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건강은 인간의 근본적인 권리로 “도달 가능한 최고 수준의 건강을 향유하는 것은 인종, 종교, 정치적 신념, 경제적·사회적 여건에 따른 차별 없이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기본권”이다[1]. 그러나 건강은 각자가 처한 사회적 경제적 위치에 따라 수준의 차이가 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예방서비스 이용에서부터 필수 의료서비스 치료, 기대여명과 건강기대여명, 사망수준에 이르기까지 의료이용과 건강수준을 나타내는 지표 대부분에서 사회경제적 수준별·지역별 불평등이 나타나고 있다[2,3]. 이러한 건강불평등은 자연적 현상이라기보다 불량한 사회 정책과 사업, 불공정한 경제 질서, 나쁜 정치의 유독한 조합의 결과물로 사회적 노력에 의해 극복 가능하고 회피 가능한 것이다[4].
우리나라에서는 국민건강보험이 시작된 지 약 30년이 다가오지만 제한된 급여 범위와 높은 본인부담률로 인해 사회보험인 국민건강보험의 국민의료비에서 공공재원이 차지하는 보장비율은 2016년 OECD 평균인 72.5%에 크게 못 미치는 56.4%로 나타나고 있다[5]. 이는 지속적 보장성 강화정책에도 불구하고 비급여 진료비의 빠른 증가로 건강보험 보장률을 정체시키고 있는데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0년 63.6%에서 2015년 63.4%로 변화가 없는 상태이다[6]. 최근에는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있고, 의료의 발달과 비급여 등으로 인해 가구별로 의료비 지출에 차이를 보이게 되어 의료비 지출의 불평등이 나타나고 있고[6,7] 또한, 연간 총가구소득이 낮을수록, 가구주의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과부담의료비 발생확률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8,9].
저소득층의 과부담의료비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2004년 본인부담상한제를 도입, 2009년부터 본인부담상한액의 차등화를 실시하였고 2013년 8월부터 중증질환 보장성강화 정책과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 등으로 과도한 본인부담 의료비로 경제적 부담에 놓인 저소득층 가구를 지원하고 있어[10], 이러한 정책의 효과로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7년 86.2%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11]. 즉 경제적 부담이 큰 저소득층에서 의료이용이 필요한 만큼 실제 의료이용을 할 수 있고 의료비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므로 소득분위별 의료이용의 연도별 추이를 분석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여러 건강 정책의 효과를 파악하는 방법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이러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소득분배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수인 지니계수를 이용할 경우 사회경제적 지표에 따른 서열을 고려할 수 없지만 소득과 의료비지출의 불평등을 측정할 수 있다[9]. 그러나 서열이 있는 사회·경제적 위치 지표를 사용할 경우 서열을 고려할 때 건강불평등도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4], 본 연구에서는 사회·경제적 상태를 반영한 의료이용의 형평성을 측정할 수 있는 지수를 활용하고자 한다. 이에 본 연구는 소득집단 간 인구분포의 변화에 민감하여 여러 연구에서 활용되고 있는[2,13,15,16] Doorslaer and Wagstaff [12]의 수평적 형평성지수를 이용하여 6년간의 한국의료패널자료에서 추적 관찰된 개인을 대상으로 동일한 건강수준을 가졌을 경우 소득분포에 따라 얼마나 의료이용이 형평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관한 의료이용 불평등도의 추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연구 방법
연구대상 및 자료
