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우울증 위험요인의 변화: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Change in Risk Factors for Depression among The Elderly Due to the COVID-19 Out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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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jectives
This study aimed to investigate changes in risk factors for depression among the elderly due to the Coronavirus disease-2019 (COVID-19) outbreak.
Methods
We analyzed data from individuals aged ≥65 years who participated in both the 7th (2018) and 8th (2020) waves of the Korean Longitudinal Study of Aging (KLoSA). Depression is defined as a Center for Epidemiologic Studies Depression Scale (CES-D10) score ≥4. We conducted multivariable logistic regression analyses to assess risk factors for depression across periods before and after the outbreak of COVID-19. For the multivariable analysis, we included variables that showed a p-value <0.2 in the univariable analysis and applied a stepwise selection method.
Results
A total of 3,857 elderly individuals were included in the analysis. Regardless of the COVID-19 outbreak, factors such as economically inactive status, a lower frequency of social interactions, worsening subjective health status, and difficulties in performing in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 were identified as risk factors for depression. Before the COVID-19 outbreak, residing in urban areas was not a significant risk factor for depression, but it emerged as a significant risk factor after the outbreak (p =0.009). In contrast, living alone was a significant risk factor for depression before the COVID-19 outbreak (p <0.001), but this association was not significant after the outbreak.
Conclusions
After the COVID-19 outbreak, residing in urban areas emerged as a new risk factor for depression, while living alone, previously a significant risk factor, was no longer associated with depression in the elderly.
서 론
우울증은 정신건강 장애의 일종으로, 지속적인 슬픔과 삶에 대한 무기력으로 일상생활에 현저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다[1]. 세계적으로 우울과 불안은 매년 약 120억 일의 노동 손실과 약 1조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2,3], 세계보건 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서는 전 세계 성인의 약 5%가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보고하였다[1].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The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의 2020년 우울증 유병률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우울증 유병률은 약 37%이며, 이는 전체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수치로 보고되었다[4].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기간 동안 사람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상당히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으며[5], 전 세계 41개 국가의 약 88만 명을 대상으로 수행된 메타분석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일반 인구 집단의 약 25%가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시기와 비교하였을 때 우울증 유병률이 약 2-8배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다[6].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조치(e.g., 사회적 거리두기)들은 시민들의 대면 활동을 제한하고 사회적 고립을 증가시켜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7,8],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한 운동시설과 문화시설의 폐쇄는 우울증의 주요한 완화 요인인 신체활동과 여가활동을 제한함으로써 우울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9-11]. 또한, 코로나19가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은 연령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으며, 선행연구에서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노인들의 우울증이 더욱 악화되었다고 보고하였다[12,13]. 예를 들어, 코로나19가 개인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생애주기별로 비교하여 분석한 Kim et al. [12]의 연구에서는 코로나19 시기에 노인(65세 이상)들의 우울이 청년(19-34세), 중년 및 장년(35-64세)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였을 때, 우울수준의 증가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은 신체적 쇠퇴, 사회적 관계의 단절, 사별 그리고 사회적 역할 상실들을 겪음으로 우울증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보고되었다[14,15]. 아울러, 노인에서 우울증은 자살 생각, 자살 시도 그리고 자살로 인한 사망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호주에서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자살로 사망한 노인 중 76%가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16], 국내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우울감이 자살 생각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되었다[17].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노인 집단에서 우울증이 특히 치명적일 수 있으며, 이들의 우울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정신건강 증진과 자살 예방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우울증의 위험요인을 조사하는 것은 개인의 건강 상태, 생활 환경, 사회적 지원 체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위험을 평가함으로 우울증에 취약한 집단을 식별할 수 있도록 하며, 이를 통해 적절한 개입 전략을 수립하는데 기반이 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시기에 노인들의 우울증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코로나19가 우울증 위험요인에 어떠한 변화를 주었는지 확인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우울증에 취약한 노인 집단을 식별하고 적절한 개입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노인들의 정신건강 증진과 자살 예방에 기여하고자 한다.
