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국제보조생식기술감시위원회(International Committee for Monitoring 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y, ICMART)와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 의하면 난임이란, 부부가 피임을 하지 않고 1년 이상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여도 임신이 안 되는 경우로 정의한다[1]. 2017년의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한국의 경우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이 1995년에는 29.0세에서 2016년 32.4세로 높아졌으며, 여성의 생식능력이 저하되는 35세 이상 여성의 출산 비율 역시 2012년 18.7%에서 2017년 26%로 높아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난임시술을 시도하는 인구도 증가하고 있는데, 2004년 약 10만 명에서 2018년에 16만 명으로 증가하였다[2].
난임 관련 요인들에는 생식기관 이상, 생식기관 질병, 호르몬 이상 등 의학적 원인 뿐 아니라 나이와 음주, 흡연 등 생활습관 요인이 포함된다[3]. 이 중 단일 요인으로서 여성 난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나이이다[4–7]. 연구에 의하면 35세 이상 여성은 자연임신의 임신율뿐만 아니라 체외수정, 인공수정을 통한 임신 보조 시술시의 임신율도 감소하게 되며, 임신을 통한 출산율도 낮아짐이 밝혀졌다[8]. 40세 이상 여성의 경우 나이가 어린 여성에 비하여 임신율이 대략 50% 감소되며, 유산율이 66% 이상 증가되는 것이 보고되었다[9]. 또한 나이가 많을수록 조기분만, 저체중아, 다태아 발생 위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10].
또한 여성의 난임과 음주와의 관련성을 조사한 다수의 연구가 있다. 난임 여성 대상으로 이루어진 한 연구에서는 체외수정을 진행하는 중 에 행해진 음주가 배아생성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도 보고되었다[11]. 또한 추적 연구에 의하면, 18세에 음주를 한 여성은 이후에 이루어진 난임 진단 검사에서 난임 위험성이 높게 나타났으며[12], 주 1회 5잔 이내의 술을 마시는 사람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임신율이 낮은 것이 보고되었다[13]. 국내에서도 음주와 난임의 관련성이 보고되었는데, 난임으로 진단된 여성은 가임기 동안 음주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68.7%로 그렇지 않은 여성의 응답비율인 55.3%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14].
흡연과 여성의 난임의 관련성은 여러 연구를 통해 보고되고 있다[15]. 유전자 상 정상인 태아의 유산은 흡연과 관련이 있으며[16], 난임 시술시 흡연자는 착상률에 있어 50% 저하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7]. 니코틴과 일산화탄소와 같은 화학물질은 난소기능의 저하를 일으키므로 폐경을 1-4년 정도 앞당겨질 가능성도 커진다[2]. 임신에 직접적인 영향 외에도 임신유지기간을 단축시키거나 출산 시 태아의 저체중을 유발하는 등 간접적으로도 영향을 미친다[18]. 현재 흡연 중이거나 혹은 과거에 흡연 경험이 있는 사람은 흡연을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성선 자극 호르몬에 의한 난소의 기능저하가 발견되었다[19]. 직접흡연 뿐만 아니라 간접흡연 역시 모두 자궁 내 태아성장속도 저하와 관련이 있었다[18]. 임신 보조 시술 시에도 흡연이 혈중 에스트라디올(estradi-ol) 농도를 낮춰 난소기능 저하로 인한 임신율 저하와 관련이 있음이 나타났다[19].
운동 역시 난임과 관련이 있다[20]. 적절한 운동은 생리주기와 배란을 규칙적으로 하는데 도움을 주고 여성의 난임률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21]. 그러나 빈도, 강도, 지속시간이 긴 강렬한 운동은 난임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강한 강도의 운동을 한 집단은 약한 강도의 운동을 한 집단 보다 생식력 저하가 2.3배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22]. 또한 강한 강도의 운동은 생리불순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임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21].