보건의료이용실태와 의료비지출수준, 건강수준 및 건강행태 등에 관한 자료가 조사된 한국의료패널 연간통합데이터(Version 1.3) 중 2009년부터 2014년까지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연구대상자는 의료이용의 필요를 예측할 수 있는 건강 관련 변수에 관한 설문응답이 있는 만 20세 이상의 가구원으로 하였고 소득과 개인의료비 지출값의 결측치를 가진 경우는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최종분석대상자 수는 2009년 14,161명, 2010년 13,485명, 2011년 12,980명, 2012년 12,261명, 2013년 11,572명, 2014년 11,036명이었다. 질환에 따른 소득분위별 의료이용 불평등도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전체 의료이용군, 질환군별(만성질환과 중증질환) 의료이용군으로 나누어 비교하였다.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의 경우 한국의료패널자료에서 분석에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표본을 얻기 어려우므로 분석대상에서 제외한 후 암, 심근경색증, 허혈성심질환, 뇌경색, 뇌졸중 진단코드를 가진 대상자를 중증질환군으로, 만성질환이 있다고 응답한 대상자를 만성질환군으로 분류하였다. 의료이용횟수는 입원, 외래, 응급 이용횟수를 모두 더한 값으로 사용하였고 개인의료비는 입원의료비, 외래의료비, 응급의료비와 입원 처방약값, 응급 처방약값을 모두 합한 총 개인의료비지출금액으로 하였다. 개인소득수준은 총가구소득을 가구 내 실제가구원수의 제곱근으로 나누어 1–10분위로 구분한 가구원 정보에서 제공한 총 가구소득 10분위를 적용하였다. 기대의료이용을 구하기 위한 의료필요관련 변수는 성, 연령, 만성질환유무, 만성질환 수 및 주관적 건강상태를 사용하였다.
의료이용의 형평성
의료이용의 형평성은 동일한 요구에 대한 동일한 치료수준의 원칙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평적 형평성지수(horizontal inequity index_Wagstaff and van Doorslaer, HIwv)를 통해 산출하였다. HIwv는 실제 의료이용 집중지수(concentration index, C M)와 의료이용의 필요성을 간접 표준화하여 얻은 필요 의료이용 집중지수(concentration index for need, C N) 간의 차이를 수치화한 지수로 계산된다[12].
C M: 실제 의료이용의 집중지수, C N: 기대 의료이용의 집중지수
일정 기간 내 개인이 실제 받은 의료이용량을 C M이라고 표시할 때, 소득분포에 따른 의료이용량의 분포는 실제 의료이용량 집중선 L M(R)과 같이 나타난다. L M(R)에 해당하는 집중지수 C M은 의료이용의 불평등의 정도를 나타내는데, 대각선과 L M(R) 사이의 면적의 두 배 값으로 측정된다. 일반적으로 소득계층별 의료이용의 분포는 저소득층의 의료이용이 더 많은 경향에 의해 L M(R)과 같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것이 곧 의료이용의 형평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빈곤층의 건강상태가 일반적으로 열악하므로 의료이용에 대한 요구도가 높아서 실제 의료이용이 높은 것이 당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료이용에 대한 요구도를 고려하여 의료이용의 형평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Figure 1의 경우 실제 의료이용량 L M(R)이 의료이용에 대한 필요를 고려했을 때 기대되는 의료이용량 L N(R)보다 크므로 빈곤층에게 유리한 방향(propoor)으로 의료이용의 불형평성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저소득층에서 기대 의료이용량보다 실제 의료이용을 더 많이 했음을 의미한다[12,13] (Figure 1).
의료필요를 고려했을 때 기대되는 의료이용량과 실제의료이용량 간의 차이가 0이 되면 의료서비스 이용의 필요성에 부합되게 의료이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지표가 양의 값을 나타내면 의료이용의 필요성에 비해 부유층에서 실제 의료가 많이 이용되는 양상, 즉 부유층에게 더 유리한 불형평성(prorich)을 보인다는 의미이다. 이 지표가 음의 값을 보이면 의료이용에 대한 필요에 비해 실제의료이용이 빈곤층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이용되는 양상, 즉 빈곤층에게 더 유리한 불형평성을 보인다는 뜻이다[13].