코로나19가 노인들의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을 제주지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선행연구에서는 ‘가족 또는 지인 등과 연락을 자주하지 않는 경우’, ‘걷기 또는 운동 등의 신체활동이 감소한 경우’ 우울수준이 유의미하게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였으며[18], 춘천 지역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 Kim [13]의 연구에서는 코로나19 기간 중 ‘도구적 일상생활능력과 주관적 건강상태가 악화된 경우’ 우울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였고, ‘친구, 이웃과의 통화나 만남이 증가한 경우’ 우울이 유의미하게 감소하였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전국의 71,342명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수행된 Lee and Yang [19]의 연구에서는 코로나19 시기에 신체활동 감소, 수면 증가, 수면 감소, 음주 증가, 만남 횟수 감소, 대중교통 이용 증가가 우울감의 유의미한 위험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다만, 기존의 연구들은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이후를 비교 분석하지 않고 코로나19 시기에 노인들의 우울증 위험요인을 횡단적으로 분석하였고[11,18-22], Kim [13]의 연구는 춘천 지역 노인을 대상으로 한 패널자료를 이용해 코로나19 전후 우울증 영향 요인을 비교 분석하였으나, 해당 연구는 특정 지역의 노인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연구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표본 데이터로 종단적 조사로 수행되는 한국고용정보원의 고령화연구패널조사를 활용하여 65세 이상 노인에서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이후에 우울증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코로나19가 노인들의 우울증 위험요인에 변화를 가져왔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연구 방법
본 연구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후향적 연구로 서울시립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면제 승인을 받았다(IRB No.: UOS 2024-01-003).
고령화연구패널조사
본 연구에서는 한국고용정보원의 고령화연구패널조사 7차년도(2018년)와 8차년도(2020년)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고령화연구패널조사는 제주도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거주하는 만 45세 이상 중 고령자를 대상으로 실시되는 조사이며, 표본은 지역 및 주거형태별로 계통추출법을 적용하여 추출되었다. 고령화연구패널조사는 2년 주기로 실시되며, 1차년도(2006년) 원표본 10,254명을 대상으로 기본조사를 시작하여 5차년도(2014년)에 표본 920명이 충원되었으며, 8차년도(2020년) 원표본 유지율은 77%, 신규패널 표본 유지율은 87%로 집계되었다.
연구대상자
연구대상자는 코로나19 발생 이전 시기인 7차년도(2018년)와 코로나19 발생 이후 시기인 8차년도(2020년) 고령화연구패널조사를 모두 완료한 대상자(6,298명) 중에서, 7차년도를 기준으로 나이가 65세 미만인 경우(2,438명)와 한국판 축약형 우울척도 10개 문항(Center of Epidemiologic Studies Depression Scale 10-item version, CES-D10)에 응답하지 않은 경우(3명)를 제외한 3,857명을 연구대상자로 선정하였다.
변수정의
본 연구의 독립변수는 성별, 연령, 교육수준, 소득수준, 독거 유무, 거주지역, 혼인 상태, 종교 유무, 고혈압 또는 당뇨 유무, 흡연, 음주 태도, 친한 사람들과 만나는 횟수, 지난 기본 조사와 비교 시 주관적 건강상태, 규칙적 운동, 경제활동 유무, 일상생활 수행능력과 도구적 일상생활 수행능력 수준으로 정의하였다.