비만 역시 난임과 관련이 있다.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수치가 27 kg/m2이 넘을 경우 낮은 사람에 비해 난임률이 높았다[23]. 체내 지방세포는 에스트로겐(estrogen)을 과도하게 증가시키며 체내 호르몬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생리불순이나 무월경, 무배란 등의 증상을 발생시켜 임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비만과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높은 상관을 보이는데,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인슐린 저항성 증가와 안드로겐(androgen) 과다분비로 인해 임신을 어렵게 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24]. 다낭성난소증후군은 가임기 여성의 배란장애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요인 중에 하나이며[25], 다낭성난소증후군을 가진 여성이 과체중 혹은 비만에 해당된다면 난임을 더 심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26]. 실제 체중 뿐 아니라, 본인의 체중에 대한 심리적인 판단도 난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본인 의 체중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가 비만일 경우, 보통 체중의 여성보다 난임이 될 위험이 높았다[14].
외상후후유증은 수술 혹은 사고의 급성 증상이 사라진 후 지속적으로 신체 기능적 저하가 일어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외상후후유증과 난임에 관한 연구는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신체적 장애와 여성 난임에 관한 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장애의 여부는 실제 출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난임센터를 통한 임신 시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27].
그러나 나이, 음주, 흡연, 운동, 비만, 외상후후유증과 같은 난임 관련 요인들이 한국 난임 여성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본 연구의 목적은 나이, 음주, 흡연, 운동, 비만, 외상후후유증 등과 같은 생활 요인들이 한국 난임 여성의 출산 횟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 하위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난임 관련 여러 생활 요인들을 하나의 모델에서 통합하여 알아보는 것이다. 그동안 나이, 음주, 흡연, 운동, 비만 등 개별 요인 각각이 난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았으나, 여러 변인들을 한 모델에 넣어 변인 간 상대적 설명력을 알아본 연구는 많지 않다. 또한 여성의 나이는 난임을 가장 잘 예측하는 단일 요인으로 알려졌으나, 단일 요인으로서가 아닌 생활 요인과의 상호작용은 난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진 바가 없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생활변인이 난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다 포괄적인 접근을 하고자 한다.
둘째, 2016년에 난임 진단을 받은 40대 이하 여성 중 건강검진을 실시한 자를 대상으로 하여 한국 난임 여성에 대한 보다 대표성 있는 결과를 보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셋째, 기존 국내 연구에서 알아본 바가 없는 외상후후유증과 난임의 관련성에 대해 알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기존 연구에서는 신체적 장애와 난임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는 있었지만 한국인 집단에서 외상후후유증과 난임의 관련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다. 본 연구에서는 외상후후유증이 난임의 예측요인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 방법
연구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제공하는 빅데이터 자료 중 개인의 진료내역 일부 및 건강검진결과를 사용하였다. 본 빅데이터 자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개인별 식별코드를 삭제하여 개인정보를 노출시키지 않도록 자료를 가공한 후 연구목적으로 요청한 의료내역만을 공공에게 개방한 맞춤형 자료이다. 본 연구에 사용된 의료 기록은 아래와 같다. 먼 저, 건강검진결과 중 담당의사가 1차 검사 결과 및 수검자의 응답내용을 바탕으로 문진과 진찰을 통해 생활습관을 평가한 내용이다. 이 항목들에 대한 평가는 모두 0= 무, 1= 유로 입력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음주 생활습관 개선필요 여부의 경우, 위험 음주 해당자(적정 음주가 아닌 사람)로서 개선이 필요한지를 표시하였으며 의사의 판단으로 음주 습관에 개선이 필요할 경우 1, 필요하지 않은 경우 0으로 표시하였다. 마찬가지로, 흡연 생활습관 개선필요 여부는 현재 흡연자로서 개선이 필요한지를 표시하였으며 의사의 판단으로 흡연 습관의 개선이 필요할 경우 1, 필요하지 않은 경우 0으로 표시하였다. 운동 생활습관 개선필요 여부는 운동을 통한 신체활동량이 부족하므로 개선이 필요한지를 표시하였으며. 의사의 판단으로 운동량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는 경우 1, 필요하지 않은 경우 0으로 표시하였다. 비만 개선필요 여부는 비만 및 복부비만에 해당되어 개선이 필요한지를 표시하였다. 의사의 판단으로 비만 정도를 감소시킬 필요가 있는 경우 1, 필요가 없는 경우 0으로 표시하였다. 외상후증후군 여부는 외과적 수술 및 사고로 인해 신체적 후유증이 있는지에 대해 평가하였으며, 외상후증후군이 있을 경우 1, 없을 경우 0으로 표시하였다.