자료분석방법
자료의 통계분석은 SAS 9.4 (SAS Institute, Cary, NC, USA)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의료패널조사에서 의료이용대상군을 전체, 만성질환군, 중증질환군으로 나누어 가구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및 건강관련 특성의 빈도를 산출하였다. 먼저, 연도별 전체 의료이용군, 만성질환 및 중증질환 의료이용군의 소득분위별 실제 의료이용횟수와 실제 개인의료비지출의 집중지수를 구한 후, 의료이용 변수에 영향을 주는 성, 연령, 결혼유무, 만성질환 유무, 만성질환 수, 주관적 건강상태를 보정한 다음 소득분위별 필요 의료이용횟수와 필요 의료비지출을 구하였다. 수평적 형평성지수는 R 3.4.4 (IC pack-age)를 이용하여 소득분위별 실제 의료이용횟수와 실제 개인의료비지출의 집중지수에서 각각 필요 의료이용횟수와 필요 개인의료지출의 집중지수를 뺀 수치로 산출하였다. 6개년의 수평적 형평성지수의 추이를 확인하기 위해 선형회귀분석을 통해 선형적 추세를 구하였다. 통계적 검정의 유의수준은 5%로 설정하였다.
연구 결과
연구대상자의 특성
한국의료패널자료는 같은 연구대상자들을 매년 반복적으로 조사한 자료이므로 6개년간 연구대상자의 성비의 변화는 없었고 전반적으로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높았으며, 평균 연령은 2009년 48.2세에서 2014년 51.6세로 증가하였다. 또한 만성질환이 있다고 응답한 대상자는 2009년 53.6%에서 2014년 64%로 만성질환자의 비율은 증가하였다. 만성질환이 있다고 응답한 대상자 중 하나의 만성질환을 가진 대상자는 2009년 20.5%에서 2014년 19.4%로 큰 변화는 없었으나,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한 대상자는 2009년 20.0%에서 2014년 31.9%로 점차 증가 경향을 보였다. 중증질환을 가진 대상자는 2009년 7.6%에서 2014년 7.7%로 변화가 없었다. 만성질환군의 소득분위별 분포는 소득 1분위부터 소득 5분위까지 비슷한 분포를 보인 반면 중증질환군의 소득분위별 분포는 6개년 동안 소득 1분위와 2분위가 차지하는 비율이 소득 4분위와 5분위에 비해 많았다(Table 1).
Table 1.
Variables | 2009 | 2010 | 2011 | 2012 | 2013 | 2014 |
---|---|---|---|---|---|---|
(n = 14,161) | (n = 13,485) | (n = 12,980) | (n = 12,261) | (n = 11,572) | (n = 11,036) | |
Gender | ||||||
Male | 47.8 | 47.8 | 47.7 | 47.7 | 47.6 | 47.5 |
Female | 52.2 | 52.2 | 52.3 | 52.3 | 52.4 | 52.5 |
Age (y) | ||||||
20–39 | 34.2 | 32.3 | 30.5 | 29.3 | 27.5 | 26.6 |
40–59 | 38.5 | 38.7 | 39.0 | 38.7 | 38.9 | 38.0 |
≥60 | 27.3 | 29.0 | 30.5 | 32.1 | 33.9 | 35.4 |
M±SD | 48.2±16.3 | 49.0±16.6 | 49.7±16.8 | 50.2±17.1 | 51.1±17.3 | 51.6±17.6 |
Number of chronic diseases | ||||||
0 | 46.4 | 43.1 | 39.2 | 39.2 | 36.1 | 36.0 |
1 | 20.5 | 19.5 | 19.5 | 19.5 | 19.4 | 19.4 |
2 | 13.1 | 13.3 | 13.1 | 13.1 | 13.1 | 12.7 |
≥ 3 | 20.0 | 24.1 | 28.2 | 27.7 | 31.5 | 31.9 |
Number of Severe diseases | ||||||
0 | 92.4 | 92.4 | 90.4 | 93.3 | 92.7 | 92.3 |
1 | 6.8 | 6.8 | 8.5 | 6.3 | 6.6 | 7.0 |
≥ 2 | 0.8 | 0.8 | 1.1 | 0.4 | 0.7 | 0.7 |
Subjective health status* | ||||||
No. of answer | - | 11,899 | 11,494 | 10,834 | 11,572 | 11,036 |
M±SD | - | 2.63±0.84 | 2.65±0.85 | 2.67±2.22 | 2.70±0.82 | 2.74±0.83 |
No answer | - | 11.8 | 11.5 | 11.6 | 10.6 | 9.0 |
Good | - | 40.8 | 39.1 | 38.5 | 36.7 | 37.3 |