소득수준은 지난해 개인 총 소득을 사분위 수로 하위 그룹화하여 사용하였으며, 혼인 상태는 별거, 이혼, 사별 또는 실종, 결혼한 적이 없으면 비혼으로 구분하여 사용하였다. 음주 태도는 음주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비 음주군, 고위험 음주 태도 관련 5개 문항(술을 끊어야겠다고 느낀 적이 있습니까?,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음주 습관에 관하여 비난한 적이 있습니까?, 자신의 음주에 대한 사람들의 비난 때문에 화가 난 적이 있습니까?, 자신의 음주에 대해 괴로움이나 죄책감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신경을 안정시키거나 숙취를 제거하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술을 드신 적이 있습니까?)에서 모두 ‘아니오’라고 응답한 경우 정상 음주군, 1개 문항이라도 ‘예’라고 응답한 경우 고위험 음주군으로 구분하였다. 일상생활 수행능력은 7개 문항(옷 갈아입기, 세수/양치/머리감기, 목욕/샤워하기, 식사하기, 방 밖으로 나가기, 화장실이용하기와 대소변 조절하기), 도구적 일상생활 수행능력은 10개 문항(몸 단장하기, 집안일 하기, 식사준비하기, 빨래하기, 근거리 외출하기, 교통수단 이용하기, 물건 사기, 금전관리하기, 전화 걸고 받기와 약 챙겨 먹기)으로 측정되었으며, 각 활동을 수행하는데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를 1점으로 측정하여 지수화한 값을 사용하였다.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우울증으로 노인 및 만성질환자들의 우울 척도를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미국의 CES-D20 문항을 축약하여 구성된 한국판 CES-D10을 활용하였다[23]. CES-D10의 총점은 10점이며, 각 조사 항목은 0 또는 1점으로 측정된다. CES-D10 총점이 높을수록 우울 증상이 심각함을 나타내며, 4점 이상인 경우를 우울증이라고 판단하였을 때 민감도는 97%, 특이도는 84%인 것으로 나타났다[24].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CES-D10 점수가 4점 이상인 경우 우울증이 있는 것으로 정의하여 활용하였다.
통계분석
노인들의 우울증 여부에 따른 독립 변수들의 빈도, 평균과 중앙값의 차이를 검정하기 위해 카이제곱 검정과 Mann-Whitney U 검정을 수행하였다.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이후 시기에 노인의 우울증 위험요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단순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수행하여 p 값이 0.2 미만인 변수들로 다중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다중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는 모델의 예측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수만을 단계별로 선택하고 제외하는 방법인 단계적 변수 선택법을 사용하였다. 모든 통계 분석은 SAS 9.4 (SAS Institute Inc., Cary, NC, USA)를 사용하였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발생과 관계없이 연령, 성별, 혼인 상태, 경제활동 유무, 종교 유무, 고혈압 또는 당뇨 유무, 흡연, 음주 태도, 교육수준, 소득수준, 거주지역, 친한 친구들과 만나는 횟수, 규칙적인 운동, 주관적 건강상태 변화, 일상생활 수행능력과 도구적 일상생활 수행능력 수준은 우울증 여부에 따라서 빈도와 중앙값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p <0.05) (Table 1).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우울증이 있는 군에서 독거 빈도가 유의미하게 높았으나(p <0.001),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p =0.222).
단순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에서 연령, 성별, 혼인 상태, 경제활동 상태, 고혈압 또는 당뇨 유무, 일상생활 수행능력, 도구적 일상생활 수행능력, 흡연, 음주 태도, 교육수준, 소득수준, 친한 사람들과 만나는 횟수, 규칙적 운동, 주관적 건강상태 변화 그리고 거주 지역은 코로나19 발생과 관계없이 우울증과 유의미한 연관성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 <0.05) (Table 2). 하지만, 독거 여부와 종교 유무는 코로나19 발생에 따라서 통계적 유의성이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독거노인은 동거노인과 비교하였을 때 우울증 오즈가 51% 유의미하게 높았으나(p <0.001),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유의미하지 않았다(p =0.189). 또한,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종교의 유무는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이 없었으나(p =0.057),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종교가 있는 노인은 종교가 없는 노인과 비교하였을 때 우울증 오즈가 30%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p <0.001). 결과적으로, 모든 독립변수들이 p 값이 0.2 미만으로 코로나19 발생과 관계없이 다중로지스틱 회귀분석에 포함하는 것을 고려하였다.