이외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료기록데이터 상 2016년 난임 진단여부, 2017년과 2018년 출산횟수에 대한 자료를 포함하였다. 난임 및 출산 횟수는 질병코드 N97을 통해 각각 파악하였으며, 출산의 경우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출산 횟수의 합계를 변수로 하였다. 수검자의 나이는 2018년을 기준으로 출생연도와의 차이를 구하여 산출하였다.
분석방법
본연구는 국민건강보험 공단에서 제공하는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대한민국 건강보험대상자로서 2016년 난임으로 진단받은 여성들 의 2년 내 출산 횟수를 예측하는 요인을 파악하도록 설계되었다. 이 때, 여성들의 2년 내 출산 횟수를 예측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예측요인(2016년)과 설명요인(2017-2018년)의 시간차를 둠으로써 인과관계를 추론할 수 있도록 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SPSS 22.0 (IBM Corp., Armonk, NY, USA)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먼저, 2016년에 난임으로 진단받은 40대 이하 여성을 대상 집단으로 선별하였으며, 해당 집단에 속한 여성들의 생활습관 개선필요 여부(0, 1), 외상후후유증 유무(0, 1), 출산 횟수(0, 1, 2)에 대한 빈도 및 평균, 표준편차에 대한 기초통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후 개별 변인들이 연속변인인 출산 횟수를 예측하는 주효과 뿐 아니라 나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출산 횟수를 예측하는 효과를 다중회귀분석을 통해 알아보았다. 주효과는 한 독립변인의 각 수준들 간의 평균차이를 말하고, 상효작용효과는 한 독립변인의 효과가 다른 독립변인의 각 수준에서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 때 생활습관 개선 필요 여부는 더미(dummy) 코딩(0, 1)하였다.
연구 결과
연구대상자의 의료기록 변인 빈도 분석
2016년에 난임 진단을 받은 20대에서 40대 여성 중 국가건강검진을 완료한 6,809명(연령 평균 ± 표준편차: 35.85±4.40)을 연구대상으로 하였다. 연구대상자 중, 2017년에 출산을 한 사람은 396명이었고 2018년에 출산을 한 사람은 458명, 두 해 모두 출산을 한 사람은 27명이었다. 건강검진 결과 담당의사로부터 음주, 흡연, 운동, 비만에 대해 개선필요 의견을 받은 사람의 빈도는 Table 1과 같다.
Table 1.
변인들 간 상관관계 분석 결과
변인간의 상관관계는 Table 2와 같다. 상관관계는 2개 변수가 공변하는 범위를 표현하는 통계적 측도이다. 2016년 난임으로 진단받은 사람들의 2017/8년 출산 횟수와 유의미한 상관을 보이는 변인은 나이, 흡연, 운동, 비만에 개선필요 여부였다. 나이가 많을수록 출산 횟수의 빈도는 낮았으며(r=−0.13, p <0.001), 흡연 개선필요와 출산 횟수의 빈도는 부적 상관을 보였다(r=−0.03, p =0.004). 또한 비만 개선필요와 출산 횟수, 그리고 운동 개선 필요와 출산 횟수도 각각 부적 상관을 보였다(r=−0.03, p =0.019; r=−0.04, p =0.001).
Table 2.
