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거주 이후 북한이탈가정 아동의 영양장애율과 비만율의 변화
Changes in the Prevalence of Malnutrition and Obesity of Children from North Korean Refugee Families in South Korea: Three Repeated Surveys from 2017 to 2023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evaluated changes in the prevalence of malnutrition and obesity of children from North Korean refugee (NKR) families who settled in South Korea (SK).
Methods
A baseline survey was conducted on 517 children under the age of 13 whose parents were NKR from 2017 to 2021 through NGOs. The second survey was conducted on 262 at least one year after the baseline survey, and the third survey was conducted on 112 children. Changes in the prevalence of stunting, underweight, wasting, and obesity were evaluated using the 2017 Korean National Growth Chart for Children and Adolescents. For comparison between surveys, the McNemar test was used.
Results
The prevalence of stunting was 6.8% in baseline survey, 5.4% in the second survey, and 7.1% in the third survey. The prevalence of underweight was 6.0%, 7.8%, and 7.1%, and the prevalence of wasting was 7.2%, 8.9%, and 8.0%, respectively. These changes were not statistically significant. However, the prevalence of obesity significantly increased to 13.4%, 14.1%, and 17.9%, respectively (p =0.042).
Conclusions
Although children from NKR families have settled in SK for a long time, the prevalence of stunting, underweight, and wasting does not change, but the prevalence of obesity continues to increase.
서 론
통일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12월 말까지 남한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은 총 34,078명이다[1]. 2010년대 초반까지 매년 2,000명 넘게 입국하였는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2021년 63명, 2022년 67명으로 급감한 이후 2023년에는 196명으로 약간 증가하였다. 19세 이하 북한이탈아동은 5,116명으로 전체 북한이탈주민 중 15.0%이지만, 실제 남한 내 북한이탈주민 가정에서 성장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중국 등 제3국에서 태어나 중도입국한 아이들, 북한이탈주민 가정 내 남한 출생 아이들을 고려하면 통일부 통계보다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2].
북한이탈주민 가정 내 아동의 숫자가 증가함에 따라 그들이 성장하고 있는 양육환경에 대한 연구자들의 관심도 증가하였다. 북한이탈주민 가정의 양육환경을 남한 가정과 비교한 선행연구 결과 북한이탈주민 가정은 남한 가정에 비해 아동결핍지수가 두 배로 높았고, 박탈지수도 더 높아 물리적 양육환경이 열악하였다[3]. 하지만 이런 가정에서 성장하고 있는 아동들의 영양 및 건강관련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지금까지 이들을 대상으로 수행된 건강 및 영양 연구를 시기별로 구분하면 ‘탈북 직후’, ‘남한 입국 직후’, ‘남한 정착 후’로 나눌 수 있다. 탈북 직후에는 북한이탈아동들을 접촉하기가 거의 불가능하였기에 이들의 건강과 영양 관련 연구는 매우 소수만 수행되었으며[4], 남한 입국 직후 연구들은 주로 하나원에 입소한 대상자들의 건강검진 자료를 이용하여 북한이탈아동들의 심각한 영양장애 상태를 보고하였다[5,6]. 남한 정착 후 연구는 주로 지역하나센터, 대안학교, 종교시설, 시민단체 등을 통해 대상자들을 접촉하였으며, 연구자들은 영양장애와 함께 비만아동의 증가를 보고하였다[7]. 하지만 대부분의 선행연구들은 단면연구이었기에 남한 내 정착기간이 증가함에 따라 영양장애 및 비만율의 변화를 파악할 수 없었다.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들이 남한 사회에서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동안 영양장애가 호전되는지, 비만율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대상자를 추적하여 반복조사하는 종단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남한 정착한 후에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들의 영양장애율과 비만율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기본조사를 완료한 동일대상자를 최소 1년이 지난 후에 2차조사하였고, 또 1년이 지난 후에 3차조사를 실시하였다.
