯔쯔가무시증이 발생한 농업인을 동일 기간 농업인안전보험에 가입된 농업인으로 나누어 계산하였다. 또한, 성별, 연령 및 지역 간 발생 현황 비교를 위해 표준인구를 2015년 농림어업총조사의 연령구조를 반영하여 조율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직접표준화방법으로 연령표준화발생률을 계산하였다.
월별 발생 증감 추세를 확인하기 위해 5년간(2016-2020년) 발생한 쯔쯔가무시증의 월별 발생비율을 제시하였다.
연구 결과
인구학적 특성 및 가입현황
연구자료의 기본적 특성으로 연구대상의 연도별 가입자 수는 2016년 744,194명, 2017년 709,777명, 2018년 806,692명, 2019년 845,310명, 2020년 874,532명이었다. 연구 대상자의 남자 비율은 2016년 63.0%, 2017년 63.8%, 2018년 62.9%, 2019년 62.8%, 2020년 62.9%로 여자보다 많이 가입하였다. 연령별 비율은 모든 연도에서 나이가 증가하면서 가입자 수가 많았고, 특히 가입자를 60세 이상으로 한정할 때 전체 가입자의 약 70% 이상이 되었으며, 가입자의 평균연령은 약 65세이다. 지역별로 전반적인 가입자 비중은 경상도 지역이 가장 많았고 전라도, 충청도 등의 순이다(Table 1).
연령대별 쯔쯔가무시증 발생률
5년간(2016년부터 2020년까지) 쯔쯔가무시증이 발생한 농업인은 4,765명이었다. 연령을 10세 단위로 구분하여 조율을 확인한 결과, 40대미만, 40대, 50대, 60대, 70대, 80대 이상에서 10만 명당 각각 28.9명, 43.8명, 79.9명, 127.2명, 156.3명, 174.3명으로 연령이 증가하면서 조율도 증가하였으며, 60세 이상부터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연령표준화발생률은 10만 명당 115.1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별로 여자의 연령표준화발생률은 10만 명당 158.7명으로 남자 89.4명에 비해 많이 발생했다(Table 2).
지역별 쯔쯔가무시증 발생률
쯔쯔가무시증 조율을 도별 연령대로 나누어 확인한 결과, 10만 명당 60, 70, 80대 이상에서는 전라남도가 212.1명, 259.5명, 288.5명으로 가장 높은 조율을 보였고, 경상남도도 229.5명, 242.2명, 217.6명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강원도는 60대가 10.9명, 70대가 8.0명으로 가장 낮았다. 전반적으로 모든 지역에서 연령이 증가하면서 조율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Table 3).
도별 연령표준화발생률을 확인한 결과, 10만 명당 전라남도가 201.6명, 경상남도 193.0명, 전라북도 153.2명, 충청남도 121.7명 등의 순으로 높았다. 가장 낮은 발생 지역은 강원도로 10만 명당 6.0명의 연령표준화발생률을 보였다(Figure 1).