단계적 선택법을 이용한 다중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 경제활동 유무, 도구적 일상생활 수행능력, 음주 태도, 거주 지역, 친한 사람들과 만나는 횟수, 규칙적인 운동 그리고 주관적 건강상태 변화는 코로나19 발생과 관계없이 우울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모델에 포함하였다(Table 3). 코로나19 발생과 관계없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노인은 우울증 오즈가 94% 이상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p <0.001), 정상 음주군은 비 음주군과 비교하였을 때 우울증 오즈가 40% 이상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나(p <0.001), 고위험 음주군에서는 유의미하지 않았다(p >0.05). 또한 친한 사람과의 만남 빈도가 적은 경우, 지난 조사 대비 주관적 건강 상태가 악화된 경우,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 그리고 도구적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노인들은 코로나19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우울증 오즈가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 <0.05).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해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이 변화한 변수는 거주지역과 독거 여부였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노인들의 거주지역이 우울증의 유의미한 위험요인으로 모델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코로나19 발생 이후, 도심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시골에 거주하는 노인들과 비교하였을 때 우울증 오즈가 40%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 =0.009). 대조적으로, 코로나 19 발생 이전에 독거노인은 동거노인과 비교하였을 때 우울증 오즈가 55%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p <0.001),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유의미한 위험요인으로 모델에 포함되지 않았다.
고 찰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를 대표할 수 있는 표본 데이터인 한국 고용정보원의 고령화연구패널조사를 이용하여 65세 이상 노인에서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우울증 위험요인의 변화를 파악하였다. 노인들은 신체적 쇠퇴, 사회적 관계의 단절, 사별 그리고 사회적 역할 상실들을 겪음으로 우울증에 특히 취약하며[14,15], 이에 더해, 노인에서 우울증은 자살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요인임을 고려할 때[16,17,25], 본 연구의 결과는 코로나19 시기에 우울증에 취약한 노인들을 조기에 인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노인들의 정신건강 증진과 더불어 자살 예방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경제활동 유무, 도구적 일상생활 수행능력 수준, 음주 태도, 친한 사람들과 만나는 횟수, 규칙적인 운동, 주관적 건강상태 변화는 코로나19 발생과 관계없이 노인의 우울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다. 노인에서 원활한 사회관계 또는 사회활동은 우울감을 낮추는 주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며[26-30], 이러한 관점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 도구적 일상생활 수행능력에 문제가 없는 경우 그리고 친한 사람들과 만나는 횟수가 많은 것은 노인들의 사회활동을 보다 원활하게 하고 사회적 고립감을 감소시킴으로써 노인들의 우울감을 낮추고 우울증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노인들의 사회활동을 증진시킬 수 있는 정책들이 노인들의 우울증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실제로, 노인 일자리사업과 자원봉사와 같은 정책들이 노인들의 우울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1,32].