Variables | 1 | 2 | 3 | 4 | 5 | 6 |
---|---|---|---|---|---|---|
1. Age | ||||||
2. Excessive drinking 2016 | −0.069∗∗∗ | |||||
3. Excessive smoking 2016 | −0.010 | 0.155∗∗∗ | ||||
4. Lack of physical exercise in 2016 | −0.039∗∗ | −0.037∗∗ | 0.032∗∗ | |||
5. Obesity 2016 | 0.029∗∗ | 0.033∗∗ | 0.044∗∗∗ | 0.110∗∗∗ | ||
6. Sequela 2016 | −0.034∗∗ | −0.009 | −0.001 | −0.031∗∗ | 0.340∗∗ | |
7. Number of childbirth 2017-2018 | −0.131∗∗∗ | −0.019 | −0.032∗∗ | −0.036∗∗ | −0.025∗ | 0.001 |
2017-2018년도출산 횟수를 예측하는 나이와 의사 문진 결과의 상호작용
연구대상자의 건강검진관련 의료기록 변인들이 2017-2018년도의 출산 횟수를 설명하는지를 회귀분석으로 알아보았다. 그 결과 나이(β = −0.24, p =0.005)와 건강검진관련 의료기록 중 2016년의 비만 개선필요 여부(β =-0.03, p =0.040)가 2017/8년도 출산횟수를 유의하게 설명하였다(Table 3). 즉, 나이가 많을수록 출산 횟수가 낮았으며, 체중이 많을수록 출산할 확률이 낮았다.
Table 3.
또한, 나이와 건강검진관련 의료기록 중 외상후후유증과 상호작용이 2017-2018년도 출산 횟수를 유의하게 설명하였으며(β =0.05, p =0.018), 전체 모델의 설명력은 2.2%로 유의하였다(R2 =0.02, F=13.68, p <0.001). 외상후후유증이 없을 경우 나이가 많아질수록 출산 횟수가 줄어드나, 외상증후군이 있을 경우 나이가 많아질수록 출산 횟수가 줄어드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덜하였다.
고찰 및 결론
본 연구는 생활 요인이 난임 여성의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설계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료기록을 바탕으로 2016년에 난임 진단을 받고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대 이하 국내 여성을 전수분석 실시하였다. 건강검진 결과에 포함된 음주, 흡연, 운동, 비만, 외상후후유증에 대한 담당의사의 소견을 바탕으로 이러한 요인들이 난임 여성의 2년 이내의 출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 결과, 나이와 비만은 본 연구에서도 단독변인으로 2년 이내 출산을 예측하였다. 또한, 나이와 외상후후유증 여부의 상호작용이 출산을 유의하게 예측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나이와 비만에 대한 개선필요 여부가 난임 여성의 2년 이내 출산을 유의하게 예측하였는데, 이는 나이가 40세 이상인 여성의 경우 나이가 어린 여성에 비해 임신율이 50% 가량 감소되며[9], 비만 지수가 27 kg/m2 이상인 집단이 다른 집단에 비해 상대위험도가 최고 3.1에 달한다는 기존 연구와 그 방향을 같이 한다[23]. 그러나 기존 연구와는 다르게, 음주, 흡연, 운동, 외상후후유증은 통합적 모델에서 유의한 설명력을 가지지 않았는데, 이는 한 개인이 여러 건강관련 요인들에 대해 동시에 고려할 때 각 요인의 상대적 중요성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흥미로운 점은 외상후후유증이 있는 사람의 경우 없는 사람에 비해 나이에 따른 출산횟수 감소의 정도가 적었다는 것이다. 외상후후유증은 외과적 수술 혹은 사고 후 나타나는 후유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신체적인 불능 또는 불편함을 포함한다.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의 경우 출산에 대한 갈망이 더 높을 수 있다는 Bloom et al. [28]의 견해 와 같이 외상후후유증이 있는 사람의 경우 출산에 대한 더 큰 갈망이 난임 시술과 같은 적극적 행동으로 연결되어 출산 횟수가 상대적으로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추후 연구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심리적 또는 신체적 메커니즘을 통해 외상후후유증이 있는 여성의 출산이 상대적으로 높은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먼저, 본 연구는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출산 관련 요인에 대해 파악하였다는 의의를 지닌다. 저출산으로 인해 생산인구 감소를 겪은 다른 나라들에서 다양한 정책적 대책을 수립을 위해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29]. 그러나 국내에서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많지 않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 연구는 현상 파악이라는 측면에서 정책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한다. 또한, 기존의 난임의 위험요인에 관한 국내 연구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14], 난임의 위험요인에 대한 연구 대상자의 회상편향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방법론적 제한점을 지닌다. 즉, 난임 집단에 대한 표본을 수집할 경우 사회적 바람직성 등으로 인해 편향된 집단을 모집할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료기록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표본의 객관성과 대표성을 높여 국내 저출산에 대한 현상 파악을 보다 정교하게 하여 출산 횟수를 예측하는 요인들을 테스트해 보았다는 장점을 지닌다.