연구 방법
연구대상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 영양조사는 부모가 한명이라도 북한이탈주민인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시행하였다. 지역하나센터, 대안학교, 종교단체, 비정부 기구(Non-Government Organization, NGO) 등을 방문하여 아동들을 직접 만났고, 눈덩이 표집방법으로 다른 아동들을 추천받아 조사하였다.
자료수집
훈련된 조사원들이 사전에 부모 혹은 대리인에게 본 연구의 취지와 목적 등을 설명하였다. 조사를 통해 얻어진 자료는 연구 이외에는 사용되지 않으며 오직 연구를 위해 분석되고, 언제든지 참여를 철회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서면동의를 구한 후 면접 조사하였다. 자료수집 전 조선대학교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IRB No.: 2-1041055-AB-N-01-2017-0025). 기본조사는 2017년 10월부터 시작하여 2021년 12월까지 517명을 조사하였고, 기본조사를 완료한 대상자는 최소 1년 이후 재조사하여 2차조사에서 262명을 조사 완료하였으며(탈락률49.3%), 다시 최소 1년 후에 3차조사에서 112명(탈락률 57.3%)을 조사 완료하였다(Figure 1).
연구도구
영양장애와 비만
본 연구 대상자의 영양장애와 비만을 평가하기 위해 2017 한국 소아청소년 성장도표[8]를 이용하였다. 2017 소아청소년 성장도표는 3세 미만인 경우 세계보건기구 어린이 성장도표(WHO Child Growth Stan-dards)를 이용하였고, 3-18세는 우리나라 신체발육측정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연령별 신장, 연령별 체중, 신장별 체중, 연령별 체질량지수 각각의 z-score 값과 백분위수를 계산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2017 한국 소아청소년 성장도표의 정의를 따라 만성영양장애(stunting)는 연령별 신장이 3백분위수 미만인 경우로 정의하였으며, 급성영양장애(wasting)는 만 0-23개월은 신장별 체중이 5백분위수 미만인 경우, 만 2-18세는 연령별 체질량지수가 5백분위수 미만인 경우로 정의하였고, 저체중(underweight)은 연령별 체중이 5백분위수 미만인 경우로 정의하였다. 비만(obesity)은 만 2-18세에서 연령별 체질량지수가 95백분위수 이상인 경우로 정의하였다.
대상자 특성
구조화된 설문지를 통해 성별, 생년월일, 출생 국가, 남한 입국 시기, 생모와 생부의 국적을 조사하였으며 조사일과 생년월일을 이용하여 아동의 연령을 계산하였다. 신장은 이동용 신장 측정기로 0.1 cm 간격으로 200.0 cm까지 측정이 가능한 인키즈 초음파 신장계(InLab S50, InBody Co., Ltd., Seoul, Korea)를 사용하였다. 체중은 CAS HE-58 (CAS, Yangju, Korea)을 이용하였다.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는 몸무게(kg)를 신장의 제곱(m2)으로 나누어 계산하였다.
자료분석
연구 데이터는 SPSS 23.0 (IBM Corp., Armonk, NY, USA) 통계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중 범주형 변수는 빈도와 백분율을 제시하였고, 연속 변수는 평균과 표준편차로 제시하였다. 기본조사, 2차, 3차조사 간 영양상태 비교는 McNemar 검정을 사용하였다. 모든 분석의 유의수준은 0.05 미만으로 정의하였다.
연구 결과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기본조사를 완료한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대상자는 총 517명이었고, 남자는 52.0%, 여자는 48.0%이었다. 평균 연령은 7.9±3.8세였다. 출생 국가는 남한 56.2%, 중국 36.8%, 북한 5.9%, 기타 1.2% 순이었다. 남한 외 국가에서 태어난 대상자들의 남한 거주기간은 평균 3.4±3.1년이었다. 생모의 국적은 대부분 북한(98.2%)이었으며, 생부의 국적은 중국 47.3%, 남한 28.0%, 북한 24.7% 순이었다.