고 찰
감염병을 보고하는 질병관리청에 의하면 국내 쯔쯔가무시증 전체 발생률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인구 10만 명당 적게는 7.7명에서 많게는 21.5명이었다[17].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과 후생노동성 결과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6년까지의 감염병 보고자료를 분석한 결과 인구 10만 명당 32.7명이 발생하였고[18], 중국에서는 2006년부터 2016년까지의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의 감염병 보고자료를 이용하여 인구 10만 명당 0.1명에서 1.6명으로 늘어 매년 약 32%씩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으며[19], 대만의 경우도 국가질병감시체계 자료 분석 결과 2005년 인구 10만 명당 4.7명에서 2013년 17.1명으로 증가하였다[20]. 또한, 앞선 연구들 모두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률이 증가함을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농업인안전보험에 가입된 농업인 중 쯔쯔가무시증이 발생한 농업인은 4,765명이었다. 연령표준화발생률은 10만 명당 115.1명, 여자는 158.7명, 남자는 89.4명이었으며, 40대 미만에서 80대 이상까지 10만 명당 각각 28.9명, 43.8명, 79.9명, 127.2명, 156.3명, 174.3명으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조율이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쯔쯔가무시증 발생이 이전에 보고된 연구들보다 높았는데 이전 연구들이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하였다면, 본 연구는 쯔쯔가무시증 발생의 주된 발병자인 농업인만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조율이 증가하는 결과는 이전 연구들과 일치하는 결과이다[17–20]. 또한 60대 이상부터 급격하게 증가한 발생률을 보였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농촌지역에서 면역력이 비교적 낮고 체력이 약한 고연령군인 60세 이상이 농작업 중 풀밭에서 자주 쉬거나 질병에 대한 인식 부족 및 미흡한 예방조치로 털진드기에 대한 노출 기회가 많아 쯔쯔가무시증에 쉽게 감염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역별 쯔쯔가무시증 연령표준화발생률을 확인한 결과, 60대 이상 기준으로 전라남도가 가장 높았고, 강원도가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도별 연령표준화발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라남도, 경상남도, 전라북도 순이었으며 가장 낮은 지역은 강원도, 제주도, 경기도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지역별 차이는 강원도, 제주도 등은 산과 산림이 많지만, 논과 밭의 면적이 작아 경작지 주변의 풀숲이나 관목숲에 주로 서식하는 털진드기에 농업인이 접촉할 기회가 적기 때문으로 보인다. 선행연구에서도 지역별 쯔쯔가무시증 발생의 차이가 나는 이유로 털진드기 분포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하고 있는데 본연구와 유사한 고 발생 지역은 털진드기 분포가 높고, 저 발생 지역은 털진드기 분포가 낮아 환자 발생에 영향을 크게 주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10].
쯔쯔가무시증 발생의 주요 시기는 10월과 11월로 전체 발생의 86.3%로 확인되었다. 이는 털진드기 유충 번식기와 일치하며 이러한 뚜렷한 계절적 분포를 보이는 특성을 고려해 잠복기 시점인 9월부터 11월까지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집중적인 예방교육과 보호구 배포, 홍보 등의 적극적인 활동을 농업인에게 수행한다면 실효성 있는 환자 감소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농업인에게 농작업 활동 중에 발생 가능성이 큰 진드기 매개 감염병 예방 대책을 위해 인식개선 및 예방 교육, 작업복 개발 등을 하고 있으며, 또한, 질병관리청과의 업무협력을 통해 교육과 홍보를 같이 하고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농업인안전보험의 청구 자료를 이용하였기 때문에 우리나라 전체 농업인의 약 70%가 가입되어 있다는 점에서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자료라고 할 수 있지만, 보험 청구를 하지 않은 일부 농업인은 제외되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농업인 전체의 발생 분포로 해석하는 것은 제한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보험 청구 자료 특성상 쯔쯔가무시증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경제학적 및 그 밖의 변수를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세 이상 전체 농업인만을 대상으로 쯔쯔가무시증의 발생을 분석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현재 질병관리청의 국가 감염병 감시체계를 통해 국내 인구의 쯔쯔가무시증 발생 규모를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인구 10만 명당 7.7명에서 21.5명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같은 기간인 5년간 쯔쯔가무시증으로 진단받아 청구 지급받은 농업인의 연령표준화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115.1명이라는 점에서 농업인의 쯔쯔가무시증을 간과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본연구는 대다수 농업인이 가입된 농업인안전보험 가입 및 청구 자료를 이용하여 쯔쯔가무시증의 성별, 연령별, 지역별 연령표준화발생률과 시기별 발생 현황 등을 파악한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한 것에 의의가 있다. 향후 기존의 농업인안전보험 청구자료만으로는 명확한 쯔쯔가무시증 발생의 원인 및 현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보험 청구서의 수집 항목에 농업 활동 특성이 고려된 내용을 추가 개발하고, 이후 실증기반의 보험자료를 통해 분석된 쯔쯔가무시증 발생 현황에 따라 농업인의 안전한 노동 활동을 위한 합리적인 예방정책 수립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