Moderate | - | 34.8 | 36.4 | 35.6 | 39.3 | 37.8 |
Bad | - | 12.7 | 13.1 | 14.3 | 13.4 | 16.0 |
Income level on if, chronic diseases=yes | ||||||
Level 1 | 21.6 | 21.8 | 20.9 | 20.3 | 19.9 | 20.6 |
Level 2 | 21.1 | 20.4 | 20.6 | 20.7 | 20.3 | 20.4 |
Level 3 | 18.9 | 19.0 | 19.5 | 19.4 | 20.1 | 19.7 |
Level 4 | 18.7 | 19.6 | 18.6 | 18.9 | 19.3 | 19.7 |
Level 5 | 19.7 | 19.3 | 20.4 | 20.6 | 20.4 | 19.6 |
Income level on if, severe diseases=yes | ||||||
Level 1 | 27.4 | 28.6 | 27.1 | 28.0 | 29.2 | 29.9 |
Level 2 | 23.5 | 20.1 | 22.2 | 23.3 | 21.8 | 22.7 |
Level 3 | 16.3 | 18.0 | 16.8 | 18.9 | 20.9 | 18.9 |
Level 4 | 15.0 | 16.2 | 16.7 | 15.1 | 13.8 | 14.3 |
Level 5 | 17.8 | 17.1 | 17.1 | 14.7 | 14.4 | 14.2 |
개인의료비지출 형평성 추이
전체 의료이용군의 연도별 개인의료비지출 형평성지수는 2009년 0.144에서 2014년 0.113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p = 0.008). 만성질환군의 개인의료비지출에 대한 형평성지수는 2009년, 2010년 0.111로 변화가 없다가 2011년 0.098로 약간 감소하였지만 2012년 0.116으로 다시 증가 후 2013년 0.097, 2014년 0.094로 약간씩 감소하였는데 필요한 기대 개인의료비지출보다 실제 개인의료비지출이 더 적은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중증질환군의 개인의료비지출 형평성지수는 2009년 0.048에서 2010년 0.103으로 약간 증가하였다가 2011년 0.080, 2012년 0.075로 전년도에 비해 약간씩 감소하였으며 2013년 0.079로 변화가 없었고 2014년의 형평성지수는 2013년에 비해 급격히 감소하여 형평성지수는 0.029이었다(Table 2, Figure 2).
Table 2.
Variables | 2009 | 2010 | 2011 | 2012 | 2013 | 2014 | p* for the linear trend |
---|---|---|---|---|---|---|---|
All | |||||||
Actual | -0.019 | -0.033 | -0.044 | -0.041 | -0.046 | -0.068 | |
Need | -0.163 | -0.165 | -0.178 | -0.174 | -0.169 | -0.182 | |
HIwv | 0.144 | 0.132 | 0.135 | 0.133 | 0.123 | 0.113 | 0.008* |
CD | |||||||
Actual | 0.030 | 0.014 | -0.005 | 0.009 | -0.011 | -0.017 | |
Need | -0.081 | -0.096 | -0.104 | -0.107 | -0.108 | -0.111 | |
HIwv | 0.111 | 0.111 | 0.098 | 0.116 | 0.097 | 0.094 | 0.171 |
SD | |||||||
Actual | -0.001 | 0.028 | 0.036 | 0.026 | 0.051 | -0.013 | |
Need | -0.049 | -0.076 | -0.044 | -0.049 | -0.028 | -0.041 | |
HIwv | 0.048 | 0.103 | 0.080 | 0.075 | 0.079 | 0.029 | 0.503 |
의료서비스이용량의 형평성 추이
전체 의료이용군의 의료서비스이용량 형평성지수는 2009년 0.016으로 의료이용의 필요성에 비해 고소득층에서 실제 의료가 많이 이용되는 양상, 즉 고소득층에 더 유리한 불형평성(prorich)을 보였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음과 양의 수가 교차되다가 2014년 의료서비스이용량 형평성지수는 −0.006으로 저소득층에서 필요의료서비스이용량에 비해 실제의료서비스이용량이 많은, 즉 저소득층에게 더 유리한 불형평성을 보였다. 만성질환군과 중증질환군의 의료서비스이용량 형평성지수는 2012년을 제외하고 모두 음의 수가 관찰되었고 6년간 추세변화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Table 3, Figure 3).