변인들 간의 인과관계 유추가 가능하다는 점은 본 연구가 가지는 또 다른 의의라 할 수 있다. Miller [30]에 의하면 변인의 시간적 순서는 인과성을 추론할 수 있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본 연구에서는 2016의 건강상태와 2017-2018년의 출산의 관계를 알아보는 회귀분석을 실시하여 변인 간 시간차를 통해 인과관계를 유추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국내에서 실험적 조작을 통한 인과관계 파악에 중점을 둔 연구는 많지 않으므로 본 연구의 결과는 국내 여성 난임 및 출산에 관한 인과관계 유추에 의미 있는 참고 자료로 사용될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나이와 다양한 변인들의 상호작용을 보았는데, 변인 간 상호작용은 단일변인으로는 알 수 없는 변인 간 역동을 보여준다. 본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외상후후유증은 단독적으로는 2년 이내 출산을 예측하지 않지만, 나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출산 횟수를 예측하고 있다. 나이 변인의 경우, 단독적으로도 출산을 예측하고, 외상후후유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도 출산 횟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여준다. 추후 난임 관련 연구에도 다양한 변인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하는 것이 예측 요인 파악에 중요할 것이라 생각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 중 하나는 2016년 난임진단을 받은 여성 모집단 전체를 분석에 사용하지는 못하였다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난임진단을 받은 여성 25,723명 중 전국민 대상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은 6,809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난임진단을 받은 여성 중 2016년에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사람은 음주, 흡연, 운동, 비만, 외상 후후유증에 대한 의사 소견변인이 없으므로 본 연구의 분석에 포함될 수 없었다. 추후 연구에서 난임진단을 받은 여성 집단 전체를 분석할 수 있다면 난임에 대한 더욱 의미 있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또 다른 제한점은 건강검진 결과와 난임 진단 변인 외에 다양한 변인을 포함시키지 못한 것이다. 예를 들면, 외상후후유증의 여부뿐만 아니라 범위, 정도는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난임의 원인 중 난소요인, 나팔관 요인과 같이 의료적 요인은 음주, 흡연, 운동, 비만, 외상후후유증과 같은 생활요인과 상호작용하여 출산 횟수에 상이한 결과를 가져왔을 가능성이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의료적 요인은 고려하지 않았다. 추후 연구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와 함께 외상후후유증의 범위와 정도, 의료적 원인 등의 다양한 난임 요인이 포함한다면 난임 집단의 출산 횟수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본 연구는 시간차를 달리하여 변인들 간의 인과관계를 유추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난임 시술에 대한 의료보험금 지급이 2017년 부터였고, 2020년 연구분석시에 2019년 자료까지 개방하였으므로, 가능한 분석 범위가 최대 2년이었으므로, 2년 이내 출산을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국내 여성을 대상으로 2년 이상의 장기간 추적을 통하여 출산기록과 분석을 실시한다면 본 연구에서 발견한 인과관계의 유추가 보완될 수 있을 것이다.