본 연구에서 적당한 음주는 노인들의 우울증 오즈를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음주와 우울과의 연관성을 조사한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치하였다. 예를 들어, 국내의 19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음주와 우울 증상 간의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에서 적당한 음주를 하는 군은 음주를 하지 않는 군보다 우울 증상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33], 2019년에 수행된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적당한 음주를 하는 군이 음주를 하지 않는 군보다 우울 증상의 상대위험도가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34]. 이는 적당한 음주가 사회적 모임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모임을 통한 사회적 상호작용이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감소시켜 우울증 위험을 감소시켰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노인들의 사회적 모임을 형성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인 문화센터와 같은 지역사회 기반의 커뮤니티 형성이 우울증 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규칙적인 운동은 노인들의 우울증 오즈를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는 노인에서 신체활동과 우울증 간의 연관성을 조사한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치하였다. 노인에서 신체활동의 증가는 우울 증상을 완화하는데 상당히 효과적이며[35], 다수의 연구에서 걷기 운동부터 중등도 그리고 고강도 신체활동까지 유형과 강도에 관계없이 운동을 하는 노인은 운동을 하지 않는 노인과 비교하였을 때 우울감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36-42]. 이에 더해, Ahn [9]의 연구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생활체육에 제약을 경험한 노인들은 우울 수준이 더 높다고 보고하였으며, 이는 감염병 대유행 기간에도 노인들이 운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우울증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 도심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시골에 거주하는 노인들과 비교하였을 때 우울증 오즈가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만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코로나19 감염 유행의 심각성과 방역 조치의 강도 차이에서 기인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본 연구에서 설정한 코로나19 발생 이후 기간은 2020년으로 코로나19 1차 유행이 있었으며, 특히 수도권 지역에 코로나19 집단 발생이 빈번하였다(e.g., 서울 구로구 콜센터, 이태원 클럽, 경기도 부천시 물류센터) [43,44]. 이에 따라, 수도권 지역은 다른 지역들보다 방역 및 사회적 거리두기가 집중적으로 강화되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기간 중 도심지역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시골지역의 노인들보다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더 높았을 것으로 판단되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회적 관계의 단절과 사회적 고립감이 증가함에 따라 우울증 오즈가 유의미하게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선행연구에서는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우울감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45], 팬데믹 기간 중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감염병 확산 방지 조치가 사회적 고립을 증가시켜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7,8].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각 지역의 감염 유행의 심각성과 방역조치의 강도를 분석에 포함시키지 못하였으며, 해당 요인들이 노인들의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독거노인은 동거노인과 비교하였을 때 우울증 오즈가 유의미하게 높았으나,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코로나19 기간 중 사회적 조치들로 인한 일상생활 변화가 독거노인보다 동거노인으로부터 더 큰 변화가 나타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독거노인은 동거노인보다 종교활동 및 친교활동과 같은 사회활동 정도가 적으며[46,47], 규칙적인 운동과 같은 건강증진행위의 수행 정도도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48,49]. 결과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조치(e.g., 사회적 거리두기 또는 문화 체육시설 폐쇄 등)의 영향이 독거노인보다 동거노인의 일상생활에 더 큰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코로나19 기간 중 독거 여부가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이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결과는 팬데믹 상황에서 독거노인과 동거노인 모두에서 정신건강관리가 중요함을 나타내며, 독거노인의 경우, 사회활동 참여와 건강증진행위를 독려하고 동거노인의 경우, 팬데믹 기간에도 일상생활을 적절히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울증 완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의 강점은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표본 데이터를 활용하여 결과를 도출하였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연구 대상자들의 거주지역에 따른 코로나19 심각 정도와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코로나19가 노인의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을 해석하는데 제한이 있을 수 있다. 둘째, 본 연구는 코로나19 이전과 코로나19 이후 기간을 각각 횡단적으로 분석하였음으로 독립변수들과 우울증 간의 연관성은 확인할 수 있었으나, 인과성은 확인할 수 없었다.
결 론
본 연구는 2018년과 2020년에 실시된 고령화연구패널조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코로나19 발생 전후의 노인들의 우울증 위험요인의 변화를 확인하였다. 본 연구 결과, 코로나19 이전에는 노인들의 도심지역 거주가 우울증 위험요인이 아니었으나, 코로나19 이후에는 유의미한 위험요인이었다. 대조적으로, 독거 상태는 코로나19 이전에 우울증의 주요 위험요인이었으나, 코로나19 이후에는 유의미한 위험요인이 아니었다. 이는 팬데믹 기간 중 도심지역의 감염병 유행의 심각성과 방역 조치 강도가 노인들의 우울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사회적 조치들로 인한 일상생활 변화가 노인들의 거주 형태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감염병 유행의 심각성과 방역조치 강도가 노인들의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과 팬데믹 기간 중 노인들의 거주형태에 따른 일상생활의 변화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