Table 3.
Variables | 2009 | 2010 | 2011 | 2012 | 2013 | 2014 | p* for the linear trend |
---|---|---|---|---|---|---|---|
All | |||||||
Actual | -0.183 | -0.203 | -0.219 | -0.197 | -0.209 | -0.227 | |
Need | -0.199 | -0.204 | -0.218 | -0.218 | -0.207 | -0.221 | |
HIwv | 0.016 | 0.001 | -0.001 | 0.020 | -0.002 | -0.006 | 0.333 |
CD | |||||||
Actual | -0.128 | -0.144 | -0.156 | -0.142 | -0.160 | -0.168 | |
Need | -0.118 | -0.133 | -0.138 | -0.151 | -0.142 | -0.151 | |
HIwv | -0.010 | -0.011 | -0.017 | 0.009 | -0.018 | -0.017 | 0.786 |
SD | |||||||
Actual | -0.114 | -0.117 | -0.131 | -0.092 | -0.112 | -0.128 | |
Need | -0.090 | -0.107 | -0.102 | -0.097 | -0.083 | -0.101 | |
HIwv | -0.024 | -0.010 | -0.029 | 0.005 | -0.030 | -0.028 | 0.760 |
고 찰
2009년 의료이용을 한 전체군에서 개인의료비지출의 수평적 형평성지수는 0.144로 저소득층에서 실제 개인의료비지출이 필요한 기대 개인의료비지출보다 적었다. 2009년 본인부담상한액 차등화와 암환자의 입원, 외래 본인부담률 인하 정책 이후 2010년 개인의료비지출의 수평적 형평성지수는 0.132로 전년도에 비해 약간 감소되었다. 이는 2005년과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한 의료비지출 형평성을 연구한 결과와 유사하였다[15]. 2011년, 2012년의 형평성지수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지만, 2013년 8월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정책과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 시행 후 2013년 개인의료비지출의 수평적 형평성지수는 0.123으로 2012년 0.133보다 감소하였다. 2014년 1월부터 본인부담상한제 제도개선을 통해 기존 차등화 구간이 3구간에서 7구간으로 세분화되었으며 2014년 개인의료비지출의 수평적 형평성지수는 0.113으로 감소하였고,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수평적 형평성지수의 추세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하여 개인의료비지출의 불평등도는 6년간 조금씩 개선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본인부담상한제 3구간에서 7구간의 변화로 본인부담의 감소효과는 저소득층일수록 높았고 소득상위 10분위 제도 대상자의 본인부담금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한 연구 결과[14]로 볼 때 저소득층이 본인부담상한제의 적용을 더 많이 받는 경우 의료비지출에서 희석될 수 있어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에 비해 개인의료비지출이 실제 감소하였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전체 의료이용군의 의료이용량 수평적 형평성지수는 2009년 0.016으로 고소득층에 유리한 불평등에서 2014년 −0.006으로 저소득층에 유리한 불평등으로 변화되었지만 6년간 의료이용량 수평적 형평성지수에 대한 연도별 추이변화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2009년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 완화 및 의료기관 종별 합리적 의료행위를 유도하기 위한 상급종합병원 외래 본인부담 인상제도가 도입된 후 전체군의 의료이용량 형평성지수는 2009년에 비해 감소하여 2010년 0.001로 관찰되었는데, 이러한 결과는 소득수준별 보건의료서비스 이용 형평성을 측정한 다른 연구들[15,16]에서도 유사하였다. 2012년 만성질환관리제 실시 이후 의료이용량 수평적 형평성지수는 2013년 −0.002, 2014년 −0.006으로 저소득층에서 기대 의료이용량에 비해 실제의료이용량이 많은 불형평성이 관찰되었다.