반복조사 대상자들의 일반적 특성
반복조사 대상자들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2와 같다. 연령은 기본조사에서 평균 7.9±3.8세, 2차조사에서 평균 8.6±3.9세, 3차조사에서 평균 9.7±3.7세였다. BMI는 기본조사에서 평균 18.5±4.3 kg/m2, 2차조사에서 평균 18.5±3.6 kg/m2, 3차조사에서 19.3±4.0 kg/m2이었다. 연령별 신장 백분위수는 기본조사에서 평균 48.9±31.9, 2차조사에서 49.2± 30.9, 3차조사에서 48.1±30.7이었다. 연령별 체중 백분위수는 기본조사에서 평균 54.6±32.1, 2차조사에서 52.3±32.6, 3차조사에서 55.6±33.6이었다. 신장별 체중 백분위수는 기본조사에서 평균 58.4±32.8, 2차조사에서 54.7±33.9, 3차조사에서 60.9±34.8이었다. 연령별 체질량지수 백분위수는 기본조사에서 평균 55.2±32.7, 2차조사에서 53.6±34.2, 3차조사에서 58.6±35.2이었다. 남한 정착 기간은 기본조사에서 평균 3.4±3.1년, 2차조사에서 평균 4.2±2.7년, 3차조사에서 평균 6.6±3.1년이었다.
영양장애율과 비만율의 변화
대상자의 영양장애율과 비만율의 변화는 Figure 2와 같다. 만성영양장애는 기본조사에서 6.8%, 2차조사 5.4%, 3차조사 7.1%이었고(p = 0.913), 저체중은 기본조사 6.0%, 2차조사 7.8%, 3차조사 7.1% (p =0.670), 급성영양장애는 기본조사 7.2%, 2차조사 8.9%, 3차조사 8.0%이었으며(p =0.229), 세 지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비만은 기본조사 13.4%, 2차조사 14.1%, 3차조사 17.9%이었고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 =0.042).
고찰 및 결론
본 연구는 부모 중 한 명이라도 북한이탈주민인 만 13세 이하 아동들을 대상으로 남한 정착 이후 영양장애율과 비만율의 변화를 추적조사하여 기본조사 512명, 2차조사 262명, 3차조사 112명을 분석하였다.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들을 반복조사한 결과, 만성영양장애는 6.8%, 5.4%, 7.1%, 저체중은 6.0%, 7.8%, 7.1%, 급성영양장애는 7.2%, 8.9%, 8.0%이었고,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남한 입국 직후의 북한이탈아동들을 조사한 연구자들은 만성영양장애가 무려 30%에 달하고, 저체중도 10-30%에 이른다고 발표하였다[5,9]. 이후 연구자들은 남한에 정착 후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들의 영양장애가 얼마나 호전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대상자들을 조사하였다. 한 연구에서는 2007-2008년에 103명을 조사하여 남한 대상자들과 비교한 결과 북한이탈 청소년들의 키와 몸무게가 남한 청소년들보다 4.9-10.8 cm 작고, 6.0-12.5 kg 적었다고 보고하였다[10]. 또 다른 연구에서는 2017-2019년 남한에 정착한지 평균 4년 이상된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 527명과 2017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추출한 남한 대상자 1,609명을 비교한 결과[7], 만성영양장애(8.9% vs. 1.9%, p <0.001), 저체중(10.4% vs. 5.99%, p <0.001), 급성영양장애(10.2% vs. 7.1%, p =0.014) 모두 북한이탈 직후보다는 호전되었지만, 남한 대상자들보다 여전히 유의하게 영양장애 비율이 높았다.