2014년의 전체 의료이용군의 의료이용량과 개인의료비지출을 함께 살펴보면 저소득층에서 실제 의료이용량이 기대 의료이용량에 비해 많았고 실제 개인의료비지출은 기대 개인의료비지출보다 적었다. 즉 저소득층에서 의료이용은 많이 하였지만 필요한 만큼의 개인의료비지출은 적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저소득층에서 의료이용은 많은 편이지만 의료비지출은 고소득층에서 많은 것으로 나타난 연구결과[15]와 비슷하였다.
동등한 필요에 따라 동등한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고소득층이나 저소득층이 같은 비급여 의료비나 본인부담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고소득층에 비해 경제적 지출이 큰 저소득층에서는 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므로 실제 의료비지출은 필요한 기대 의료비지출보다 적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만성질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혈압, 당뇨, 관절염 같은 질환에서 소득분위별 환자 비율은 저소득층의 환자비율이 고소득층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고 보고한 결과[17]와는 다르게 본 연구에서는 만성질환군의 소득분위별 분포가 6년간 비슷하였다. 만성질환군의 개인의료비지출 형평성지수는 2009년 0.111에서 2014년 0.094로 약간 감소추세를 보였지만, 6년간 만성질환군의 개인의료비지출 수평적 형평성지수에 대한 연도별 추이변화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만성질환군의 의료서비스이용량의 수평적 형평성지수는 2012년을 제외하고 모두 음(−)의 수로 6년간 추이변화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그러나 만성질환군에서 2013년과 2014년 개인의료비지출의 필요성에 비해 고소득층에서 실제 개인의료비지출이 많은 불형평성이 보였고, 의료서비스이용량은 저소득층에서 실제 의료이용량이 기대 의료이용량보다 많은 불형평성이 관찰되었다. 이는 저소득층에서 의료이용의 문턱이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동등한 필요에 따라 동등한 의료서비스를 받음으로 지불해야 하는 기대 개인의료비지출이 실제 개인의료비지출보다 여전히 낮으므로 저소득층이 동등한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정책이 확대되어야 함을 알 수 있었다.
중증질환군의 개인의료비지출의 수평적 형평성지수는 2009년 0.048에서 2010년 0.103으로 증가 후 점차 감소하여 2014년 0.029로 감소 추이를 보였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고, 지속적으로 고소득층에서 실제 의료비지출이 많은 불형평성이 관찰되었다. 특히 2013년 8월부터 중증질환 보장정책이 시행된 이후 2013년 중증질환군의 개인의료비지출 수평적 형평성지수는 0.079에서 2014년 0.029로 뚜렷한 감소가 관찰되었다.
한편, 중증질환군의 의료서비스이용량 수평적 형평성지수는 2009년 −0.024로 저소득층에서 필요한 의료서비스이용량에 비해 실제 의료서비스이용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2010년에는 약간 증가하였다가 2011년 다시 감소하여 2009년과 비슷하였다. 2012년 중증질환군의 의료서비스이용량 수평적 형평성지수는 0.005로 고소득층에서 실제 의료서비스이용량이 많은 불형평성을 보였고, 이후 감소되어 2013년 −0.030, 2014년 −0.028로 저소득층에서 실제 의료서비스이용량이 많은 불형평성이 나타났다.
중증질환군 중 암환자의 경우에는 암질환이 발생한 첫해(치료 1차년도)에 암환자 가구의 과부담의료비 발생이 가장 높았으며 시간이 지남이 따라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18] 암 외의 중증질환군의 경우에도 진단 초기에 검사 및 수술로 인한 의료비 지출이 크게 발생하며 이후 유지기에는 외래 의료이용이 주로 일어나므로 비용규모가 줄어들게 된다.