한편 북한이탈 아동의 영양상태를 보고한 선행연구는 대부분 단면연구에 그쳤고 반복조사하여 영양장애가 변화하였는지 보고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반복조사를 실시한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기본조사를 완료한 지 2년 후에 2차조사를 실시한 결과, 만성영양장애는 11.4%에서 5.7%로, 저체중은 14.3%에서 1.4%로 상당한 영양 상태 호전을 보여 본 연구 결과와는 차이를 보였다[11]. 그러나 대상자 수가 70명밖에 되지 않아 전반적인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들의 영양변화를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본 연구팀이 이전에 수행한 연구에서 18세 미만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 337명을 반복조사한 결과[12], 만성영양장애 7.9%에서 6.9%로(p =0.678), 저체중 6.0%에서 4.7%로(p =0.388), 급성영양장애 6.3%에서 3.5%로(p =0.108) 각각 감소하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본 연구에서도 3차조사까지 완료하여 분석하였지만, 영양장애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하지 않았다. 아동들의 건강이나 성장 및 영양상태는 임신·출산 시 산모 건강과 영양상태뿐 아니라[13] 부모의 사회경제적 상태, 양육의 질, 부모와 유대관계 등 양육환경에도 영향을 받는다[14]. 거의 대부분의 북한이탈여성들이 탈북하여 남한에 입국하기까지 수많은 스트레스와 영양이 부족한 상태에서 임신·출산하였고[15],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은 남한 사회 내에서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사회경제적 위치에서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다[16]. 이는 남한에 입국하여 정착하였다고, 심지어 남한에서 태어났다 할지라도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들의 영양상태는 시간이 지난다고 자동적으로 좋아질 수 없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 결과,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들의 비만율은 13.4%, 14.1%, 17.9%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하였다(p =0.042). 남한 입국 직후에 수행된 연구에서는 비만인 북한이탈 아동들이 거의 없었다. 최근에 들어서야 일부 연구자들이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들의 비만을 보고하였다[2].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이용하여 남한 아동과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들을 비교한 연구[7]에서는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들의 비만율이 남한 아동보다도 더 높게 나타나(12.2% vs. 9.3%, p =0.041)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들의 비만문제가 심각함을 드러냈다. 반복조사를 시행한 연구에서도 비만율은 2년만에 1.4%에서 5.7%로 증가하였고[11], 또 다른 연구에서도 8.0%에서 13.2%로 증가하였다[12].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들의 비만율이 증가하는 것은 중진국 이상의 국가에서 사회경제적 위치가 낮은 집단이 보이는 공통적인 현상이다[17,18]. 북한이탈주민들은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인식이 낮아 아이들은 양질의 음식보다는 패스트푸드에 더 빠르게 의존하기 쉽다. 선행연구에서 남한 청소년과 북한이탈주민 가정 청소년의 식습관을 비교하였는데, 패스트푸드와 지방섭취율 모두 북한이탈주민 가정 청소년이 남한 청소년보다 더 높았다[19,20]. 또한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들이 받아 온 사회심리적 스트레스도 비만 증가의 주요한 원인이다[21]. 이들은 엄마가 갖고 있던 높은 스트레스에 태아기 때부터 지속적으로 노출되었고, 출생후에는 탈북 및 제3국 경유과정과 남한 정착 과정에서 과도한 스트레스에 끊임없이 시달렸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첫째, 눈덩이 추출법을 통해 대상자들을 선정하여 조사하였기에 연구 결과를 전체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들로 일반화할 수 없다. 둘째, 아동의 영양상태에 영향을 주는 가정 경제상태 및 부모의 교육 수준 등을 조사하지 못하였다. 셋째, 반복조사 탈락률이 49.3%, 57.3%로 매우 높았다. 건강상의 문제가 있거나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아동들이 더 많이 탈락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결과값이 과소 추정되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선행연구들이 횡단면 연구로 일회성 조사로 그쳤지만, 본 연구는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들을 반복조사하여 남한 정착 후 영양상태 변화를 평가하였기에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들은 남한 정착기간이 증가함에 따라 영양장애는 호전되지 않았고, 비만율은 증가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 가정 아동들의 영양장애율을 낮추고 비만율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이탈주민과 아동들에 대한 영양교육 및 적극적 중재가 시급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