한국의료패널자료에서는 중증질환의 경과단계를 알 수 없으므로 어느 해에 중증질환군의 신규 환자가 많았는지 비교할 수는 없다. 또한 저소득층은 초기에 발생했던 의료비의 영향으로 유지기에는 필수적인 의료서비스 외에는 이용에 제한이 생길 수 있지만 고소득층은 소득 대비 의료비 지출의 비율이 낮기 때문에 필수적이지 않은 고가의 의료서비스 이용이 상대적으로 더 쉬우므로 의료이용량은 저소득층에서 많지만, 의료비지출은 고소득층에서 더 많은 경향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에는 중증질환군의 연도별 발생 수가 비슷하여 갑자기 초기 중증질환자가 늘었다고 볼 수 없고 의료이용량의 형평성지수도 2013년과 2014년이 비슷하므로 2013년에 비해 2014년 의료비지출의 감소는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정책과 재난적 의료비지원사업의 효과로 보인다.
본 연구는 한국의료패널의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자료를 이용하여 질환별 개인의료비지출과 의료이용량의 수평적 형평성의 연도별 추이를 분석하였다. 의료이용 기록이 있었던 대상자를 전체군, 중증질환군, 만성질환군으로 분류하여 분석하였지만 질환군 선정에 있어 한 대상자가 중복질환을 갖는 경우 따로 구분할 수 없기에 만성질환군과 중증질환군에 동시에 포함될 수 있는 제한점이 있다. 또한 의료이용이 없거나 진단코드가 기록되지 않은 경우 연구대상으로 포함되지 않아서 자료선택편향이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료패널 자료 중 6년 동안의 자료를 통해 연도별로 의료이용 형평성의 추이를 살펴봄으로 인해 건강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본인부담상한제 및 중증질환 보장정책 등의 국가 정책이 효과가 있는지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론적 함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의료이용과 관련한 건강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보건정책추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결 론
연도별 의료이용의 불평등도 추이를 알아보기 위해 2009년부터 2014년까지의 한국의료패널 자료를 활용하여 20세 이상 개인 가구원을 대상으로 전체군, 만성질환군, 중증질환군으로 구분하였고, 의료이용량과 개인의료비지출을 의료이용변수로 하여 수평적 형평성지수를 측정하였다.
전체 의료이용군의 개인의료비지출 형평성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간 개인의료비지출의 수평적 형평성지수는 고소득층에서 실제 개인의료비지출이 많은 불형평성이 나타났고, 개인의료비지출의 형평성 지수는 6년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추세를 보였다. 전체 의료이용군의 의료서비스이용량의 수평적 형평성지수는 6년간 음과 양의 값이 교대로 관찰되었고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지만, 연도별 수평적 형평성지수의 절댓값이 점차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전체 의료이용군에서 2014년과 2014년 개인의료비지출과 의료서비스이용량의 수평적 형평성지수를 비교하면 개인의료비지출의 수평적 형평성지수는 고소득층에서 실제 개인의료비지출이 많은 불형평성이 관찰되었고 의료서비스이용량의 수평적 형평성지수는 저소득층에서 실제 의료서비스이용량이 많은 불형평성이 관찰되었다.
수평적 형평성지수가 ‘0’이 되면 실제 의료이용과 필요 의료이용 간이 차이가 없으므로 의료이용에 있어 형평함을 뜻하는데, 개인의료비지출의 수평적 형평성지수의 절댓값은 6년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지만 의료서비스 이용량의 수평적 형평성지수의 절댓값에 비해 ‘’에 먼 것으로 관찰되었다
그러므로 동등한 의료필요에 따른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때 같은 의료비지출이 있다면 고소득층에서 지출하는 부담보다 저소득층의 부담이 크므로 저소득층의 의료비지출 부담을 감소할 수 있는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